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롱] 음식일기 (2) 중국산 산토리 맥주-처음 알게된 시원쌉쌀한 맥주의 맛
주류쇼핑 컬렉션. 두 번째 사진이 가장 최근의 구입 목록
맥주를 좋아한다. 이유는 많다. 탄산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갈 때의 시원함과 짜릿함을 좋아한다. 한모금 마신 후 캬~ 소리가 나게 만드는 청량감을 좋아한다. 마신 후 입안에서 적당히 감도는 쌉싸름함을 좋아한다. 기분좋게 취할 수 있는 적당한 도수를 좋아한다. 마트 주류코너 앞에서 즐거운 고민을 하게 만드는 다양함을 좋아한다. 계속 쓸 수 있지만 지루할 것 같으니 이정도로 해둔다.
처음부터 맥주를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수능 시험이 끝난 후, 공...2017-07-25 10:34:37
[살롱] 음식일기 (1) 크리스피크림 도넛 오리지널 글레이즈드시작하면서: 이 이야기는 음식에 대한 것이면서 추억에 대한 것이다. 대개 별 생각없이 하루에도 수많은 음식을 먹지만 가만 되짚어보면 그 음식에 얽힌 어떤 기억이 있기 마련이다. 이곳에서는 내 기억 속에 조금 특별하게 남은 음식들을 소개한다. 읽은 후 자신의 기억 속에 특별했던 음식을 떠올려보는 시간이 되길.
크리스피크림 로고. 처음 봤을 때 너무나 이국적이고 세련되게 느껴졌던.1. 크리스피크림 도넛 오리지널 글레이즈드- 달콤하고 촉촉한 '서울도나스' 때는 2005년 3월. 대학 신입생이 돼서 처음 밟은 서울땅은 ...김세정 기자 2017-06-28 16:01:52
영화일기 (9) 이토록 감각적인 이별영화- 중경삼림마지막이니 뭔가 '강렬한 글을 쓰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다. 몇 주전부터 내내 생각했다. 어떤 영화를 고르면 좋을까.사실 마음에 담아둔 영화는 있었다. '반칙왕'. 대학생일 때 처음 봤는데 그때는 그냥 웃긴 b급 코미디구나 했다. 그러다 회사생활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하던 때 문득 생각이 나서 다시 봤다. 보는 내내 생각했다. 아, 나는 왜 이런 명작을 몰라봤던 것인가. 특히 마지막에 송강호가 자신을 괴롭히던 직장상사를 상대로 진지하게 가드를 올리는 장면에서는 벅차오르는 어떤 감동을 느꼈다.(물론 마무리는 끝까지 b급 ...김세정 기자 2015-07-23 14:37:29
영화일기 (8) 인공지능 운영체제와의 사랑-그녀.영화 '그녀'를 봤다. 개봉 당시 영화동아리 회원들과의 단체 카톡방에 '좋다'는 평이 꽤 많이 올라와서 궁금했었다. 하지만 계속 감상을 미뤄왔는데 줄거리가 썩 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라니. 현실에 대입한다면 아주 똑똑한 버전의 윈도우와 연애한다는 얘기가 아닌가. 뭔가 영 와닿지가 않았다. 단지 좀 매력적인 부분이 있었다면 핫핑크색 배경의 포스터 정도. 주인공인 호아킨 피닉스의 눈빛도 꽤나 마음에 들었다. 포스터 색과 대비되는 그의 에메랄드 빛 눈동자가 묘했다. 뭔가 할 말...김세정 기자 2015-06-26 15:01:14
영화일기 (7) 현재를 위하여- 미드나잇 인 파리꼭 필요할 때 휴대폰이 꺼질 때가 있다. 몇 주전 퇴근 후 친구와 만나기로 약속했을 때가 그랬다. 전원이 나가는 순간 난감해졌다. 편의점에 가서 충전을 할까 생각했지만 직전 통화에서 "회사 앞 공원에 있을게"라고 말했기에 그냥 공원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처음엔 괜찮았는데 기다리다보니 점점 초조해졌다. 꺼진 휴대폰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계속 만지작거렸고 몇 번이나 '충전을 해야했는데' 라며 후회했다. 기다리다가 중간에 자리를 뜨지도 못하겠고…. 괜히 가만히 있지 못하고 공원 주변을 돌아다녔다. 15분쯤 지났을까. 공...김세정 기자 2015-06-03 10:53:28
영화일기 (6) 맛이 간 맛집을 소개합니다(영화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 진짜 맛있네요" 지난 토요일 낮에 티비를 틀었더니 익숙한 화면이 나왔다. 연예인 장수원이 인천 차이나타운 곳곳을 다니며 음식을 먹어보는 모양이었다. 내가 틀었을 때는 돌고래 모양의 피자를 먹고 있었다. 반을 갈라 보여주니 화면에 뜨거운 김이 가득 서렸다. 돌고래 모양의 빵 안에서 불고기며 해물이며 콘치즈 같은 토핑이 쏟아질 듯 흘러나왔다. 장수원은 '로봇 연기'로 이름을 알린 것처럼 리액션이 비교적 덤덤한 편이었다. (이점이 그나마 기존에 봐왔던 화면...김세정 기자 2015-05-14 15:42:43
