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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05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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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의사 안철수와 정치- 류동수(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비뇨기과교수)

의사·기업인·교수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할지 지켜볼 일

  • 기사입력 : 2011-11-04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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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미의 국민적 관심을 끌었던 서울시장 선거는 박원순 변호사의 승리로 끝이 났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기 전 5% 전후의 낮은 지지율을 보였던 그가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인권변호사로서 사회운동가로서 쌓아온 덕망과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가 크게 작용했겠지만, 소위 ‘안철수 효과’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안철수 교수가 선거운동 기간 동안 박 후보자에 대한 공식적인 지지활동은 투표 이틀 전에 편지 한 통 전달한 것밖에 없었다.

    안철수 교수는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기초의학교수로 시작해 컴퓨터바이러스 백신 전문가, 벤처기업 경영자를 거쳐 지금은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으로 있는 의사출신 교수이다. 그는 세상에 전혀 때 묻지 않고 포장되지 않은 순수하고 깨끗한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데, 어찌 보면 순수하다 못해 순진하기까지 한 모습으로도 비쳐지고 있다. 하지만 보통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기득권을 과감히 버리고 자신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새로운 일에 치열하게 도전하고 극복해 나가는 삶을 살아 왔다. 이러한 그의 모습과 삶은 많은 이들로부터 닮고 싶은 인물로 존경받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공석이 된 서울시장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후보로 급부상하게 됐지만, 자신에 비해 형편없이 낮은 인지도를 가진 박원순 변호사에게 선뜻 후보직을 양보하는 신선한 충격을 던지면서 서울시장 선거의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 더 나아가 차기 대선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던 박근혜 한나라당 전 총재의 아성을 단숨에 넘어서는 위력을 발휘하며 우리나라 정치권에 태풍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간은 호모 폴리티쿠스, 즉 정치적 동물이기에 의사라고 해서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는 없다. 오히려 의사나 약사, 간호사 등 의료인 출신의 훌륭한 정치인은 얼마든지 있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독립운동가인 서재필 박사도 의사이다. 또한 넓은 의미에서 보면 사람들이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것 자체가 모두 정치적 행위일 수 있다. 그러므로 의사와 같은 특수한 직업군의 사람이 진료실 바깥세상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하게 됐다고 봐야 할 것인지 아니면 헛된 정력을 쏟는 것은 아닌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개인적 견해로 의사의 정치참여는 의사 본인을 위해서든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을 위해서든 그리 좋은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의사의 존재 의미는 환자를 돌보는 데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안철수 교수는 현재 의사와는 거리가 먼 일을 하고 있고, 본인이 인정하든 않든 이미 정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상태이며, 앞으로 어떠한 정치적 행보를 할지는 본인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사람들은 순수하면서도 열정적이며 명석한 두뇌를 가진 그가 우리나라의 정치판을 바꾸고 국가지도자로서 국민을 이끌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어떤 이들은 안철수 교수의 가장 큰 단점이 권력의지가 없다는 것이라 평하며 정치권으로 들어갈 것을 부추기고 있다. 반면 그를 아끼는 다른 많은 사람들은 그의 정치 참여, 더 나아가서 대선 출마를 만류하거나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실 정치에 참여하면서 정쟁의 진흙탕에서 오물을 뒤집어쓰고 상처받지나 않을까 하는 다소 감상적인 이유에서부터, 정치 경험이 전무한 그가 과연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아니면 또 다른 한 사람의 폴리페서로 전락하지는 않을까 하는 현실적인 이유까지 다양하다.

    어쨌든 안철수 교수가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에서 컴퓨터 바이러스를 고치는 의사로 바뀌었듯이, 앞으로 국민의 아픔과 어려움을 이겨내도록 하는 의사로 새롭게 변신할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류동수(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비뇨기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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