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말 소쿠리 (24) 보골, 디디하다, 축구, 소로시▲경남 : 얼매 전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검찰 조사 받을 때 사진 봤나. 조사 받는 사람은 폴찜 찌고(팔짱 끼고) 있고, 조사하는 사람은 공손히 손 모다고(모으고) 듣고 있고. 사진 보고 국민들 억수로 보골났을 끼다.△서울 : 그걸 ‘황제소환’이라고 하더라고. 그러게 내가 저번에 물어봤잖아. 검찰 믿어도 되냐고. 이래도 검찰을 믿고 싶니? 그런데 ‘보골났다’는 건 무슨 뜻이야?▲경남 : ‘보골’은 ‘화’나 ‘성’, ‘부아’와 비슷한 경남말이다. ‘보골난다, 보골낸다, 보골 미인다(먹인다), 보골 채운다’로 말해쌓았다 아이가. ‘보...허철호 기자 2016-11-24 22:00:00
경남말 소쿠리 (23) 어지, 아레, 그아레, 깨배다▲경남 : 야, 기분 억수로 좋다! 오늘부터 우리 집도 수능 스트레스에서 해방됐어. 어지 우리 작은딸래미(딸내미)도 수능시험 쳤다 아이가.△서울 : 너도 그동안 수고 많았어. 매일 밤 10시가 넘어 딸래미를 차에 태우고 집에 갔잖아. 그리고 ‘어지’는 ‘어제’를 말하는 거 같은데, 어제의 전날인 ‘그저께’는 경남말로 뭐라고 해?
▲경남 : 우리 딸래미가 고생했지. 안 깨배도 지 혼자 새복(새벽)부터 일나(일어나) 학교 가고 밤늦가꺼정(까지) 공부한다고 고생 억수로 마이 했다 아이가. 그래도 성적이 잘 안 나와 마음고생을 마이 ...허철호 기자 2016-11-17 22:00:00
경남말 소쿠리 (22) 끄내끼, 쎗동가리, 가새(가시개)
△서울 : 차 몰고 가다 보니 할머니가 도로로 폐지를 가득 실은 리어카를 끌고 가시는 게 불안하기도 하고 안쓰럽더라.▲경남 : 짐은 끄내끼로 단디 묶었더나? 니아까에 조우 등을 항거석 실꼬(싣고) 가는 것도 불안한데 끈을 단디 안 묶으면 더 불안하지.
△서울 : ‘조우’는 저번에 가르쳐줘서 ‘종이’란 걸 아는데 ‘끄내끼’는 뭐야? ‘니아까’는 ‘리어카’를 말하는 거지? 신문 보니 경기 침체로 폐품값이 내려 신문지는 ㎏당 지난해 9월엔 105원 했는데 올해 9월엔 96원으로 떨어졌대. 고철값은 ㎏당 작년에는 156원 ...허철호 기자 2016-11-11 16:45:18
경남말 소쿠리 (21) 쑥시기판, 디비다, 야시, 호래이▲경남 : 최순실이라 카는 여자가 온 나라를 쑥시기판으로 맨들어데. 언론서 ‘비선실세’라 카던데 이 일로 청와대 꼬라지가 말이 아이더라 아이가. 이래가 나라가 돌아가겄나.△서울 : 얼척없지. ‘비선(秘線)’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몰래 어떤 인물이나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음. 또는 그런 관계’라고 나와 있더라. 정상적인 관계는 아닌 거 같더라고. 이러니 나라꼴이 엉망이 돼 버렸겠지. 그런데 ‘꼬라지’는 ‘꼬락서니’인 줄 아는데 ‘쑥시기판’은 뭐야?
▲경남 : ‘쑥시기판’은 ‘난장판’이란 뜻이다. 여러 사람이 어지러이 뒤섞여 ...허철호 기자 2016-11-03 22:00:00
경남말 소쿠리 (20) 새칩다, 강새이, 개이▲경남 : 너거 집에 새칩은 강새이 한 바리(마리) 안 키아(키워) 볼래?△서울 : 무슨 말이야? ‘새칩은 강새이’라니, 새 종류야?
