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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큰소리치면 통하는 사회- 김학규(전 마산삼진중 교장)

  • 기사입력 : 2012-01-11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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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구리를 끓는 물에 집어넣으면 바로 뛰어 나온다. 끓는 물에서는 바로 죽음을 감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가운 물에 넣고 서서히 가열하면 개구리는 물에서 뛰어나오지 않고 서서히 죽는다.

    어느 기관도 직면한 위기에는 즉시 대응해 극복하고 노력하는 반면, 심각하게 인지하지 못하는 위기로 인해 서서히 몰락할 수 있다는 비유이다.

    창원시 중앙로 경남도청 앞 우청룡 명당에 자리 잡은 하얀 건물이 바로 경남교육의 산실이고 교육행정의 지휘 본부인 경남교육청이다.

    젊은 교사 시절에 내가 아는 교육청의 이미지는 권위의 상징이고 지시, 명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지휘체계가 확립된 곳, 그래서 항상 엄숙하고 조용한 곳으로만 알았다.

    요즘에는 현대판 신문고인 교육청 홈페이지의 민원창구에는 각계각층의 요구와 질타의 목소리가 넘치는 것도 모자라 구호성 펼침막을 내걸어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마당에 텐트를 치고 숙식까지 하면서 일인 침묵시위는 기본이고 각 단체의 메가폰 소리가 하루가 멀다 하고 울려 퍼지고 있다고 한다. 교육청은 교육의 구심점이자 경남교육의 밑그림을 구상하는 곳이다. 다른 어느 기관보다 더 조용하고 모범이 돼야 할 이곳이 시끄러운 장소로 변해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다.

    창원에 있는 공공기관 청사 중에는 도청 다음으로 교육청 건물이 큰 줄 알고 있다. 건물이 큰 만큼 할 일도 많은 곳이다. 크고 작은 학교만 하더라도 900개가 넘고 학생 수만 하더라도 몇십 만명이다. 하루에도 보이지 않게 수많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 옛날처럼 부모들이 내 자식 하나라도 책임 있게 지도하지 않고, 어른들도 어쩌다 비행청소년을 만나게 되면 지도보다는 방관하는 세상에서 모든 책임을 학교가 전부 떠안고 있다. 물론 우리 교육청이 전부 잘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우리와 같이 도서벽지가 많고 지형이 비슷한 전남지방에는 자기 고장의 교육문제만은 보다 신중하게 접근한다고 한다.

    교육은 미래를 설계하는 일이다. 교육청이 미래의 주역에게 어떤 교육을 시켜 앞길을 열어 줄 것인가 심도 있게 생각하고, 어떤 교육의 틀을 짜야 할지도 깊이 고민해야 하는 곳이다. 치열한 세계 경쟁 속에서 시대의 흐름에 맞는 자질과 인성을 갖춘 인재 없이는 우리 교육이 살아남을 수 없다.

    내 경험으로는 당시의 옳다고 교육한 것이 시대가 바뀌고 보면 그렇지 못한 경우도 생길 수 있고 또 당시에는 바르지 못한 것이 세월이 흐른 후에는 뒤바뀌는 경우도 보았다. 교육은 할수록 겁이 나고 조심스러워 지금 당장 잘한다고 상도 줄 수 없고 그렇다고 잘못했다고 심한 벌도 주지 않는다. 교육의 실패는 당장 눈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아마도 10년, 20년 뒤 어떤 형태로든 우리 사회에 악영향을 미친다.

    교육청에서의 집단 시위나 집회는 다른 기관과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래의 주인공에게 크나큰 영향을 안기게 된다. 교육정책을 입안하는 사람들에게도 신중하고도 깊은 혜안이 요구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여론몰이와 여러 단체들의 집단행동이 잦아질수록 서서히 가열되는 물속에서 개구리가 죽어가듯 우리 교육의 경쟁력이 저하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는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라고 본다.

    김학규(전 마산삼진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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