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방역에 총력을.
결국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망이 뚫리고 말았다. 경기도 파주에서 24일 네 번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이 나왔다. 이는 17일 경기도 파주를 시작으로 18일 경기도 연천, 23일 경기도 김포에 이어 네 번째 발병으로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ASF는 전파속도가 빠르고, 감염되면 100% 폐사하는 제1종 법정전염병이다. 예방백신과 치료제도 없어 어떤 가축질병보다 위험하다. 국내 양돈산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ASF는 1921년 아프리카 케냐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남아프리카지역으로 퍼져 풍토병이 됐다. 그러다 지난해 8월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중국에서 발생하여 1년도 되지 않아 중국 전역으로 퍼졌다.
또 몽골·베트남·캄보디아 등 인접국으로 계속 확산 중이다. 북한에서도 ASF가 발생한 뒤 빠르게 남하해 개성 인근까지 퍼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발 ASF 확산세가 심상치 않게 흘러가며 방역을 강화해 오던 중에 국내에 ASF가 발생했다는 점은 뼈아프다.
ASF는 구제역등 예방백신이 있는 다른 질병과는 차원이 다른 가축질병이다. ASF 예방백신 개발이 당장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인 것이다. 백신개발이 난항을 겪는 이유는 ASF바이러스 종류가 20여가지나 되는 데다 각 바이러스의 유전자(DNA) 구조도 워낙 복잡하기 때문이다. 백신개발이 이처럼 요원한 현실이어서 더 적극적인 차단방역노력이 요구 된다.
그동안 ASF 예방책으로 축산물과 축산가공품에 대한 검역 강화, 야생멧돼지의 개체 수 감축, 돼지에 잔반 급여 전면 금지 등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학계·양돈업계와 정부부처 간 엇박자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SF발생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확산 되어가는 시점에서 이제 부터는 차단방역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방역당국은 감염경로를 밝히는데 속도를 내고, 축산 농가는 소독과 출입통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또한 방역당국의 일시이동중지명령 등의 조치에 적극 협조하여야 한다. 방역당국·농가·학계·국민 모두의 노력으로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김응식 농협창녕교육원교수(010-2816-2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