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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길] 마산 무학산 둘레길

경남의 길을 걷다 (43) 마산 무학산 둘레길
폭신폭신 카펫 깔아 놓은 듯한 오솔길
설렁설렁 걷다보니 몸도 마음도 치유되는 듯

  • 기사입력 : 2011-12-08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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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첫 번째 쉼터. 정자에 앉으면 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성민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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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국사를 출발해 한 시간 남짓 걸어 도착한 편백 산림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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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을 오르지 않아도 숲은 느낄 수 있다.’

    무학산 둘레길의 유명세를 제대로 느꼈다.

    “무학산 둘레길에 간다”는 말에 지인들은 “아직 가보지 않았냐”고 놀랐다. ‘뭐, 꼭 가 봤어야 하는 곳인가’라며 그들의 반응을 내심 퉁명스레 받아들였다.

    다녀오니 생각이 바뀌었다. 누구든 쉽고 안락하게 걸을 수 있는 길. 남녀노소 부담없이 걸을 수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을 수밖에 없는 길.

    그곳이 바로 무학산 둘레길이었다. 사람이 많이 찾을 수밖에 없고, 자연스레 유명세를 탈 수밖에 없었다.

    기자가 찾았던 날에도 그랬다. 평일 오전에 비까지 추적추적 오는 날씨인데도 알록달록 등산복을 입은 탐방객들의 발걸음은 이어지고 있었다.

    무학산 둘레길의 전체적인 느낌은 편안함이다. 조용하면서도 부드러운 숲길을 걷노라면, 마음도 정신도 치유되는 느낌이다. 무학산 둘레길을 ‘힐링 로드’라 불러도 될 만했다.


    무학산 둘레길은 전 구간의 3분의 2 이상이 웰빙산책로로 조성돼 있다. 일부 오르막 구간이 있긴 하지만, 경사가 급하지 않을 뿐 아니라 최대 4부 능선까지만 오르면 되기 때문에 크게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등산이 버거운 사람도 여유롭게 걸으면서 숲을 느끼고 감상할 수 있는 게 특징이자 장점이다.

    코스의 시작은 창원 마산회원구 석전동에 있는 봉국사 입구다. 도착지점은 마산합포구 월영동의 만날고개. 약 13㎞ 구간이다. 넉넉잡아 3시간30분 정도 걸으면 된다.

    봉국사 뒷산을 올랐다. 봉국사 뒷산에 서니 마산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었다.

    왼쪽으로는 마산회원구의 전경이 눈에 들어왔고, 오른쪽을 바라보니 마산만, 마창대교, 마산합포구의 전경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아름다운 항구도시 옛 마산시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무학산 둘레길이 주는 보너스다.

    옛 마산시의 전경을 옆에 둔 채 길을 걸었다. 봉국사 뒷산에 둘레길 표지판이 서있는데, 가리키는 방향대로 따라 걸으면 된다. 찾아가는 게 어렵지 않다.

    무학산 둘레길은 곳곳에 ‘웰빙산책로’라는 작은 표지판이 서있다. 이곳을 걸으면, ‘참 이름에 걸맞은 곳이다’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1m가 조금 넘을 것 같은 폭에 굴곡이 없을 뿐 아니라 울퉁불퉁한 돌, 바위 없이 흙으로 평평하게 다져져 흡사 카펫 같은 느낌을 주는 길이 이어진다. 게다가 코스의 대부분이 숲길로 조성돼 있으니 웰빙과 산책이라는 말이 잘 어울렸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무학산 둘레길은 시간과 연령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산림욕을 한다는 기분으로 웰빙산책로를 천천히 걸었다. 편안히 걷는 동안 무학산 자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코끝에 닿자 상쾌함이 전해졌다.

    30분 정도 걸으니 앵지밭골 근처 약수터가 나왔다. 갈증이 전해지려던 참이어서 약수터에서 물 한모금을 들이켰다. 이처럼 무학산 둘레길 중간중간에는 약수터가 조성돼 있다. 혹시 무학산 둘레길을 나서기 전 물을 챙기지 않았다 하더라도 당황하거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약수터를 지나 야트막한 언덕을 잠시 오르자 갓 심어 놓은 듯한 조경수와 작은 키의 꽃들이 양옆으로 늘어선 꽃길이 나타난다. 이곳을 지나 무학농원을 거쳐 서원곡 방향으로 오르면, 눈앞에 쭉쭉 뻗은 편백나무와 만나게 된다.

    ‘무학산에 편백나무?’라는 놀라움에 성큼성큼 다가서니 무학산에 조성된 편백산림욕장이 나왔다. 넉넉잡아 출발지점인 봉국사에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위치에 자리 잡고 있는데, 잠시 휴식을 취하기 아주 좋은 환경이다.

