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을 가다] 작가와 떠나는 경남 산책 (39) 배한봉 시인이 찾은 거제 14번 국도 동백꽃길너무 붉어 가슴 저린 봄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학동동백군락지와 팔색조 서식지. 동백과 팔색조 보호를 위해 동백 숲으로 들어가는 길은 모두 철망으로 막아놓았다. 도로 옆으로 효자 전설이 있는 윤돌섬이 보인다. 구조라 삼정마을 입구 동백꽃 너머로 호수처럼 열린 바다 건너 내도와 외도가 보인다. 학동그물개 오솔길. 동백꽃들이 산책로에 떨어져 있다. 봄기운 만끽하려는 상춘객들이 학동몽돌해변에 삼삼오오 모여 있다. 학동그물개 바닷가 풍경. 봄날은 왔다. 새빨간 불을 일으키며 왔다. 거제도 동남쪽 14번 국도에 그 봄날이 활활 불타고 있다. ...이상규 기자 2013-03-21 01:00:00
[경남을 가다] 작가와 떠나는 경남 산책 (38) 송창우 시인이 찾은 진해 용원아직도 이곳엔 머물러 있다수협 공판장 옆 어시장. 가덕도로 가는 도선장이 있던 부두. 어릴 적 집으로 가는 배를 기다리며 오래오래 쪼그려 앉아 있던 곳이다. 바다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 큰 거북의 모습을 닮은 망산도(望山島). 수로왕이 이곳에 신하들을 보내 횃불을 밝히고 바다 건너 인도 아유타국에서 온 허황옥을 맞았다고 전해진다. 망산도의 바위들은 모두 거북의 등처럼 쩍쩍 갈라져 있다. 유주암(維舟岩). 허황옥이 타고 왔다는 돌배가 뒤집힌 것이라 전해진다. 망산도에 있는 큰 알 모양의 바위. 반쪽으로 갈라져 알에서 태어난 수로왕의 신화를 떠...이상규 기자 2013-03-14 01:00:00
[경남을 가다] 작가와 떠나는 경남 산책 (37) 유홍준 시인이 찾은 삼천포 각산, 진주 망진산·광제산 봉수대봉수대마다 아지랑이 피워올리련다
삼천포 각산 봉수대
진주 망진산 봉수대
진주 광제산 봉수대 아침 9시 반, 사천문화예술회관에 차를 주차시키고 50분을 걸어 올라왔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산을 올라가고 내려가고 있다. 운동들 진짜 많이 한다. 목구멍까지 차오른 숨을 진정시키고 나는 지금 삼천포 각산 꼭대기에 앉아 있다. 나는 오늘 진주 망진산, 광제산 봉수대까지 보러 갈 참이다.높은 곳에 올라 내려다보는 광경은 눈물겹다. 눈물겹다는 것은 뭐고 아름답다는 것은 뭘까. 저기 남해로 건너가는 연륙교가 보이고 작은 섬들이 보인다. 그리고...이상규 기자 2013-03-07 01:00:00
[경남을 가다] 작가와 떠나는 경남 산책 (36) 배한봉 시인이 찾은 창녕 남지철교누군가에겐 추억, 누군가에겐 친구, 누군가에겐 역사시간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누적되는 것이다. 누적된 시간의 방식이나 형태 등에 따라 우리는 화석이니, 유물이니, 유산이니 하는 이름을 붙여 부른다. 남지철교도 그중 하나다.남지철교는 일제 강점기인 1931년 가설 공사를 시작해 1932년 겨울 완공됐고, 그 이듬해 2월 개통했다. 한국 근대사에서 가장 아름답고 중요한 교량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6·25전쟁 때 중간 부분 25m가 폭파됐다가 복구되는 아픈 역사를 겪기도 했다. 1993년 차량 통행이 금지됐고, 새 남지교가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남지철교는 근대문화유산 제145...2013-02-28 01:00:00
[경남을 가다] 작가와 떠나는 경남 산책 (35) 송창우 시인이 찾은 통영 수월리아, 폐부 깊숙이 밀려드는 비린 그리움봉화산에서 바라본 수월리와 미륵산.글·사진=송창우 여행을 하다 보면 그대로 한철 눌러앉고 싶은 마을을 만나기도 합니다. 수월리. 잔잔한 바닷가에 아흐레 달 같은 숲이 있고, 겨울에도 들녘에 연둣빛이 감도는 마을. 낮에는 부둣가에 앉아 낚시를 하고 밤에는 파도소리 들으며 나는 한철 수월리에 눌러앉고 싶었습니다. 그건 첫눈에 반한 사랑 같은 것입니다. 이모저모 따져보기도 전에 이미 몸 안의 세포들이 먼저 꿈틀거리고 있는.내 감각 세포들 중에 가장 먼저 꿈틀거린 건 아마도 후각세포였을 것입니다. 바다로 열린 고개를 ...이상규 기자 2013-02-21 01:00:00
