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5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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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길] 함안 입곡저수지

경남의 길을 걷다 (45) 함안 입곡저수지
구불구불 물길 따라 늘어선 나무터널
협곡 잇는 연둣빛 출렁다리 멋스러워

  • 기사입력 : 2011-12-22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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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수지를 따라 이어진 산책로 주변에 갖가지 야생화와 나무를 소개하는 표지판이 서 있다./성민건기자/
    입곡저수지 출렁다리. 그다지 많이 출렁거리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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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암수원지길에 이어, 공교롭게도 이번 주에 또다시 물가로 난 긴 길을 걸어본다. 도심의 번잡한 흐름이 끊긴 아늑하고 적요한 저수지가 봉암수원지라면, 도심을 멀찌감치에 두고 산세를 따라 용맹하게 흐르는 저수지가 입곡저수지다. 뱀의 행로처럼 구불구불 굽이치는 물의 집결지이자, 잔잔히 고여 있는 저수지이기를 거부하고 힘있는 강의 상류 같은 정취를 머금은 함안 입곡저수지의 둘레를 걸어 보자.


    ▲입곡저수지 쪽으로

    입곡저수지는 함안군 산인면에 자리 잡고 있다.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함안IC에 내려, 가야읍 소재지로 진입한 후 지방도 1004호선을 3.5km 정도 달리다 보면 도로변에 입곡군립공원이라는 입간판을 발견할 수 있다. 입간판을 지나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물막이를 해 둔 거대한 제방을 맞닥뜨리게 되는데, 차가 쌩쌩 달리는 고지대의 고속도로에 그렇게 큰 저수지가 바싹 붙어 조성되어 있으리라고 쉽게 짐작하기 어려운 광경이다. 입곡저수지는 일제강점기였던 1918년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협곡을 가로막아 만든 저수지로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저수지를 비롯해 출렁다리와 총연장 4.29㎞의 산책로와 운동장, 산림욕장 등 주변 약 100만㎡가 1985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폭 4km, 저수량 710만t으로 함안에서 가장 큰 저수지로 알려져 있으며 극심한 한발이 발생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연중 저수지 면적의 95%가량 평균 저수량을 유지하고 있어 잉어, 붕어, 뱀장어, 베스 등의 민물고기가 많이 서식한다. 때문에 이 추운 계절에도 낚시꾼들이 텐트를 치고 매서운 겨울바람을 피해가며 낚싯대를 드리우는 천연 낚시터로 유명하다. 아울러 봄이면 주변 산책로에 벚꽃이 만발하고 동쪽으로 뻗은 산등성이와 암벽 사이에 진달래가 흐드러지며, 계절과 관계없이 짙푸른 상록수가 제 빛을 잃지 않는 아름다운 호수이기도 하다.


    ▲강물 같은 저수지

    길은 제방에서 시작해 출렁다리를 지나 주차장에서 반환점을 찍고 운동장을 지나 원점으로 회귀하는 코스로 잡아도 좋고, 반대로 주차장에 차를 두고 산등성이의 산림욕장을 돌아 팔각정을 향해 걸어들어가서 출렁다리를 반환점으로 설정해 운동장을 지나오는 코스로 잡아도 좋다. 군립공원 내에 조성된 길을 모두 걸으면 8㎞에, 2시간가량이 소요된다. 제방에서 공원입구 쪽으로 바라보거나 물이 유입되는 지점에서 제방 쪽을 바라보면 저마다 다른 방향과 각도임에도 그 끝자락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주남저수지나 봉암저수지가 대략적으로 둥그스름한 연못 같이 생겼다면 입곡저수지는 연못 양쪽을 잡아 길게 늘여놓은 듯한 파이프담배 모양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저수지를 사이에 두고 도로변 쪽은 주차를 하거나 저수지 쪽으로 접근하기가 편리하지만 반대편은 거대한 암석과 절벽으로 이루어져 상류 지역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접근이 어려운 비대칭적 지형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제방에서 저수지 쪽을 바라보면 저수지를 중심으로 왼편에는 깎아지른 절벽에 우거진 송림이, 오른편으로는 완만한 경사지에 활엽수림과 침엽수림이 우거져있는 울창한 숲을 볼 수있다. 강태공들이 즐겨 찾는 지점 또한 오른쪽 도로변 중상류 지역과 반대편 상류지역인데, 그 일대에 수초가 잘 우거져 있어 손맛보기가 좋은 포인트로 알려져 있다.


    산림욕장 내 팔각정
    휴게데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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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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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렁다리를 건너면

    입곡저수지는 정자 형태의 전망대나 탐방데크가 인공구조물의 전부인 여느 저수지와는 다르게 저수지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멋진 건축물을 가지고 있다. 바로 출렁다리라고 불리는 연둣빛 현수교이다. 저수지의 중앙을 횡단하는 이 출렁다리는 연장 96m에 보행폭이 1.5m로 교량 양쪽 끝부분 말고는 다리를 지탱해주는 아무런 구조물도 설치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건너는 사람의 발걸음이 만드는 반향을 서로가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국내에서 주탑과 주탑 사이가 가장 긴 현수교량으로 알려져 있으며 입곡군립공원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2009년에 완공했다. 출렁다리 위에서는 시베리아나 고비사막의 드넓은 벌판에서 이곳까지 몰려온 듯한 강한 회오리바람소리를 들을 수 있다. 협곡 안에서 불어나오는 그 세찬 바람이 스치는 수면도 잔잔함을 넘어 강의 중상류처럼 높고 크게 일렁인다. 출렁다리를 건너다 보면 바로 앞쪽으로 산보객들의 쉼터인 팔각정이 올라앉은 거대한 기암절벽이 시야를 막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암석 전체가 물에 반사된 청명한 푸른색과 단풍잎 같이 붉은 흑색이 한데 섞인 신비로운 색감으로 은은하게 빛난다. 봄이나 여름에는 버드나무 가지가 수면에 길게 늘어지고, 백로가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다리 위로 날아든다 하니 다음해 봄에 들러보면 좋을 듯싶다.