▲경남 : ㅎㅎ 아이다. ‘귀여운 강아지’를 말하는 기다. ‘새칩다’는 표준어 사전엔 ‘예쁘다’의 경남 방언으로 나오더라. 그러나 ‘예쁘다’ 카는 거하고는 쪼깨이 안 맞는 거 같더라꼬. 귀엽고, 앙증맞은 그런 거 안 있나(있잖아). 표준어로는 표현이 안 된다 아이가. 이라이 경남말이 필요한 기라. 얼라(알라)들 옷 보모(보면) 새칩은 거 억수로 많더라 아이가. 그륵(그릇)도 그렇고. 저번에 창원의 낙동...허철호 기자 2016-10-27 22:00:00
경남말 소쿠리 (19) 주루다, 쎄빠지다, 세알리다▲경남 : 게울도 아인 가실인데 경남에 구조조정 찬바람이 억수로 부네. 대우조선해양이 올개(올해) 안에 직원을 3000명 주룬다 카고,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STX중공업도 370명 정도를 주룬다 카더라꼬. 다들 쎄빠지게 일했을 낀데 구조조정 당하면 어떤 생각이 들겄노? 이 많은 사람들이 다시 일자리를 찾을 수 있겄나?△서울 : 극심한 수주난을 겪고 있는 조선업체뿐만 아니라 경기 침체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 업체가 많더라. 하청업체 직원들까지 포함하면 숫자가 엄청날 거야. 그런데 ‘게울’은 ‘겨울’, ‘가실’은 ‘가을’ 같은데...허철호 기자 2016-10-21 07:00:00
경남말 소쿠리 (18) 자빠라지다, 일바시다, 맨치로▲경남 : 지난주 태풍 ‘차바’ 겁나데. 출근하는데 도로가 온통 물바다고, 가로수가 자빠라지면서 차를 덮치뿟떠라꼬. 나무가 억수로 커가 일바실 수가 없어 짤라뿌야 되겄더라.△서울 : 우리 아파트는 지하 주차장이 침수돼 차 타러 가다가 발이 다 젖었어. 그런데 ‘자빠라지다’와 ‘일바시다’가 무슨 뜻이야?▲경남 : ‘자빠라지다’는 ‘뒤로 또는 옆으로 넘어지는 거’를 말하는 ‘자빠지다’의 경남말이다. ‘일바시다’는 ‘일으키다’의 경남말이고. ‘일배끼다’라꼬도 하지. 넘어진 사람도 일바시고, 일배끼고. 예전에 올개맨치로 태풍 때 나락...허철호 기자 2016-10-13 22:00:00
경남말 소쿠리 (17) 퍼떡, 패내끼, 담부랑▲경남 : 지난달 지진 났을 때 국민안전처에서 보내는 긴급재난문자 억수로 느리더라꼬. 지난달 19일 밤 8시 33분에 경주 인근서 규모 4.5 지진이 났는데 8시 48분에 문자가 왔다 아이가. 지진 나고 15분 지내가꼬(지나서). 이런 거는 퍼떡퍼떡 보내야지. 우리 딸내미 말이 “아빠, 우리 죽고 나면 문자 오겠다” 카는 거 있제? 참 얼척없더라.△서울 : 뉴스 보니 국민안전처 장관이 지난달 20일 국회서 “기상청에서 온 것을 정확하게 받아야 해서 시간 차이가 있다”면서 “조기경보 체계를 다시 구축하겠다”고 하더라고. 그 후 28일 경주...허철호 기자 2016-10-06 22:00:00
경남말 소쿠리 (16) 헐타, 항거석, 보오쌀△서울 : 지난주 서울 대학로에 갔더니 쌀값 폭락에 항의하는 농민들 집회가 열리고 있더라. 농민들은 “정부의 무분별한 쌀 수입과 재고미 관리 실패로 쌀값이 20년 전 가격으로 대폭락했다”고 하더라고. 뉴스를 보니 1996년 80㎏ 쌀 한 가마 가격이 평균 13만6713원이었는데 올해 9월 15일 기준으로 전국 산지 쌀값이 평균 13만5544원이라고 하더라. 그동안 소비자물가는 70% 올랐다고 하고.▲경남 : 그라고 보이 쌀금이 헐키는 헐타. 올개(올해)도 풍년이라 카던데 농민들 시름이 더 깊어지겄네. 쌀만 그런 기 아이(아니)고 거창 등 포...허철호 기자 2016-09-29 22:00:00
경남말 소쿠리 (15) 갤마주다, 끼꾸룸하다△서울 : 요즘 판사하고 검사한테서도 꾸룽내 나데. 판사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되고, 검사가 고교 동창한테서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았다고 해서 말들이 많잖아. ‘스폰서 판·검사’ 사건 있잖아. 요전엔 검사장이 주식 등 9억원이 넘는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잖아.