[경남을 가다] 작가와 떠나는 경남 산책 (34) 유홍준 시인이 찾은 진주 형평운동 사적지진주정신이 궁금하다꼬? 애나가, 그라모 따라온나진주성 앞 형평운동기념탑. 최하층 천민계급인 백정이 평등사회를 요구하며 벌인 형평운동의 상징물이다. 손을 잡고 걸어가는 젊은 남녀는 서로가 서로를 귀히 여기며 함께 인간 사랑의 길을 가자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망진산 봉수대에 있는 신현수 선생 송공비. 형평운동가인 백촌 강상호 묘소. 당신의 역사 공부 실력은 얼마나 되는가. 2011년도 수능 ‘한국근현대사’ 문제 중 하나를 내겠다. 공평은 사회의 근본이고 사랑은 인간의 본성이다. 고로 우리는 계급을 타파하고 모욕적인 칭호를 폐지하며 교육을 장려하여 우리도 참...이상규 기자 2013-02-14 01:00:00
[경남을 가다] 작가와 떠나는 경남 산책 (33) 배한봉 시인이 찾은 하동 최참판댁문학의 향기, 나를 치유하다 최참판댁 솟을대문 앞에 서면 평사리 들판과 섬진강이 훤히 보인다. ‘토지’ 주인공 서희가 머물렀던 별당. 연못 한가운데 소나무가 이채롭다. 평사리 문학관 입구 대숲이 지리산의 바람소리를 품었다가 풀어낸다. 중문채에서 본 안채. 안주인이 기거하는 곳이다. 평사리 들판 복판에 있는 부부소나무. 서희소나무와 길상소나무라 불린다. 안채 벽에 달린 메주, 시래기, 조, 수수 등의 곡물들. 하동포구엔 하춘화가 노래한 ‘하동포구’ 노래비가 있다. 깊은 자기 내면의 힐링을 원하는 사람은 삶의 조건과 본질에 대해, 그리고 인...이상규 기자 2013-01-31 01:00:00
[경남을 가다] 작가와 떠나는 경남 산책 (32) 송창우 시인이 찾은 양산 원동임경대 서니 낙동강 물줄기 한눈에 담기고오봉산 자락 임경대의 너럭바위에 서면 김해 상동면과 양산 원동면 사이를 흘러 내려오는 낙동강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황산강 임경대’라는 시를 남긴 고운 최치원 선생의 발길도 이곳에 머물렀으리라. 용화사에 있는 석조여래좌상. 통일신라 후기에 만들어졌다. 원동면 화제리 명언마을. 이곳은 김정한의 중편소설 ‘수라도’의 무대가 됐다. 용당리에 있는 사당 가야진사. 삼국시대부터 낙동강의 용신을 모셔왔다. 가야진사 앞 용당나루터. 4대강사업으로 강변이 파헤쳐지고 수풀도 사라졌지만 1년 만에 긴 모래톱이 다시 생겼다...이상규 기자 2013-01-24 01:00:00
[경남을 가다] 작가와 떠나는 경남 산책 (31) 유홍준 시인이 찾은 '멋진 소나무 2곳'거창 신원면 포연대 소나무거창 신원면 포연대 소나무합천 묘산면 나곡마을 구룡목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는 소나무다. 가장 흔한 나무이지만 가장 좋아하는 나무, 소나무는 명실공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나무다. 사시사철 푸른 잎은 송죽지절(松竹之節 : 변하지 않는 절개)을 뜻하고, 강인한 기상과 기품은 송교지수(松喬之壽 : 인품이 뛰어나고 오래 사는 사람)를 상징한다. 새해가 되면 빠뜨리지 않고 가는 곳이 있다. 합천군 묘산면 화양리 나곡마을과 거창군 신원면 구사리다. 거기 우리나라 3대 명품 소나무 중 하나와 맵시가 단연 돋보이...이상규 기자 2013-01-17 01:00:00
[경남을 가다] 작가와 떠나는 경남 산책 (30) 배한봉 시인이 찾은 고성 안국사겨울 산사에서 내면의 고독과 마주하다안국사 요사채, 저녁 굴뚝 연기가 고요한 절간의 인적을 대신하고 있다. 고성 송학동 고분군과 지석묘(고인돌). 도예 가마와 ‘쪽 염색’ 작업실과 처마에 매달린 수백 개 메주가 진풍경이다. 염색 가마솥 뒤편에 있는 황토 굴뚝. 춥고 황량한 겨울에 산골의 절을 찾는 까닭은 고요 속에 자신을 온전히 놓아둘 수 있기 때문이다. 바람소리 물소리를 온전히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명의 불빛이 사라진 칠흑 한가운데서 별과 달을 온전히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깊고 무거운 적막 속에서 자기 내면의 고독과 온전히 마주할 수 있기 때...이상규 기자 2013-01-10 01:00:00
