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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종북(從북한)주의와 표현의 자유- 오수진((사)경남수렵인 참여연대 회장)

  • 기사입력 : 2011-12-07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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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70년에 발생한 일본 요도호 납치사건이 연상되는 대한항공 현직 조종사가 북한체제를 찬양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 조종사는 과학 관련 홈페이지로 위장한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어 놓고‘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 빨치산의 아들’ 등 북한을 찬양하는 문건과 동영상 60여 건을 올려놓았다고 한다.

    수사당국은 이 조종사에 대한 비행기 운행금지를 항공사에 요청했지만, 수백 명의 승객을 태우고 월북(越北)을 기도하는 제2의 요도호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는 아찔한 일이다.

    이 조종사가 가입한 인터넷카페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의 운영자는 법정에서‘김정일 장군님 만세’를 외쳤던 인물이기 때문에 회원들의 성향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밝혀진 카페 회원은 6500여 명으로, 공무원을 비롯해 변호사, 교사, 회사원, 학생 등 상당수 지식인이 포함되어 있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6월 한상렬 목사는 천안함 사건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 정부허가도 없이 평양을 방문해 6·15남북공동선언 1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고 한다. 한상렬은 평양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천안함 사건 원흉이라고 하고 김정일을 21세기의 태양,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지혜로운 지도자라고 칭송했다고 한다. 또한 이명박 괴뢰정부를 망하게 하고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미국제국주의와 싸워 승리할 수 있도록 강건함을 달라고 기도하는 등 북한을 찬양한 혐의로 얼마 전 실형이 확정되었다.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 교수 또한 북한 사회과학원 초청으로 방북해 조선로동당에 입당하고 대남(對南)공작활동을 하다 귀국 후 체포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들 종북주의자들의 공통점은 소영웅주의(小英雄主義)에 기인한 것으로, 경색된 남북관계에 어떠한 도움도 되지 못한다는 것이 과거 이들 종북주의자의 행적에서 확인된 바 있다.

    자유민주주의와 평화는 우리 헌법의 기본이념이다. 그러나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북한의 독재 권력은 3대째 세습이 진행되고 있다. 권력 세습은 공포정치가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것이 세계사에서 이미 밝혀진 바 있다.

    북한 동포들은 다른 나라 도움 없이는 식생활을 해결할 수 없지만 국민의 이런 궁핍한 생활에도 서해해전,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은 물론, 500만명의 사상자를 낸 6·25전쟁 또한 김일성 집단이 일으킨 만행이다. 어디 그뿐인가? 1983년 버마 아웅산 테러사건과 87년 12월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사건 등 북한이 저지른 테러와 만행은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따라서 김정일 집단의 호전성은 입증되고도 남음이 있지만, 그런 김정일을 위해 만세를 불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어쩌다가 우리 사회가 종북주의자의 해방구가 되었고, 이들을 통일운동가·민족주의자라 부르고, 김정일 만세를 부르는 것은 표현의 자유라고 말하는 관대한 사회가 되었는가?

    사상과 표현의 자유는 양보할 수 없는 가치라고 판단되지만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방종(放縱)과는 구분해야 한다.

    따라서 사상과 표현의 자유는 실정법 안에서 누려야 할 권리이고, 종북주의는 양심과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국민의 사회적 책임에 해당하기 때문에, 세계 어느 나라도 국가안보에 반(反)하는 행위를 양심과 표현의 자유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오수진((사)경남수렵인 참여연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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