▲경남 : 꾸룽내(구린내)가 난다고! 내가 저번에 시군의회 의장단 선거 얘기할 때 갤마준 꾸룽내 잘 알고 있네. 누구보다 정직하고 정의로워야 할 판사하고 검사가 스폰서(후원자)한테서 검은 돈 받고 그라모(그러면) 안 되지. 돈 받을 때 끼꾸룸했을낀데. △서울...허철호 기자 2016-09-22 22:00:00
경남말 소쿠리 (14) 가죽다, 데불다, 어불리다 △서울 : 벌써 다음 주가 추석이네. 추석 때 고향 서울에 가서 오랜만에 가족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설렌다. 서른 중반인 조카딸은 사귀는 남자가 있는지 궁금하네.
▲경남 : 니 와 그라노? 추석 등 명절에 하모(하면) 안 되는 금기어 이바구(이야기) 못 들어봤나? ‘취업했나?, 결혼 언제 하노?, 대학 어디 갈끼고?’ 이런 거 물으면 안 된다 안 카더나. 대답할라 카모(대답하려고 하면) 얼매나 부담시럽겄노. 아무리 궁금해도 묻지 말고 참거래이. △서울 : 듣고 보니 네 말이 맞네. 난 처가가 같은 서울이라서 가는 게 어렵...허철호 기자 2016-09-08 22:00:00
경남말 소쿠리 (13) 뻭다구, 뻬간지, 살키▲서울 : 이달 28일부터 공직자 등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김영란법)’의 가액 기준이 음식물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으로 결정됐다고 하대. 이런 영향 때문인지 올해 추석 선물 세트도 실속 선물이 많다더라.▲경남 : 그라이 축협에서 추석 선물로 4만9900원짜리 한우 뻭다구 세트도 내놨다 안 카더나. 곰 해묵는 거 안 인나. 소게기 살키 옇어(넣어) 가꼬는 금액을 맞출 수 없으니 안 그랬겄나.▲서울 : 기사 보니 골프장은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손님이 크게 줄어들 것에 대비해 대책 마련...허철호 기자 2016-09-01 22:00:00
경남말 소쿠리 (12) 새미, 등더리, 궁디, 바가치
△서울 : 요즘 폭염보다 무서운 게 전기 요금 누진제 폭탄이라며! 요금 폭탄 무서워 에어컨은 아예 못 틀어. ▲경남 : 우리 집도 몇 년 전에 에어컨 샀다꼬 집사람이 며칠간 하리(하루) 점두룩(저물도록) 틀어 쌓더마는 전기요금 보고 놀랜(놀란) 후엔 장식품이 됐다 아이가. 그래도 요시는 도저히 안 되겄는지 틀었다가 껐다가 해 쌓데.△서울 : 전기 요금 누진제는 1974년에 석유 파동으로 인한 고유가 상황에서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졌대. 그때와 상황이 크게 달라졌는 데도 개선이 안 돼 서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허철호 기자 2016-08-25 22:00:00
경남말 소쿠리 (11) 수태기, 백지(맥지)△서울 : 한 할머니가 40억원짜리 로또 1등에 당첨된 아들의 잘못된 행동을 꾸짖어 달라면서 양산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얘기 들었어? ▲경남 : 할매가 아들 집에 찾아갔더니 아들이 주거침입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카데. 1인 시위를 보고 “아들이 좀 심했다” 카는 사람들도 있고, “아들에게 사연이 있을 끼다” 카는 사람들도 있더라꼬. 로또 당첨금 때문에 그동안 가족 간에 다툼이 수태기 많았을 거 겉더라꼬. 백지 어머이가 아들을 패륜아라 카고, 아들은 어머이가 집에 몬 오구로(못 오게) 막았겄나?
△서울 : 그래, 로또 ...허철호 기자 2016-08-18 22:00:00
경남말 소쿠리 (10) 머러카다(멀카다), 비미, 서답▲경남 : 우리나라 100세 이상 인구가 3100명이 넘었다 카더라. 5년 전보다 72.2%나 늘었다 카데. 이 말 하다 보이 우리 할매 생각이 나네. 어릴 때 어머이가 날로 머러카모 “비미 알아서 할끼라꼬?” 카면서 아듬아 주시더라꼬.△서울 : 그 기사 나도 봤어. 100세 이상이 경남지역은 161명으로 전국 시·도 중 6번째고, 인구 10만명당 100세 이상 고령자 수는 남해가 29명으로 전국 시·군·구 중 5번째더라. 그런데 ‘머러카다’와 ‘비미’가 뭐야?▲경남 : ‘머러카다(멀카다)’는 ‘꾸짖다’ 또는 ‘나무라다’라는 말 아이가. ‘비미’는 ‘걱정하지...허철호 기자 2016-08-11 22: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