[경남을 가다] 작가와 떠나는 경남 산책 (29) 송창우 시인이 찾은 마산 진전면 평암리바다를 본다, ‘절망의 끝’이 아닌 ‘희망의 시작’에서…서북산에서 본 2013년 새해 해돋이 풍경. 조선인 최초로 아쿠다가와 상 후보에 올랐던 소설가 김사량은 인민군 종군 기자로 서북산까지 와서 ‘우리들은 바다를 보았다’라는 제목의 종군기를 썼다. 평암리 미천마을 방앗간. 함안면에서 기미만세 운동을 이끈 조계승 선생의 사당. 협곡을 막아서 만든 평암 저수지. 마산 진전면 평암리의 설경. 눈 덮인 마당에는 어제를 지나간 발자국이 있다. 마흔다섯 사내의 발자국. 불과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이미 내 발에는 맞지 않는 발자국. 헐렁한 발자국. 나는 어제의 발자국에 다시 발...이상규 기자 2013-01-03 01:00:00
[경남을 가다] 작가와 떠나는 경남 산책 (28) 유홍준 시인이 찾은 옛 진주역歷史속으로 사라진 100년 驛舍지난 10월 23일 마산~진주 경전선 복선화 공사가 완공 후 100년의 역사를 뒤로한 채 추억 속으로 사라진 진주시 강남동에 위치한 옛 진주역. 새 역사로 역이 옮겨간 뒤 벌겋게 녹이 슬어 있는 철로. 기관차의 방향을 전환시키는 장치인 전차대. 진주역이 처음 생길 때 만들어진 차량정비고. 더 이상 승객이 들어오지 않는 텅빈 승강장. 기차는 그리움이다, 기차는 기다림이다. 기차는 추억이다. 기차는 여행용 가방이다. 기차는 일렬로 늘어선 측백나무다. 기차는 흰 구름이다. 기차는 기적소리다. 기차는 산모롱이다. 기차는 12월 31...이상규 기자 2012-12-27 01:00:00
[경남을 가다] 작가와 떠나는 경남 산책 (27) 배한봉 시인이 찾은 함안 칠북면 장춘사오래된 절 약수 한 모금서 느끼는 ‘참사랑’함안군 칠북면 영동리에 소재한 장춘사. 이 곳에는 ‘한국 좋은 물 100곳’ 중의 하나로 선정된 약수가 있으며, 약수를 마시고 불치병이 나았다는 전설이 있다. 장춘사 약수의 푸른 이끼가 약수터의 생생력을 보여준다. 가람 배치에 품격을 더해 주는 무설전 앞 소나무. 대웅전 앞에 놓인 5층 석탑. 현재 4층만 남아 있다. 일주문 왼쪽 대나무와 오른쪽 단풍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조사전 옆 돌계단을 올라가면 약사전을 만날 수 있다. 함안군 칠북면 영동리 장춘사(長春寺). 절 마당에 들어서자 오로지 적막뿐이다. 목탁소리도 없다. 몇...이상규 기자 2012-12-20 01:00:00
[경남을 가다] 작가와 떠나는 경남 산책 (26) 송창우 시인이 찾은 마산 진동 바다갈꽃 흔든 겨울바람이 물오리들을 날린다마산 창포만의 풍경은 밀물 때 평화롭고 아름답다. 물오리떼가 창포만을 날고 있다. 과거 진해지역임을 나타내는 옛 진해현 동헌. 진동면 선두리 남근석과 연리목. 장기마을 길가에서 굴을 까고 있는 할머니. 창포만 썰물 때 바닷물이 빠지면 드넓은 갯벌이 드러난다. 진해는 지금의 진해에 있지 않았다. 물론 온 거리가 벚꽃으로 피어 있지도 않았다. 불과 100년 전만 해도 이런 말은 할 필요도 없는 당연한 얘기겠지만, 지금은 이런 말이 꽤 엉뚱하게 들린다. 근대 백년의 시간이란 어쩌면 그렇게 당연한 사실에도 고개를 갸...2012-12-13 01:00:00
[경남을 가다] 작가와 떠나는 경남 산책 (25) 유홍준 시인이 찾은 사천 가화천역사를 알고 강을 바라보면 시선이 달라진다사천시 축동면 가산에서 바라본 사천만과 사천시내. 사천만 너머 멀리 사천의 대표적인 명산 이구산과 와룡산이 보인다. 남강댐의 홍수 조절을 위해 만든 가화천 배수갑문. 공룡화석이 발견된 내동면 유수리 가화천 구간. 조선 영조 때 우조창이 있었던 사실을 나타내는 가산 조창진 푯말. 진주 진양호 물박물관 앞에 섰다. 나는 오늘 진양호에서 출발, 사천만 쪽으로 흘러가는 가화천 물길을 따라 가산오광대의 발생지인 사천시 축동면 가산리까지 가 볼 참이다. 가화천은 고작 10㎞가 조금 넘는 물길. 그리 길지 않다. 하지만...이상규 기자 2012-12-06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