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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쉼’의 패러다임- 구자천(신성델타테크(주) 회장·경제학 박사)

  • 기사입력 : 2011-12-05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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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해가 저무는 때가 되면 우리는 지나온 시간을 뒤돌아보게 된다.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과 사회조직체에서도 연초에 계획하고 다짐했던 것들이 잘 되었는지 아니한지를 셈해 본다. 어떤 이는 플러스의 성과를, 어떤 이는 마이너스의 결과를 계수해 보면서 성과 유무를 따지게 된다. 그리곤 부족한 부문을 채우려 하고 더욱 나은 새해를 계획해 본다.

    올 한 해 우리의 삶은 어떠했을까?

    흔들리는 세계경제 속에서 참으로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낸 것 같다. 특히 유럽의 재정위기는 세계경제를 심하게 흔들었다. 위대한 문화유산을 가지고 세계 역사를 지배하며 르네상스와 산업혁명을 주도했던 유럽이 남부 유럽을 시작으로 서서히 붕괴되기 시작했다. 예측하기 어려웠던 재정위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며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을 위협하고 있고, 급기야 동유럽의 헝가리까지 위기는 번져 나가고 있다.

    ‘유로존은 과연 안전할 것인가?’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 위대했던 유럽국가들! ‘나의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고 외치며 승전고를 울리던 그 함성과 용맹스러움은 역사의 뒤안길에서 잠들고 말았다.

    유럽의 위기에는 많은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그중에 하나를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그들은 위대한 문화유산의 그늘 아래서 너무 오랫동안 안주했기 때문이라고…. 그들의 조상들이 남겼던 찬란한 역사, 문화, 예술, 건축들은 깊은 ‘쉼’ 속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쉼과 여가는 삶에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행위는 창의와 창조를 낳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개인도 국가도 미래를 향해 발전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여가활동은 ‘나태’를 불러일으켰다. 그리하여 기업과 사회 속에는 창의적 마인드가 부족하게 되었다.

    지금 우리들은 산업사회를 넘어 지식사회, 정보사회 속에 살고 있다. 이런 사회 속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미래를 향한 도전과 창의적 정신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미국은 IT산업의 최강자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인텔 등 수많은 기업들이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그들이 가진 창의성과 도전정신 때문이 아닐까 ? 유럽은 이 길을 가지 않았다.

    한쪽은 쉼을 통해 미래를 창조해 나갔고, 다른 한쪽은 쉼을 통해 나태를 익혀 나갔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할까?

    지난날 우리의 부모들은 지긋지긋한 굶주림에 대한 한이 있었다. 그래서 ‘잘살아 보세. 우리도 한 번 잘살아 보세’라는 단순한 구절에 가슴을 저리며 새벽마다 뛰어 나갔다.

    즐거우면 뭔가 불안했고, 자유를 느낀다는 것은 오히려 사치였다. 근면과 성실로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살아왔다.

    1990년대 들어서서 많이 달라졌다. 살만해지고 이젠 조금 즐거워해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포도주를 살금살금 마시기 시작했고, 해외여행도 이곳저곳으로 다녀 보기도 했다. 이럴 때 IMF 경제위기가 터지고 말았다. 온 국민들이 감춰뒀던 금덩어리를 다 내놓았다. 우리는 또다시 근면과 성실로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이제는 마음속에 새로운 불안이 생기기 시작했다. 제2의 위기가 오면 어쩌나 하는 불안심리가 생겨난 것이다. 그래서 놀면 불안하다. 모두들 일 중독에 빠지고 있다.

    여기서 빠져나오기 위한 여가활동이란 등산, 낚시가 고작이고, 그 틈 속에서 즐기는 음주가무가 대부분이다. 지식사회 이후에 다가올 꿈의 사회를 준비하기 위해서 새로운 쉼의 패러다임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

    그러므로 우리들이 누리는 ‘쉼’은 창조로 이어져야 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해야 하는 이 시점에 우리의 시간과 생각을 ‘창조적 쉼’으로 마무리해 보면 어떨까?

    구자천(신성델타테크(주) 회장·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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