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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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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경남지역 균형발전의 지렛대- 강성윤(한국은행 경남본부장)

  • 기사입력 : 2011-11-21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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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3월 한국은행 경남본부장으로 부임한 이래 서부경남지역의 여러 지자체를 방문하는 기회를 가졌다. 대개는 군청에서 군수님의 지역발전전략을 듣고 해당 지역 소재 중소기업체를 방문해 경영애로 사항을 접하는 일을 했다. 그러면서 필자에게 놀라움으로 다가온 것은 군청 주변의 상가 모습이었다.

    일반적으로 군청 인근은 그 지역에서는 중심지일 것이다. 그런데 방문했던 군청 주변의 점포 간판은 1970년대를 무대로 한 영화세트장에서나 볼 수 있는 옛날 모습의 오래된 것들이 즐비했다. 물론 간판 하나가 그 지역의 경제상황을 대변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거리 정취가 인근의 상권과 더 나아가 지역경제 활력 정도를 가장 쉽게 가늠하게 해 주는 지표의 하나라 생각된다.

    이처럼 창원 등지에 비해 낙후된 지역의 양상을 단순히 도농 간 격차로만 돌릴 것은 아니라 여겨진다.

    그간 경남은 고도경제 성장기 동안 제조업의 전진기지로 높은 소득증가율을 견지해 왔다. 창원, 거제 등을 중심으로 하여 기계, 조선, 철강 등의 제조업 성장은 경남 주민의 소득증가뿐만 아니라 수출 증진을 통해 국가경제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그러는 사이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서부경남지역은 발전의 축에서 떨어져 나가 낙후를 거듭해 온 것으로 짐작된다.

    최근 들어 경남경제 전체로도 성숙기에 돌입한 지역 내 주력산업을 고도화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안고 있다. 이에 대해 그간의 불균형 발전전략을 좇아 규모의 경제, 집적경제, 그리고 지역투자의 승수효과를 통한 지역경제성장을 또다시 모색할 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그에 못지않게 지역균형발전에도 눈을 돌려야 하는 시점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서부경남지역의 경제가 활력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젊은 층이 선호하는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어 인구 유출로 이어지고 이에 따른 고령화가 가속되는 등 지역경제기반이 한층 약화될 것임은 자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유에서 한국은행 경남본부는 서부경남지역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업무를 수행해 오고 있다.

    우선 모두에 언급한 대로 진주시를 필두로 산청군, 합천군, 하동군, 의령군 등 서부경남지역 지자체를 방문했고, 올해 4월부터는 2007년 한국은행 진주지점 폐쇄 이후 소홀한 감이 없지 않았던 진주 등 서부경남지역에 대한 금융경제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지역담당제’를 운용 중에 있다.

    그 활동의 일환으로 지난달에는 한국은행 경남본부가 매년 창원에서 개최해 오던 지역경제세미나를 처음으로 진주에서 ‘서부경남지역의 미래 성장력 확보전략’을 주제로 실시했다. 아쉽게도 경남도 차원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지만 해당 분야 전문가들의 서부경남지역 발전전략에 대한 자료 발표 및 토론은 지역주민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어서 한국은행 경남본부는 그간의 서부경남지역 방문 결과 등을 반영해 12월부터 한국은행 중소기업지원(C2)자금을 운용함에 있어 서부경남지역 중소기업에 보다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기준을 개정했다. 아울러 농어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서부경남지역을 배려해 농림수산기업 대출제도를 도입했다.

    노자의 도덕경에는 천하대사 필작어세(天下大事 必作於細)라는 말이 나온다. 이는 천하의 큰일이 반드시 작은 곳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의미이다. 오늘날 경남이 우리나라 제조업을 선도하며 번영하는 모습을 갖게 된 것이 1970년대 초반의 중화학공업 육성을 위한 산업단지 조성 등과 같은 실마리가 풀리면서 이루어진 것처럼 한국은행 경남본부의 노력들이 서부경남지역 경제에 활력을 가져다주기에는 충분하지 않겠지만 도의 정책당국자를 비롯해 많은 이들에게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지렛대 역할을 했으면 한다.

    강성윤(한국은행 경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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