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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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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여행 ④ 고성 수로요·보천도예창조학교

경남을 가다- 체험여행 ④ 고성 수로요·보천도예창조학교
‘조물조물’ 흙으로 빚는 나만의 세상
‘빙글빙글’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추억

  • 기사입력 : 2012-01-26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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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성군 구만면 효락리 수로요·보천도예창조학교 전경.
    고성군 구만면 효락리 수로요·보천도예창조학교 도자기체험실에서 직무연수를 받고 있는 교사들이 자신의 창작도예 작품을 다듬고 있다./성민건기자/
    연수를 받고 있는 교사들이 물레체험을 하고 있다.
    실내도자기전시장
    민속품전시장
    야외공룡도자전시장


    왼손으로 바깥을 감싸며 안에 넣은 오른손 중지에 천천히 힘을 준다. 제법 그릇 모양새가 만들어져 간다. 잠깐 힘의 균형이 안 맞으니, 금세 모양이 흐트러진다. 물레 체험 시간이다. 강사의 도움을 받아 작은 그릇 하나를 만들었다. 체험여행지로 이번에는 고성의 도자기체험학교를 들렀다. 고성군 구만면 효락리 수로요·보천도예창조학교. 마침 방학을 맞은 교사들이 이곳에서 도자기 체험수업을 받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찾아갔다.


    창원을 기점으로 국도 14호선 고성 방면으로 가다가 배둔사거리에서 구만면 쪽 지방도 1002호선을 따라가면 5분 거리다. 옛 구만중학교가 도자기체험학교로 탈바꿈했다. 이곳에 보천도예창조학교를 연 이는 도예가 보천 이위준(56)씨. 도예체험학교 운영 20여 년의 경험이 있는 그는 지난 2008년 김해에서 고성으로 옮겼다.

    직무연수 중인 교사 20여 명의 틈에 끼여 체험학습 코스를 둘러봤다. 도자기만들기와 전통문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갖췄다. 민속품 전시장과 전통도자기 전시장, 현대 도자기 전시장, 토끼장, 장승, 야외공룡도자전시장, 창작도자기전시장, 규화목 전시장 등등. 그래서 소풍이나 캠프, 수련장소로 학교나 기업체, 각종 단체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1만4000여㎡에 옛 교사는 각종 전시장과 숙소로, 천연잔디의 학교 운동장도 야외전시장과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좋은 공간으로 변했다.

    도예창조학교장인 이씨의 안내로 먼저 본관 건물에 있는 민속품전시장을 관람했다. 그가 20여 년을 공들여 수집한 물건이다. 써레, 새끼틀 등 옛 농기구와 호롱, 요강 등 생활용품은 어른들에게는 옛 기억을, 학생들에게는 조상의 삶을 이해하는 교육의 장이 된다. 나무로 된 쥐덫, 옛날 다리미, 옛날 담배, 옛날 교과서 등의 물품들이 추억을 더듬게 한다.

    실내도자기전시장은 이씨의 전통도자기 전시장과 아들 재림씨의 현대도자기 작품을 모아 진열했다.

    본관 건물 오른쪽에 있는 차밭으로 이동한다. “녹차는 뿌리가 하나이고 잔가지는 없습니다. 대부분의 식물은 꽃과 열매가 함께 하지 않는데 녹차는 꽃과 열매가 함께 하기 때문에 실화상봉수(實花相逢樹)라 합니다.” 현장에서 이씨의 차 강의가 이어진다. 봄이 되면 채다·제다·음다 체험을 할 수 있다. 김해에서 차문화제를 8년 정도 한 경험을 살려 내년 정도 차문화제도 열 예정이다.





    운동장 한편에 토끼사육장과 줄지어 선 장승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야외공룡도자전시장은 ‘공룡나라 고성’과 연계한 도자전시장. 운동장 가장자리를 따라 공룡을 주제로 한 여러 종류의 공룡도자가 전시돼 있다. 수코미수스 공룡대장군, 축구공을 든 플레시오사우르스, 도자기 속에서 부화된 트리케라톱스, 요구르트병에 머리를 박은 공룡, 생수병을 감싸고 있는 공룡상 등등. 이씨는 체험참가자들에게 잠재력을 자극하는 다양한 스토리텔링으로 공룡세계로 안내한다.

    이런 식이다. 제목 ‘감전 직전’ 도자공룡 앞에서, “새끼 트리케라톱스가 처음 보는 전기코드를 신기한 듯 만지고 있네요. 백악기에는 없었던 전기가 마냥 신기한 모양입니다. 하지만 자칫하다간 감전이 되고 말겠어요. 여러분들이 장난기 많은 아기 공룡에게 조심하라고 전해 주세요. 소중한 전기이니만큼 안전에도 신경 써야 한답니다.” 창의적 도자공룡에 교훈적 내용을 담았다.

