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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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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여행 ⑧ 의령 자굴산 한과체험

경남을 가다-체험여행 ⑧ 의령 자굴산 한과체험
전통 참맛을 만드는 맛있는 시간
산기슭에서 마시는 차 한 잔의 추억

  • 기사입력 : 2012-02-23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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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과체험을 마친 관광객들이 문화체험관 앞 데크에서 차를 마시며 정취를 즐기고 있다.

    의령조청한과 문화체험관에서 체험객들이 김현의(오른쪽 두 번째) 대표와 함께 우리농산물로 직접 만든 조청 엿강정과 찹쌀유과를 들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전강용기자/

     
    한과 문화체험관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축구를 하고 있다.
     
    충익사 옆에 위치한 남산산책로와 구름다리.



    역사와 충효의 고장 의령으로 체험여행 발길을 잡아보자. 자연과 역사, 경제·문화예술의 향기가 대도시에 비해 절대 뒤지지 않는 곳이 바로 의령이다. 의령에는 망우당 곽재우 홍의장군을 비롯, 풍전등화의 국난을 맨몸으로 지켜낸 의병들의 충의정신이 살아 있다. 일제시대 임시정부 자금책을 맡으면서 독립운동에 온몸을 바친 백산 안희제 선생의 항일 독립정신이 고장을 감싸고 있다. 특히 일제시대와 조국 근대화 시기 민족경제 건설에 투신, 세계 굴지의 기업인 삼성그룹을 탄생시킨 호암 이병철 회장의 기업가 정신이 흘러내려 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으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의령에는 또다른 자랑거리가 있다. 바로 자굴산. 의령지역을 산맥처럼 감싸면서 의령을 품고 있는 산이 자굴산이다. 자굴산을 오르는 길이 정말 많기 때문에 어느 코스가 좋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다만 의령군 칠곡면 내조리 위쪽 자굴산 7부 능선인 쇠목재까지 2차선 도로가 잘 닦여 있어 이곳으로 방향을 잡으면 편하게 자굴산을 찾을 수 있다.

    쇠목재에서 왼쪽으로 5분쯤 차로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온다. 차를 세워두고 잘 놓여진 나무계단을 따라 10분 정도 올라가면 한우산 정상에 이른다. 노인과 아이도 쉽게 올라갈 수 있게 정비돼 있어 가족끼리 많이 찾는 곳이다. 진주를 휘감아 내려오는 남강줄기와 산봉우리, 마을이 눈 아래 펼쳐진다. 매년 5월 10일께 한우산 철쭉제가 열리는데, 각양각색의 진달래와 철쭉이 운치있는 풍경을 연출한다.

    쇠목재에서 오른쪽으로 향하면 자굴산이다. 50분 정도 오르면 정상이 나오고 정상에서 2시간 정도 걸리는 둘레길이 있어 자굴산에서 야생하는 꽃과 식물을 보는 재미가 참 좋다. 날씨가 좋으면 지리산 천왕봉도 멀리 보이기도 한단다. 산행을 마치고 칠곡면 내조마을로 돌아오면 동동주와 손두부도 맛볼 수 있다.

    무엇보다 내조마을 입구에 떡하니 자리 잡은 ‘(주)의령조청한과(대표 김현의·최성대) 문화체험관’에 들러 선조 때부터 별미로 만들어 먹던 ‘한과’ 만들기 체험을 하는 것도 의령을 찾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청정지역 자굴산 내조마을 입구에 있는 의령조청한과는 4000여 평의 넓은 잔디밭이 있는데, 축구장, 족구장, 미끄럼틀, 그네, 시소가 있어 어린이 등 방문객들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잔디밭 놀이터에서 뛰고 놀 수 있다. 1만여 평의 부지 가장자리에는 야생화 산책로가 있어 봄에는 산수유, 매실, 목련, 벚꽃이 향기를 발산하고, 여름에는 백리향, 천리향, 인디언프리지아, 참달맞이꽃이 “날 좀 보소”라고 소리친다. 물레방아 돌아가는 연못에는 금붕어떼가 몰려들고 수련도 자태를 뽐낸다.

    체험관 뒤쪽에는 유기농 채소밭이 200평가량 있다. 겨울초와 시금치가 추운 날씨를 견디고 있는데, 시금치나물이 너무 달아 설탕을 넣은 줄 착각할 정도이다. 지난해 숙성한 퇴비만을 써서 재배한 깻잎과 콩잎, 자굴산 다래순과 오가피순으로 짜지 않은 장아찌도 담가 놓았고 5년 이상 숙성된 토종 된장이 단맛을 더해 체험객들이 한번 찾으면 귀가할 줄 모르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본격 체험을 위해 의령조청한과 문화체험관으로 들어가 보자. 넓은 테라스를 지나 로비로 들어가면 ‘석탑산업포장증’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또 ‘신지식 농업인장’을 비롯한 각종 상패들과 한과와 조청의 유래와 종류 등이 알기 쉽게 패널로 만들어져 전시돼 있다. 한과체험관은 50명이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여기에는 크고 작은 세미나실과 한식(슬로푸드) 체험공간, 민박도 가능하다. 야외 테라스에서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마시는 차 한 잔은 구수한 유과 한입과 함께 행복감에 빠지게 한다.

