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칼럼] 아직 문 앞에 서 있다- 박기원(시인)
현관문이 빈틈없이 나를 가로막고 있었다. 문, 너마저 날 외면하는가 싶어 계단에 앉아서 순순히 열어주길 기다렸다. 절차와 경계와 통과와 단절이 몸에 밴 문이 그냥 열어줄 리 만무한데 나는 객기를 부리고 있었다. 그 터무니없는 신경전을 멈추게 한 것은 기...2016-07-01 07:00:00
- [작가칼럼] 코리안 드림- 이석례(수필가)
“안녕하세유? 사모님”택시를 타자 기사가 내게 한국말로 인사를 했다. 반갑기도 했지만 깜짝 놀랐다. 일 년여 전 사마르칸트에 있을 때 택시를 타거나 시장에서 종종 한국어를 하는 우즈벡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한국에서 근로자로 돈을 벌어 자기 나라로 돌...2016-06-24 07:00:00
- [작가칼럼] 여성들의 안전- 김진백(시인)
성범죄가 잦다. 불과 얼마 전까지, 강남역 묻지마 살인 사건으로 사람들이 한동안 떠들썩했다. 범죄와 맥락이 어긋난 방향으로 남혐, 여혐 거리며 부질없이 헐뜯는 일도 생겼다.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경남지역 중 창원에도 무학산 살인사건이 발생해, 등산...2016-06-17 07:00:00
- [작가칼럼] 가파른 삶의 길을 걸어간 시인들의 노래- 서일옥(시조시인)
우리들은 일상적으로 되풀이되는 삶에 지루해한다. 그래서 예술이 필요하다. 예술은 바쁘고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기 위한 힘의 원천이 되며 또한 많은 영감을 주기 때문이다. 예술을 통해 꿈을 꾸게 되고 아름다움을 향유하며 심오하고 새로운 자기 나름의 개성...2016-06-10 07:00:00
- [작가칼럼] 어머니동상- 이석례(수필가)
‘어머니는 한 집안의 노비이지만 모든 사람들의 스승이며, 살아있을 때는 온 세상이 태산이지만 죽으면 온 세상이 물바다가 된다.’이십여 일 전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장례를 치르면서 이 말을 생각했다. 발인을 하는 날은 아주 따뜻한 봄날이라 선산에는 나비들...2016-06-03 07:00:00
- [작가칼럼] 고로 존재한다- 박기원(시인)
장례식장 들러서 봉투 집어넣고 상주에게 이래도 되는가 싶을 정도로 입에 발린 인사 대충 건네고 돌아오는 길에 일행이 준 껌을 나눠 씹으며 헤어졌다. 단물 빠진 껌을 버릴 데가 마땅찮아 입천장에도 붙였다가 혀 밑에도 숨겼다가 별별 궁리하던 중에 문득, 남...2016-05-27 07:00:00
- [작가칼럼] 애쓴 미소에 환한 미소로 속아주자- 김진백 (시인)
남겨진 바다에 그늘이 핀다. 흘러간 볕들이 숨은 섬을 찾아갔다. 겨우 돌아온 이들을 곡소리에 묻혀 차마 반기지 못했다. 지난 4월 16일은 세월호 2주기였다. 한 달이 지나고 화목을 도모하는 오월이 왔다. 잊지 않겠다던 사람들은 얼마나 잊지 않았을까. 마산의...2016-05-20 07:00:00
- [작가칼럼] 문향의 성소, 詩의 도시 마산- 서일옥(시조시인)
그렇게 떠들썩하든 총선이 끝난 지 제법 시간이 흘렀다. 입후보자들의 공약을 미처 따질 겨를도 없이 시간이 가 버렸다. 민의의, 민의를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한 당선자들에게 우리는 또 한 번 기대를 걸어 본다. 날로 각박해지는 경쟁사회에서 우리 국민들...2016-05-13 07:00:00
- [작가칼럼] 배들의 무덤- 이석례(수필가)
할아버지가 살아계실 때부터 대를 이어 살아오던 시골집에 상수로 사용하는 물의 양이 어느 날부터 줄어들더니 급기야 아예 나오지 않는다. 옛날에는 옹달샘이었겠고 그 다음에는 두레박으로 퍼 올리는 우물물이었다가 마중물이 필요한 펌프물로 진화 과정을 거...2016-04-29 07:00:00
- [작가칼럼] 나는 늘 떠나고 있다- 박기원(시인)
으레 계절이 바뀔 때쯤이나 계절을 못 견뎌할 때쯤이면 마치 역마살이라도 씐 양 산으로 들로 바다로 떠나고 싶어 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겠지만, 나는 겨우내 나태해진 영혼과 게으른 육신을 추슬러 언젠가 한 번은 꼭 경험해보고 싶었던 지인의 노동현장을 향...2016-04-22 07:00:00
- [작가칼럼] 포기하는 용기- 김진백(시인)
연극을 좋아하던 내 친구는 대학 졸업 후 노량진 고시생이 됐다. 삼수 끝에 명문대에 입학한 군 동기는 돌연 자퇴를 했고 경찰학원을 다닌다. 저마다의 가치에 따라 지나온 길을 자르고, 더 나은 길을 택해 가고 있다. ‘젊은데 왜 쉽게 꿈을 접는지, 애써 이룬 ...2016-04-15 07:00:00
- [작가칼럼] 나의 애창곡, 가고파- 서일옥(시조시인)
노래는 여러 사람의 마음을 하나로 결집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애국가를 부를 때는 온 국민의 마음이 우리나라 대한민국이라는 생각을 단전 아래로 모이게 한다. 그래서 의식행사에는 의식가가 있고 각 학교마다는 교가가 있는 것이다. 나는 노래 부르는 것을 ...2016-04-08 07:00:00
- [작가칼럼] 내가 만난 카레이스키- 이석례(수필가)
“안녕하세요? 한국 사람이시죠?”반가운 내 인사에 멋쩍게 웃을 뿐 대답이 없다. 상대는 한국어를 모르는 카레이스키다. 나는 2년 넘게 우즈베키스탄에서 코이카 봉사활동으로 사마르칸트 국립외대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작년 5월에 돌아왔다. 그때 우즈벡에서 ...2016-04-01 07:00:00
- [작가칼럼] 인맥 쌓기- 김영미(수필가)
달력을 넘기면 참으로 모임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동창회나 향우회, 봉사단체를 비롯한 부부동반 모임까지 다양한 일정이 줄을 서 있다. 혼자 고립되지 않기 위해 시작한 취미 개발 또한 단단한 인맥으로 연결돼 있다.공자는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2016-03-25 07:00:00
- [작가칼럼] 그리운 시냇가- 정이식(아동문학가)
시냇가에도 봄이 왔다. 물오른 나무에 생명의 푸른 잎이 툭지다. 흐르는 냇물 위에 물버들 새순처럼 여린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른다. 비단옷을 입지 않고는 귀향하지 않겠다는 당찬 포부로 서울 땅을 밟던 열여섯 소년. 배우려는 일념으로 도전한 일터였지만 하루...2016-03-18 07: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