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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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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 사람이 미래다- 표성배(시인)

  • 기사입력 : 2011-11-18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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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극화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서로 점점 달라지고 멀어진다’라고 되어 있다. ‘사회 불평등의 심화를 가리키며 특히 중간계층이 줄어들고 사회계층이 양 극단으로 쏠리는 현상’을 의미한다. 위키백과를 빌려 인용해 보면 양극화는 경제 환경의 급변과 산업고용구조의 취약성, 과거 정책적 대응의 미흡으로 인해 생겨난 개념이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상위기업과 하위기업 간의 차이가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다. 물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노동생산성 격차가 확대되는 동시에 부문 각각 내부에서도 개별 업체 간 생산성 격차 폭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20대 80’ 사회라고 한다. 산업의 정보화, 곧 자동화와 신제품 개발로 20%의 국민만 높은 소득을 올려 잘 살고, 나머지 80% 국민은 소득이 별로 없어 비참한 생활을 하기 마련인 이른바 20대 80 사회가 되었지만 20%에 해당하는 고소득층이 80%의 저소득층에게 눈길을 건네지 않는다. 양극화는 여기서부터 사회의 계층 즉 계급의 관계로 변한다. 다시 말해 ‘냉정한 사회’라고 표현해도 무방하다.

    사회 전반적인 양극화 현상은 이미 독버섯처럼 퍼져 있다. 간단한 예로 같은 회사에 다녀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는 현저하다. 정규직이 가지고 있는 기득권은 이미 하나의 계급이 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지금 위치를 지키기 위해 피나는 시간의 행군을 해 왔다는 것을 아무도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상위 20%에 해당하는 고소득층이 80%에 해당하는 저소득층에게 눈길 건네기를 바라듯이 작게는 정규직이 비정규직에게 눈길을 건네고 손을 내밀어야 한다.

    해법은 없는가? 사실 양극화를 줄이는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다. 여러 가지 정책들과 논문들이 쏟아지지만 가장 쉬운 해답은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위치에 있는 소위 사회 지도층의 몫에 해당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누가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으려 하겠는가. 신문지상에 소개가 되기도 했지만 부자들이 세금을 더 내겠다고 하는 나라도 있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그만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52.6%가 복지를 위해서는 세금을 더 내겠다고 한다.

    지난 10·26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이 바뀌었다. 해묵은 논쟁거리인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하는, 즉 무상급식으로 인해 전임 시장이 물러나고 현 시장이 당선되자마자 서울시내 초등학교 전 학년에 대한 무상급식이 실시됐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정책을 결정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의 철학이 어디에 닿아있는가에 따라서 복지를 대하는 눈이 달라진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양극화의 문제도 그 해법을 찾기가 어렵겠지만 분명 해법은 있을 것이다. 보편적 복지란 누구에게나 고루고루 햇살이 비치는 것으로 표현해도 무방하리라. 그렇다고 사회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결국 사람 문제다. 그렇다고 사람이 절대적이라는 말은 아니다. 어느 기업의 광고처럼 ‘사람이 미래’라는 광고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 것은 아직 위 여론조사 결과처럼 우리 국민 반수 이상이 양극화를 극복할 해결책을 제시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라고 한다. 하지만, 겨울을 앞두고 벌써부터 가슴까지 차가운 사람들이 주위에는 너무나 많다. 복지 포퓰리즘이니 경쟁사회니 다 좋다. 300일이 넘게 정리해고를 반대하며 크레인 위에서 내려오지 못했던 한 노동자에게, 열악한 환경에서 하루하루 고국으로 돌아갈 날만 헤아리며 힘들고, 더럽고, 위험해 우리 국민들이 종사하기를 꺼리는 직업에 노출돼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손과 발의 차가움보다 가슴이 차가운 소년소녀가장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시선이 양극화를 해결하는 첫걸음이지 싶다.

    표성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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