    주말을 맞아 가족들과 한과체험관을 찾은 손옥경(김해)씨는 “체험관에서 유기농 채소와 장아찌로 건강밥상을 먹고 민박한 후 자굴산 둘레길을 돌아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고 도시의 먼지를 털어내면 삶의 에너지가 재충전될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곳 한과체험관을 찾은 체험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체험프로그램은 조청 찹쌀유과 만들기, 쌀엿강정 만들기, 약과 만들기, 다식 만들기, 망개떡 만들기 등이다.

    한과 만들기 원료 중 쌀 등 주원료는 의령지역 농산물을 사용하고, 찹쌀 등 나머지 원료는 인근지역에서 구입하는 등 지역 농산물만 사용한다. 물은 자굴산에서 흘러내리는 1급수를 공급받아 사용한다.


    ① 쌀로 만든 조청을 팬에 붓는다.

    ② 올리브유·설탕을 넣고 끓인다.
    ③ 끓인 조청에 티밥을 넣는다.
    ④ 하얀 실이 보일 때까지 젓는다.
    ⑤ 하얀 실이 보이면 재빨리 붓는다.
    ⑥ 밀대로 평평하게 민다.

    ⑦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이제 조청 엿강정을 직접 만들어보자. 현미와 흑미를 쪄서 말린 후 뜨거운 소금에 부풀려 놓은 ‘티밥’을 준비해 놓는다. 또 쌀로 만든 조청 300g(1국자)을 프라이팬에 넣고 올리브유 1숟갈, 설탕 1숟갈을 넣는다. 프라이팬에 불을 지피고 조청을 끓인다. 생강가루를 조금 넣으면 맛이 독특한 강정을 먹을 수 있다.

    조청이 끓으면 티밥을 적정량 넣고 버무리는데, 티밥 사이에 하얀 실이 보일 때까지 저으면 된다. 이후 하얀 실이 보이면 재빨리 4각판에 조청과 버무려진 티밥 덩어리를 붓고 평평하게 편다. 체험객의 취향에 맞게 4각판에서 모양을 만들거나 송편처럼 손으로 꼭꼭 쥐어서 만들거나, 새알처럼 둥글둥글 돌려서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4각판을 이용할 경우 칼로 잘라야 하는데, 이때 어린이들의 칼 사용은 위험하기 때문에 보호자나 지도교사들의 엄격한 지도가 있어야 한다.

    한과만들기는 한과를 프라이팬에 버무리면서 조금 먹고, 칼로 자르면서 조금 먹고, 체험객끼리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조금 먹고 그때그때 먹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한과만들기를 체험한 조금란(창원)씨는 “공기가 맑고 깨끗한 곳에서 등산도 하고 한과 만들기라는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면서 “가족끼리 1박2일 일정을 잡아 한과체험을 하고, 밤하늘 별을 보며 자연 속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충익사·남산 산책로와 구름다리·궁류 벽계 찰비계곡·삼성 호암 이병철 생가 등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한과의 기원과 역사

    ‘과일이 없는 계절에 제수로 쓰이기 위해서 곡물과 꿀로 과일을 만들고 여기에 과수를 꽂아 썼다’고 삼국유사 가락국기 수로왕조에 기록돼 있다. 예로부터 농경을 제일의 생업으로 치던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곡물로 만든 떡, 밥, 죽, 장, 엿 등의 음식이 많이 개발돼 보급됐으며, 오늘날까지 계승되고 있다.

    과자류 역시 농경문화의 발달에 따라 곡물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개발됐으며, 시대를 거치면서 종교적인 행사에 필요한 귀한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종교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통일신라시대부터 차 마시는 풍습이 성행하면서 다과상이 발달했는데, 과자류도 급진적인 발달을 했다.

    오늘날 식사 형태가 주식과 반찬, 후식으로 나눠지면서 단맛이 강한 한과가 후식으로 애용되고 있다. 행사음식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을 뿐만 아니라 식사 후 차에 곁들이는 후식이나 간식으로 계속 발전해가는 추세에 있다.


    글=조윤제기자 cho@knnews.co.kr

    사진=전강용기자 jky@knnews.co.kr

    도움말=(주)의령조청한과 김현의 대표 ☏ 055)573-6565, 010-2984-6440

    홈페이지: www.hanga.co.kr

    ※‘경남을 가다-체험여행’의 체험 아이템과 체험마을을 추천받고 있습니다. ☏ 055)210-6090 경남신문 문화체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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