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 후견자 중국의 입장은
“체제 안정 희망” 김정은 지지 선언中 지도부, 조전에 ‘김정은’ 거론 사실상 후계자 인정공식 문서론 처음… 후계 정착 도와 영향력 확대 의도
- 기사입력 : 2011-12-20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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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혈맹국이자 든든한 후견자 역할을 해온 중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후 성명을 발표해 깊은 애도를 표했으며, 동시에 북한에 보낸 조전을 통해 김정은 체제를 공식 인정했다.
후진타오 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는 신속하게 김정은 후계 체제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으며, 이는 후계 정착을 도와 중국의 안정을 꾀하고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중국은 1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에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국무원 등의 이름으로 공식적인 조전을 보냈다. 당·정·군이 일치단결해서 애도의 한 뜻을 전한다는 뜻이다.
중국은 조전에서 “중국과 조선은 국경을 맞댄 이웃으로서 양국의 전통적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국 당과 정부의 일관된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당·정·군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에도 북한을 지속적으로 지지하겠다는 ‘선언’이다.
베이징 외교가는 그러나 중국의 이런 제스처가 북한의 내정에 개입하려는 의도는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북한이 중국에 경제적으로는 크게 의존하고 있지만, 그동안 적어도 내정 만큼은 ‘마이웨이’를 걸어왔고 중국 역시 다른 나라의 내정에는 불간섭한다는 외교적 원칙을 지켜왔다는 점에서다.
중국이 조전에 김정일 위원장의 삼남인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사실상 ‘차기’로 거론한 게 적지 않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
중국은 조전에서 “우리는 조선(북한) 인민들이 노동당을 중심으로 단결해 김정은 동지의 영도하에 슬픔을 힘으로 전환해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과 한반도의 장기적인 평화를 건설하기 위해 전진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9월 노동당 대표자회를 통해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2인자’로 등장하고서 1년여 노동당과 인민군을 ‘장악’해왔음에도 공식적인 인정을 삼가왔으며 공식적인 문서를 통해 김정은 체제를 인정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으로선 김정은 지도체제가 하루빨리 공고해지는 걸 바란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김정은이 아직 20대 후반의 나이에 충분한 후계자 수업을 거치지 못한 채 갑작스럽게 당·정·군의 권력을 승계해야 하는 불안정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중국이 한동안 북한을 우려스런 눈길로 바라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아울러 중국이 조전을 통해 ‘조선식 사회주의 강성대국’을 언급한 것도 이채롭다. 이는 자국 체제를 ‘중국 특색 사회주의’라고 지칭하는 중국이 사회주의라는 공감대 속에서 ‘북한식’을 인정하겠다는 의미라는 지적이다. 이상규기자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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