    도자기체험장으로 들어간다. 4대의 물레가 놓여 있다. 이씨는 아들 재림씨와 함께 도자기 만드는 과정을 교육한다. 물레를 이용한 도자기뿐만 아니라 핀칭, 코일링 등 여러 기법으로 창작도자기를 만들 수 있다. 연수 교사들은 자신의 창작도예 작품을 다듬는다. 종강 전날이라 그런지 막바지 수업열기가 뜨겁다.

    보통 도자기를 만드는 과정은 물레에서 성형한 후 다듬는 정형과정을 거쳐 초벌구이, 이어 유약을 바르고 재벌구이를 거친다. 여기서는 자신의 창작품을 만들어 놓으면 가마에서 구워 보내준다.

    강의실 벽면 3곳에는 학생들의 창작도자기대회 입상 작품 수백 점이 전시돼 있다. 창작도자기대회는 보천도예창조학교가 전국 초중고생들을 대상으로 창의력 향상을 위해 매년 열어 오고 있다. 오는 5월에는 제5회 대회가 4일간 열린다.

    창작도자기대회에 대해 이씨는 “흙으로 자유롭게 자기만의 창의적 표현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단순한 생각에 머무르지 않고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흙으로 마음껏 주물러 도자기로 완성되는 신비로움은 또 하나의 쾌거다. 학생 개개인의 독창적인 생각을 표현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기발한 발상과 재치 있는 아이디어로 새로운 창작활동과 천년의 찬란한 도자기 문화도 접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했다.

    학생들 단체 견학 때는 도자기 타임캡슐도 만든다. 각자의 소원을 새긴 도자기 타임캡슐에는 학창시절의 소중한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이 외에도 천연염색코너도 있다. 황토염색, 양파염색 등을 배울 수 있다.

    4, 5, 9, 10월은 평일에도 예약이 꽉 찬다. 신나는 놀거리는 체험활동의 또 다른 재미. 초대형 그네와 널뛰기, 대형줄넘기, 투호를 할 수 있으며, 족구장, 농구장, 탁구장 등이 있어 체력단련도 겸할 수 있다. 최대 1일 300명까지 동시 수업이 가능하다. 1박2일 체험 때는 대형 바비큐와 세미나실을 이용할 수 있다.

    체험코스는 A(나만의 도자기만들기-자유성형), B(A코스+물레체험), C(물레체험 및 성형), D(초벌기물에 그림그리기), E(다양한 항아리에 조각하기), MT코스(1박2일)가 있다. 추가선택으로 녹차수제비 시식, 채다·제다·음다, 천연염색, 다례체험, 도자기 타임캡슐 제작 등이 있다. 코스에 따라 소요시간은 1~3시간, 비용은 1만1000원에서 3만3000원. 주말 개인 체험은 예약을 해야 하며 체험시간은 오전 10시~낮 12시30분, 오후 2시~4시30분. 네이버 검색창에 수로요를 치면 보천도예창조학교 홈페이지로 들어간다. 여기에서 체험신청하기를 클릭하면 예약할 수 있다. ☏ 055)672-4272.

    ※‘경남을 가다-체험여행’의 체험 아이템과 체험마을을 추천받고 있습니다. ☏ 055)210-6090 경남신문 문화체육부.


    ☞ 근처 가볼만한 곳

    ▲ 당항포 관광지- 고성군 회화면 당항리에 있는 전국 최대 공룡 테마파크. 올해 공룡세계엑스포가 3월 30일부터 6월 10일까지 열린다.

    ▲ 공룡박물관- 고성군 하이면 덕명리에 있다. 상족암 공룡발자국과 함께 1억만년 전 공룡세계를 접할 수 있다.

    ▲ 옥천사- 고성군 개천면 연화산도립공원 내에 있는, 신라 때 의상조사가 창건한 화엄 10대 사찰. 보물 제495호인 임자명반자 등이 있으며, 청련암, 백련암, 연대암 3개 암자가 있다.

    ▲ 적석산- 고성군 구만면과 마산합포구 진동면 양촌리 사이에 있으며, 해발 497m. 날씨가 맑을 땐 진동바다와 고성 동해면 바다가 보이며, 정상 전체가 바위를 차곡차곡 쌓아올린 듯 만들어진 산이다. 도예학교에서 왕복 2시간30분 소요.


    글= 이학수기자 leehs@knnews.co.kr

    사진= 성민건기자 mkseon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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