영화일기 (5) 현기증- 편집의 힘이 만들어낸 걸작미스터리한 배경음악이 나오면서 흑백화면 가득히 여인의 입술이 클로즈업 된다. 순간 잔잔하던 음악이 강렬해지면서 남자 주인공의 이름이 나온다. '제임스 스튜어트'. 카메라는 천천히 여인의 코를 지나 두 눈으로 향한다. 화면을 가득 채운 여인의 두 눈은 불안한 듯 시선이 좌우로 흔들린다. 여자 주인공의 이름이 나온다. '킴 노박'. 카메라는 다시 서서히 움직이며 여인의 왼쪽 눈을 비추고 여기서 감독의 이름이 등장한다. '알프레드 히치콕'. 그 다음에 화면은 갑자기 온통 붉은 색으로 물든다. 여인의 눈동자가 불안한 듯 크...김세정 기자 2015-04-30 13:24:59
영화일기 (4) 가족의 의미 - 걸어도 걸어도서울에 있는 남동생이 가끔 내려올 때면 집에 먹을 것들이 많아진다. 엄마는 고기, 빵, 각종 간식들을 아낌없이 사온다. 몇 주 전에도 그랬다. 동생이 서울로 올라가기 전날 저녁, 엄마가 거실에 나와 보라며 불렀다. 동생이 노래를 한 곡 들려줬다. 홈플러스 매장에서 나오는 노래란다. 로고송 공모전이 있어서 응모했는데 당선이 됐다는 거였다. 홈플러스에 장보러 간 친구들이 노래가 나올 때면 전화가 온다고 했다. 엄마와 나는 그때 처음 들었다. 나온 지 2년도 넘었다는데.(심지어 아빠는 아직도 모르신다.) 가족이라도 서로 ...김세정 기자 2015-04-16 10:27:44
영화일기 (3) 타인의 취향 - 사소한 듯 사소하지 않은 그것
클라라가 콧수염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자 다음날 면도를 하고 온 카스텔라. 정작 클라라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다.
탄산음료를 마실 때는 꼭 사이다를 고른다. 쿠폰으로 바꿔 먹은 치킨이 셀 수 없을 정도로 치킨을 좋아하고, 회를 포함한 날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커피는 주로 아메리카노. 붉은색보다는 푸른색을, 자미로콰이나 다프트펑크의 음악을 좋아한다.
언제부터 사이다를 좋아하게 됐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이유도 그렇다. 그냥 사이다의 포장이 초록색이라는 것과 사이다의 색깔이 콜라와는 ...김세정 기자 2015-04-02 09:20:05
영화일기 (2) 내 깡패같은 애인-백수들을 위한 작은 위로삼성그룹, 현대자동차, LG유플러스, 이랜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순위에 기업명이 오른다. 바야흐로 공채시즌이다.
취업준비를 하던 시절이 생각난다. 3월, 밖에는 벚꽃이 필 때 자소설(자기소개서·소설의 합성어. 자신의 인생스토리를 지어내야 하는 것을 의미)을 쓰기 위해 머리를 쥐어짰다. 꽃들이 절정을 이룰 무렵엔 필기시험을 준비했다. 가슴 졸이며 메일함 들락거리기를 몇 번씩 반복하다 보면 꽃이 지고 계절이 바뀌었다. 슬픈 사실은 이 과정이 무한루프라는 점이다. 될 때까지 벗어날 수 없는.
영화 속...김세정 기자 2015-03-19 07:21:35
영화일기 (1) 올드미스 다이어리-30대 여자의 솔직 일기<시작하면서 : 영화를 보고 또는 읽으며 느꼈던 소소한 감상들을 담는다. '일기'인 만큼 개인적인 경험과 느낀 점이 주를 이루지만 글을 읽는 누군가가 공감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
나는 서른살이 됐다. 2015년 하고도 2달이 지났고 무엇보다 설이 지났으니까.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어쨌든 우리나라에서는 그렇다.
서른살의 직장여성. 예전 대학생일 때는 서른살이 되면 뭔가 전문적이고 세련된 모습을 갖추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예쁜 메이크업을 한 후 수트를 입고 출근하고,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컴퓨터를 하는,...김세정 기자 2015-03-05 10:2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