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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토마티나와 동네축제- 이장환(마산대 교수)

마산 원도심 거리서 경남딸기로 세계적 축제 만들었으면…

  • 기사입력 : 2012-01-27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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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처럼 일주일 내내 강추위가 맴돌고 있다. 겨울과 각을 세우고 살아가야 하는 시설원예 종사자들에게는 바깥 기온 1도 내려가는 것이 바로 돈과 연결된다. 아니 바깥에서 작업을 하는 모든 분들에게 그래서 이 1월의 끝은 모질기도 하다. 하지만 다음 주 주말이 입춘이다. 이 땅에 살아가노라면 순환하는 자연의 오묘한 법칙을 그렇게 감사하게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을 수가 없다.

    올해 경남도에서는 시설원예 산업에 대한 지원사업으로 지난해보다 많은 636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한다. 전국 생산량의 44%를 차지하는 경남딸기의 경우 딸기명품화 지원사업으로 기능성딸기 생산단지 조성, 딸기체험마을 육성, 딸기하우스 현대화 지원 등 3개 사업에 경남도는 올해 29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왕이면 이러한 지원효과를 명확히 드러내고, 우리 지역 명품원예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면서 확실하게 지역경제에 도움될 방법은 없을까. 농민과 지역민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농산물과 연계된 멋진 지역축제는 가능할 수 없을까.

    지난해 경남의 지역축제 몇 곳을 다닌 적이 있다. 대다수 축제에서 공통적인 고객유인 행사가 이름이 알려진 유명가수를 동원하는 것이다. 어떤 가수가 오느냐에 따라 참가자의 수와 특성도 드러나게 된다. 축제는 우리 생활에 쉼표를 만들어 가는 것이란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지만 너무 구태의연하지는 않은가. 나아가서는 노년층 중심의 축제로 끝내지 않고, 젊은이들이 자발적으로 함께 참여와 동참을 이끌어 내면서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지역민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축제는 불가능한가. 가장 지방적이면서도 가장 세계적인 축제를 만들어 가는 아이디어는 없을까 궁금하다.

    예를 들어 창원의 마산지역 원도심처럼 철저하게 시민들로부터 버림을 받은 지역은 어쩌면 축제를 통해 세계적인 명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자세히 보면 창동만한 사연의 실타래가 묻힌 보물덩어리가 드물다. 그곳에는 캐낼 수 있는 무궁무진한 콘텐츠가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제 창동에도 시청의 지원을 받아 마산이 낳은 작가 문신씨의 장남이 예술촌 촌장이라는 구원투수로 나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가고 있다. 또 이 지역에는 진해 군항제와 국화축제와 같은 아름다운 축제들이 있다. 하지만 마산 원도심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들고 강렬한 콘텐츠를 제시해 본다면 어떨까.

    1945년 스페인 작은 마을에서 우연하게 시작된 토마토 던지기 행사가 지금은 각국의 젊은이들이 운집하는 ‘라 토마티나’라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축제이자 세계적인 토마토축제로 발전했다. 우리나라에도 이를 모방해 일부 지역에서 토마토 축제행사를 벌이고 있기는 하다.

    가장 경남적인 것을 세계적인 축제로 만들 수는 없을까. 경남에는 토마토보다 투척하기에 안전한 경남딸기가 있다. 축제는 딸기배틀부터 젊은이들이 환호하는 디스코텍 제공과 현장에서 댄싱퀸을 선발하는 등 핑크빛으로 물든 스트로베리축제에 참여 인증샷 체험이야말로 젊은들에게 사랑받는 문화 신드롬이 될 것이다. 특히 커다란 원예시장터를 만들어서 농민과 젊은이가 어울려 슬로푸드 지향의 축제를 연다면 더욱 신나는 자연친화축제가 될 것이다.

    이왕이면 쇠락해가지만 세련된 마산 원도심 거리에서 한바탕 판을 벌인다면 참여자인 젊은이들에게는 섬세하고도 쿨한 경남축제의 이미지가 각인되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딸기라는 모티프로 농민도 살고 쇠락해가는 도시의 원도심도 살릴 수 있는 가장 경남적이면서 세계적인 것을 한번 만들어 볼 수는 없을까.

    이장환(마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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