    ▲둘레길을 걸어보자

    팔각정을 지나 군립공원 입구로 나가는 길은 낙엽을 밟으며 가을과 겨울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폭신폭신한 산책로다. 곳곳에는 주홍색 주목열매가 단단하게 익어가고, 굴피나무, 떡갈나무, 굴참나무, 두릅나무, 배롱나무 등 키가 껑충하게 큰 활렵수들이 잎을 모두 떨군 채 겨울바람을 맞고 있다. 또 길 아래로 내려가 물에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전망대도 설치돼 있어 한적한 강변마을 같은 입곡의 정취를 맘껏 감상하기 좋다. 주차장을 반환점으로 삼아 돌면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터와 농구와 축구 배구 등을 즐길 수 있는 다목적 운동장, 인공폭포 시설, 수목과 야생화가 숲을 이룬 입곡문화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주말이면 운동을 즐기는 동호회원들이 다목적 운동장을 즐겨찾고, 여름이면 시원한 인공폭포가 장관을 이룬다.


    ▲입곡문화공원

    입곡문화공원은 다목적운동장 안 골짜기 6만250㎡의 면적에 나무 1만여 그루를 비롯해 야생화 약 3만5000 뿌리가 심겨져 있는 생태 학습장이자 각종 식물 관람시설이다. 야생화 꽃밭과 상록교목이 터널을 이루는 가로수 길과 연못,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고 평소 보기 어려운 식물이 유리온실에 식재돼 있어 열대성 꽃과 잎을 관람할 수 있다.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야생화 꽃밭은 원추리, 상사화, 기린초, 쑥부쟁이, 꽃창포, 털부처꽃, 수선화 등 아름다운 우리 꽃 17종류가, 가로수 길에는 흰꽃 남천과 조형소나무, 왕벚나무, 자귀나무, 느티나무, 꽃댕강, 영산홍, 흰말채나무, 황매화 등이, 유리온실에는 먼나무, 녹나무, 굴거리나무, 하귤나무 등의 교목류와 소펄, 관음죽, 멀꿀, 중대가리나무, 탐라산수국, 돈나무 등의 관목류 식물이 살고 있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유성승마장도 있어 승마를 즐길 수도 있다. 꾸준한 훈련 뒤 어느 정도 말타기가 안정 궤도에 접어들면 군립공원 길을 돌아보는 외승을 즐길 수도 있다고 한다.


    주변 볼거리

    ▲도항·말산리 고분군과 함안박물관

    함안군, 특히 입곡저수지와 인접해 있는 가야읍은 옛 아라가야(阿那伽倻)의 근거지로 찬란한 가야의 유적들이 곳곳에 분포해 있다. 입곡저수지를 돌아보았다면 가야읍 도항리 484 일대의 도항·말산리 고분군과 함안박물관을 둘러보고 오는 것도 좋다.

    도항·말산리 고분군은 지정면적 4만1207㎡인 아라가야 최대의 고분군 유적으로, 말산리고분군과는 같은 구릉 내에 있다. 도항·말산리고분군은 현 행정구역상의 구분에 따른 것으로 이들을 합쳐 ‘함안 말이산고분군’이라고도 한다.

    최초의 조사는 일제강점기인 1917년 일본인 이마니시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이후에는 1992년 창원문화재연구소에 의해 이 유적의 최북단에서 아파트공사로 파괴된 대형 토광목곽묘가 발굴됐다. 곽의 내부에서 거의 완전한 형태의 말갑옷 1령을 비롯한 다량의 유물들이 출토돼 학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이 고분군은 다양한 형태의 아라가야 지배층의 군집묘역으로 알려졌으며 연대는 4세기 말경으로 추정된다.

    이들 무덤은 소형무덤이 먼저 만들어지다가 이후에 큰 규모의 대형무덤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은 함안을 중심으로 한 작은 가야국에서 보다 넓은 지역을 지배하는 아라가야 단계로 발전했음을 보여준다. 그 후 1992∼1994년 창원 문화재연구소가 3차례에 걸쳐 발굴조사를 실시, 다양한 내부구조를 하고 있는 113여 기의 무덤 안에서 많은 양의 각종 토기·철기·장신구와 사람의 뼈가 발견되었다.

    이때 출토된 수장층의 말 갑옷, 환두 대도, 옥재목걸이와 같은 지배계급의 유물과 수레바퀴모양토기, 화염형 투창고배 등의 토기류 등은 고분군 바로 옆에 자리한 함안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아라가야의 특징적인 토기인 불꽃무늬 토기의 굽다리 부분과 불꽃 모양의 투창을 형상화해 놓은 박물관 입구 구조물이 매우 인상적이다.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5시, 관람요금 성인 500원/군인 및 청소년 300원/초등학생 200원, 월요일 휴관, ☏ 055)580-3901


    글= 김유경기자 bora@knnews.co.kr

    사진= 성민건기자 mkseong@knnews.co.kr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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