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칼럼] 존재와 떠남에 대하여- 이윤(시인)
한 달 전 시내버스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할머니께서 지팡이에 몸을 반 이상 기댄 채 힘겹게 버스에 올랐다. “기사양반, 이 버스가 구포역 가는 거 맞지요?” “네, 할머니 조심해서 올라오세요.” 몇 정거장을 달렸을까. 할머니는 건너편 자리에 앉아 밖...2018-11-09 07:00:00
- [작가칼럼] 이은상·권환, 모두 살아나야 한다!- 김인혁(시인)
이념적 근본주의자·정치적 메시아주의자는 그 자신을 공동체의 심판자로 착각한다. 진보와 보수 어느 쪽 시각을 갖든 배타성과 배제의 논리가 진영의 칼이 된다. 칼 포퍼(Karl Popper)는 ‘열린 사회와 그 적들(The Open Society and Its Enemies)’에...2018-11-02 07:00:00
- [작가칼럼] 진정한 관리자란?- 곽향련(시인)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몇 년 전만 해도 직장에서 ‘장’이 갑질을 해도 당연시되듯 하였다. 자존심 상하고 더러워도 참고 지냈다. 그러나 지금은 갑질을 하면 발끈, 불끈한다. TV에서도 그런 실례가 여러 차례 나왔고, 온당치 않은 갑질은 당연히 이 ...2018-10-26 07:00:00
- [작가칼럼] 나무야 나무야- 문복주(시인)
함양엔 천년의 숲 상림이 있다. 신라 말 진성여왕 때 함양 태수로 온 고운 최치원 선생이 마을의 홍수피해를 방지하려 나무를 심었다. 그 숲이 지금까지 보존되어 천년이 넘었으니 으뜸일 수밖에 없다. 천년 숲을 거닐다 보면 두 아름 넘는 나무들이 ...2018-10-19 07:00:00
- [작가칼럼] 해바라기와 아버지- 이윤(시인)
밀양 산외면 남기리 기회송림공원 옆 강변 일대에 ‘해바라기 하늘에 날다’라는 애드벌룬이 보였다. 늦은 오후에 친구랑 해바라기 길을 걸었다. 방죽에는 키 작고 가녀린 해바라기들이 해 저무는 서녘을 향해 노란 불을 밝히고 있다. 해바라기는 해바...2018-10-12 07:00:00
- [작가칼럼] 탈권위주의의 예술성- 김인혁(시인)
천상의 화원(花園)이었다. 지리산 천왕봉 바위 사이에 구절초와 쑥부쟁이가 흐드러져 자욱한 안갯속에서 비바람에 젖은 산객(山客)을 맞이해 주었다. 이번 추석 직전 성삼재에서 세석을 거쳐 대원사로 종주산행을 하며 천왕봉에 홀로 서 있어 본 것...2018-10-05 07:00:00
- [작가칼럼] 아름다운 선택- 조재영(시인)
영국의 전설적인 아서왕에게는 용맹스러운 무용담을 가진 기사들이 있었다. 한번은 아서왕이 전쟁 중에 이웃 나라의 포로가 되었다. 이웃 나라의 왕은 아서왕에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결정하고 매우 풀기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만일 기한 ...2018-09-28 07:00:00
- [작가칼럼] ‘교양 교육’이란?- 김흥년(시인)
우리가 ‘교양’이라 부르는 말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고자 한다. 교양이란 한자어의 뜻이, 우리가 그 말을 일상에서 쓸 때와 교양 교육이 이뤄지는 곳에서 쓸 때, 크게 차이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우선 ‘교양’의 뜻을 찾아보니, 사전은 첫째 ‘문화에 ...2018-09-21 07:00:00
- [작가칼럼] 부끄러운 숙제- 정둘시(수필가)
9월로 들어서니 찜통 같았던 더위도 그나마 한발 물러선 듯하다.
모처럼 맞이하는 여유로운 휴일이라 미루고 미루었던 숙제를 하기로 했다. 늘 손톱 곁에 돋은 가시처럼 마음에 걸렸지만 지난여름이 어디 예사 여름이었던가. 불볕더위에 어쩌지 못하고 ...2018-09-14 07:00:00
- [작가칼럼] 봉암수원지 길을 걷다- 조재영(시인)
누구에게나 기억하고 싶은 길이 있다. 가족들과 오랜 벗들과 도란도란 걸으며 정을 나누고 싶은 길이다. 언제부턴가 봉암수원지 둘레길이 그런 곳으로 다가왔다.
백석 시인은 언젠가 창원의 길을 걸으며 ‘창원도(昌原道)’라는 시를 남겼다.
“솔포기...2018-09-07 07:00:00
- [작가칼럼] 이후의 삶- 주선화(시인)
미투(Me Too: 나도 고발한다)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지 2년 남짓, 한 번은 터질 것이 터졌다는 느낌이 강하게 왔다. 하지만 그로 인해 억울한 피해자가 나와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박진성 시인의 ‘이후의 삶(B612북스 출판, 2018, 5)’을 읽으...2018-08-31 07:00:00
- [작가칼럼] 독창성- 김흥년(시인)
시인이나 다른 예술가들처럼 창작을 하는 이들에게는 독창성이 지상 과제일 수밖에 없다. 이제 더 이상 창작은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드는 창조처럼 여겨지지 않는다. 남의 것과 조금만 차이가 있어도 독창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차이를 어떻게 발견...2018-08-24 07:00:00
- [작가칼럼] 쓴소리 단소리- 정둘시(수필가)
격의 없이 지내는 거래처 직원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남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편안한 사이라 자리에 앉은 채 무심코 통화를 했다. 전화를 끊고 나니 그분이 나에게 물었다. 혹시 남편과 싸웠느냐고. 자기가 듣기에는 나의 말투가 퉁명스럽기 짝이 ...2018-08-17 07:00:00
- [작가칼럼] 팔월에게- 주선화(시인)
올해도 어김없이 매미소리로 뜨겁다. 8월에는 당연히 매미가 울어야 제격이라는 듯 거침없는 저 소리들.
이 시끄러운 소리를 누군가에게 바치는 달콤한 사랑의 세레나데로 듣는다면 작열하는 여름을 좀 더 낭만적으로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2018-08-10 07:00:00
- [작가칼럼] 누가 나무를 심었을까- 조재영(시인)
황량한 산을 여행하던 사람이 있었다. 어느 황무지 산에 도착했을 때 그는 묵묵히 나무를 심는 노인 엘제아르 부피에를 만난다. 이곳에 나무를 심다니, 얼마나 바보 같은 일인가. 주인공은 노인이 하고 있는 일이 덧없는 일이라고 여겼다. 더구나 그 산은 노인의...2018-08-03 07: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