    이곳에는 ‘희망정탑’이란 이름이 붙은 돌탑도 감상할 수 있다. 지난 2009년에 만들어졌다는 돌탑을 둘러보고, 정자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취하는 휴식은 더할 나위 없는 달콤함을 전했다.


    편백 산림욕장을 지나면 시작되는 오르막 구간.

    서학사에서 서원곡으로 내려가는 급경사의 내리막길.

    봉국사 뒷산서 보이는 마산 전경.

    조경수와 꽃들이 심어져 있는 앵지밭골.


    서학사 옆 돌탑


    편백 숲을 지나 30여 분 걸으면, 무학산에 자리잡은 사찰 ‘서학사’와 만난다. 그런데, 서학사 주변으로 생각지도 않은 장관이 펼쳐졌다.

    언뜻 보기에도 100개는 훌쩍 넘어 보이는 돌탑들이 사찰 입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길 양쪽으로도 작게는 무릎 정도 높이, 크게는 어른 키보다 큰 높이의 돌탑들이 늘어서서 탐방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었다.

    웅장한 돌탑의 장관을 뒤로하고, 산 아래쪽으로 내려오니 어느새 서원곡유원지에 도착했다. 출발지에서 서원곡까지 약 1시간30분 정도 소요되니 오전에 출발을 했다면, 서원곡에서 잠시 쉬면서 점심을 해결해도 될 듯하다.

    서원곡에서는 씨름장 위로 난 숲길을 따라 만날고개로 방향을 잡으면 된다. 좁은 오솔길을 조금 지나다 보면, 나무데크로 조성된 길이 나온다. 나무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마산만이 점점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나무데크와 오솔길, 소나무 터널 아래 이어진 둘레길을 쉬엄쉬엄 걸었다. 40분쯤 걸었다. 완월폭포를 지나 잠시 걸으니 ‘무학대장군’과 ‘두척여장군’ 장승이 지키고 있는 개울가를 지나게 된다. 개울가 앞에는 2층짜리 팔각정이 큼직하게 자리 잡고 있다. 팔각정 앞이 훤하게 트여 있다. 마산합포구 전경과 마창대교, 마산 앞바다와 돝섬까지 조망할 수 있다.

    팔각정을 지나자마자 다랭이논을 보는 듯한 경작지가 눈길을 끌었다. 무학산 산자락을 따라 아래에서 위로 계단식으로 만들어진 밭에서 농꾼들이 한창 땅을 일구면서 일찍부터 내년 봄을 준비하고 있었다.

    경작지 풍경을 뒤로하고, 한 5분 정도 언덕을 올랐다. 언덕을 지나니 다시 편안한 산책로를 만났다. 길이 참 편하고 좋다. 굴곡이 크게 없을 뿐 아니라 폭삭한 느낌으로 땅을 딛는 다리가 부드럽게 다가왔다. 숲속의 오솔길인데도 한번 달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 잠시 뛰어봤다. 역시 부담이 없다.



    걸음이 편하니 주변 경관에 더 눈길이 간다. 잊을 만하면 나타나는 돌탑, 유독 자주 눈에 띄는 청설모의 먹이줍기, 귀를 간질이는 개울가의 물흐름까지 정성들여 눈과 귀에 담을 수 있었다.

    오솔길에 몸을 옮겨 걸었다. 관음사를 지나고, 나무데크를 지났다. 조금 더 걸으니 작은 정자를 지났다. 마창대교, 마산만이 한층 더 가까워졌다.

    마산만을 바라보면서 걷는 길. 점차 내리막으로 향했다. 목적지인 만날고개에 거의 근접했다는 이야기다. 아니나 다를까 만날고개 광장이 훤히 내려다보였다.

    목적지에 이르렀다는 생각에 발걸음이 빨라졌다. 점점 좁아지는 오솔길을 따라 내리막을 걸으니 다양한 식물 사진과 이름을 찍어놓은 팻말이 줄지어 서있었다.

    마치 마라톤 골인 지점에서 기다리는 관중들처럼, 알록달록한 꽃들이 탐방객의 완주(?)를 반기는 듯한 느낌이다. 몇 발짝 더 나가 보니 괭이갈매기를 본뜬 표지판이 이곳이 ‘만날공원’임을 안내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목적지에 이르렀다는 기쁨과 함께 왠지 좋은 운동을 했다는 느낌을 함께 받을 수 있었다. ‘웰빙 산책로’ 무학산 둘레길의 매력이었다.

    글=이헌장기자 lovely@knnews.co.kr

    사진=성민건기자 mkseong@knnews.co.kr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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