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6일 (월)
전체메뉴

[그곳에 가고 싶다] 진해기지사령부 내 이승만 대통령 별장

높다란 군부대 담장 너머 현대사 흔적 찾기
1950년대 수차례 회담 열린 별장
‘휴전선 다리’ 놓인 한반도 연못 눈길

  • 기사입력 : 2012-01-12 01:00:00
  •   
  • 창원시 진해구 현동 진해기지사령부 내에 있는 이승만 대통령 별장.
     
    이승만 대통령 별장 응접실.
     
    이승만 대통령 별장의 한반도 모양 연못.
     


    창원시는 큰 규모만큼 역사유적지도 많다. 그중에서 군부대 내에 있어 일반인들의 방문이 쉽지 않지만 한 번쯤 들러볼 만한 곳이 있다.

    창원시 진해구 현동 진해기지사령부 내에 있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별장과 정자이다. 해군의 진해군항문화탐방은 20인 이상 관광버스를 동반한 단체에 한해서 인터넷으로 신청을 받아 방문을 허락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별장과 정자 외에도 ‘해군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손원일 제독상, 해군 업무를 시작한 곳을 기념하는 ‘해방병단 시무지지 표석’도 볼 수 있다.

    진해기지사령부의 도움을 받아 군부대 내에 있는 역사유적지와 탐방 신청 방법을 소개한다.


    ◆이승만 대통령 별장

    우리나라 초대 대통령이었던 이승만(1875~1965) 박사의 별장은 누가 어떤 용도로 지었는지 알 수 없지만 과거 일제 시대에 일본 통신대가 거주하던 곳이다. 1905년을 전후해 건축됐으며, 1945년 해방 후 해군에서 인수, 개축해 1949년부터 대통령 별장으로 사용됐다.

    별장 앞에 다다르니 운치 있는 정원이 먼저 반긴다. 30여 종의 정원수로 가꾸어진 정원에는 수령 100년이 넘은 배롱나무, 벚나무, 동백나무 등이 눈에 띈다.

    휴전선을 상징한 다리가 가운데에 놓여 있는 우리나라 지도를 형상화한 연못도 있다. 이 전 대통령은 통일이 되면 가운데 놓인 다리를 없애라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원에는 타이완 중화민국 장제스(1887~1975) 총통이 양국 우의를 다짐하며 식수한 소나무과의 히말라야시다가 심어져 있었으나 태풍 매미 때 꺾여 같은 종으로 교체했다.

    한옥과 양옥을 절충한 ‘ㄱ’자형 별장은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대지 996㎡(302평), 건평 217㎡(66평)의 정남향 한옥으로 집무실 겸 응접실, 경호실장실 및 기타 부속실로 구성돼 있다.

    집무실 겸 응접실에는 장제스 총통의 부인이었던 송미령 여사가 직접 수를 놓아 기증한 수 작품과 박생광 화백이 기증한 그림, 학산 손형일 선생의 ‘구곡가’를 담은 병풍, ‘和樂(화락)’이라고 쓰인 이승만 대통령의 친필 글씨가 있다.

    대식당 겸 회의실에서는 ‘敬天愛人(경천애인)’이라고 쓰인 이승만 대통령의 친필 글씨와 ‘民爲邦本(민위방본)’이라고 쓰인 친필 서각본도 볼 수 있다.

    별장 안에는 일본 통신대 시절 뚫었다는 비상 탈출구도 있다.

    주방에는 이 대통령의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가 직접 요리를 하던 조리대와 싱크대도 눈에 들어온다. 싱크대는 당시 우리나라에서 구할 수가 없어서 이탈리아에서 수입해 우리나라 최초의 싱크대로 추정된다.

    별장 아래에는 이 대통령이 낚시를 했던 전용낚시터와 해안 부두가 있지만 군부대 보안상 볼 수 없다.

    이 별장은 이 대통령 재임 당시 주요 외국 인사들을 초청해 수차례 회담을 개최하기도 한 역사적인 건물이다.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실내 시설물 일부를 보수했으며, 1990년 1월 15일 문화재로서의 역사적 가치가 인정돼 경남지방유형문화재 제265호로 지정됐다.



    해안 절벽에 위치한 육각정.

    ◆육각정

    별장 서쪽 약 50m 지점의 해안 절벽 위에는 10㎡ 규모의 육각형 정자가 있다. 이 정자는 1949년 8월 6일부터 8일까지 타이완 중화민국 장제스 총통을 초청,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의 집단안보체제 강화를 위한 태평양동맹 결성을 위한 예비회담 개최를 필리핀 퀴리노 대통령에게 제의하기도 했던 곳이다. 당시 회담에는 이승만 대통령과 장제스 총통, 미군정 장관이었던 하지 중장, 그리고 우리나라 초대 국회의장 신익희 선생이 참석했다.


    손원일 제독상
     
    ◆손원일 제독상

    진기사 정문을 통과해 울창한 나무들로 우거진 쭉 뻗은 길을 따라가다 보면 진기사 본청 건물이 나타난다. 그 앞에 저 너머 바다를 바라보며 서 있는 동상이 있는데 바로 대한민국 해군의 창시자인 손원일(1909~1980) 제독상이다.(1997년 건립, 높이 3m, 기단 높이 3m)

    손 제독은 1945년 8월 해사대를 설립하고 동지들을 규합해 11월 11일 해방병단(해군)을 창설하고 해방병단장으로 취임했으며, 1946년 1월 해군병학교(해군사관학교)를 창립하고 초대 교장이 됐다. 또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초대 해군총참모장(해군참모총장)에 취임, 1949년 해병대를 창설했다. 한국전쟁 중에는 국군의 최선임 지휘관으로 활약, 해군 중장으로 전역한 뒤 국방부 장관, 초대 서독대사, 한국반공연맹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해방병단 시무지지 표석.
     
    ◆해방병단 시무지지 표석

    조국의 바다를 지켜보고 있는 손원일 제독상을 지나 부두에 다다르면 큰 비석 하나가 세워져 있는데 ‘해방병단 시무지지 표석’이다. 이곳은 1945년 11월 11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에서 해군의 전신인 해방병단 결단식을 마친 손 제독을 비롯한 창설 요원들이 진해로 이동해 11월 14일 구 일본 해군 항무부 건물에 입주해 첫 집무를 시작한 장소이다. 해군은 손 제독의 창군정신을 기리기 위해 이곳에 표지석을 세웠다.

    해군이 지난 2008년 진해군항문화탐방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개방한 이승만 대통령 별장은 지난해에만 전국에서 1만4000여 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해군의 모항 진해에서 우리나라 초대 대통령의 체취를 느끼며 60여 년 전 현대사의 격동의 무대로 함께 떠나 보자.

    글= 김진호기자 사진= 성민건기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진호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