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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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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여행 ⑨ 창원 대산면 단감와인 만들기

경남을 가다-체험여행 ⑨ 창원 대산면 모산리 송등마을 단감와인 만들기
달짝지근한 단감와인에 취하고
전기자동차 타고 시골 정취 즐겨요

  • 기사입력 : 2012-03-08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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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송등마을 다감농원에서 단감와인 만들기에 참여한 체험객들이 6개월간 숙성된 와인을 들어보이며 웃고 있다./김승권기자/
    체험객들이 전기자동차를 타고 송등마을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체험객들이 단감 와인을 만들기 위해 단감을 파쇄기에 넣고 있다.
    체험객들이 장독에서 자연발효된 단감 식초를 뜨고 있다.
    체험객들이 딸기따기 체험을 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뻥튀기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다감농원 제공/



    너른 대산평야가 사방으로 펼쳐져 있고, 지척에 주남저수지를 두고 밀양시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창원시 대산면 모산리 빗돌배기 감미로운 단감마을(송등마을). 단감이 특산품인 창원의 끝자락답게 이 마을도 싱싱하고 좋은 저농약, 무농약 농법의 감이 생산된다. 하지만 이곳은 1차 생산에 만족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가공한 단감와인을 생산한다. 또한 이 과정을 방문객들에게 공개해 함께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하는 신개념 ‘촌동네’다.


    감미로운 단감마을로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다감농원’이라고 적힌 영농조합법인 사무실과 8000여 평의 감밭이 마을을 가로지르는 개울을 끼고 양옆으로 들어서 있다.

    3월 초순, 아직 끝나지 않은 겨울의 시샘 덕에 지금은 앙상한 가지를 뻗은 감나무만 맨몸을 드러낸 채 도열해 있다. 하지만 곧 다가올 따뜻한 봄에는 족두리 모양의 옅은 노란색 감꽃과 반질반질한 연둣빛 감잎이 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넓은 땅에서 단감체험관과 감나무밭을 오가며 주민들의 안내를 받아 와인만들기를 비롯한 다양한 체험을 해 볼 수 있다. 한 번에 최대 700여 명의 방문객도 수용이 가능하다고 하니 대규모로 체험여행을 오는 것도 문제없다.

    흔히 체험객들은 하루만에 속전속결로 자신이 만든 와인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그것은 술 제조 공법상 불가능하다. 와인이 완전히 숙성하는 데는 6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체험객들은 감을 씻어서 파쇄해 발효시키는 과정을 체험한 후, 먼저 다녀간 다른 체험객들이 만들어 놓은 술을 병입해 가져간다. 즉, 반년 단위로 누적된 체험을 와인 숙성 사이클에 따라 여러 사람이 함께 나누어 즐기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단감와인 만들기

    가을에 생산한 단감 중 상품가치가 높은 것은 팔려나가고, 흠집이 있거나 많이 익어 물러진 감이 와인을 만드는 데 쓰인다. 감을 하나하나 압착포장해 저장고에 보관해 뒀다가, 체험객들이 방문했을 때 차갑게 식혀져 있는 감을 꺼낸다.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은 흐르는 물에 감을 깨끗이 세척하는 작업. 이것이 끝나면 감 꼭지를 하나하나 따는 작업을 한다. 이 작은 과정이 미묘한 맛의 차이를 만든다. 꼭지를 그대로 둘 것인가의 여부에 따라서 와인 맛이 달라진다고 한다. 꼭지를 그대로 둔 채 파쇄를 할 경우에는 꼭지를 제거해 만든 와인보다 거칠고 센 맛이 난다고 하니 기호에 따라 달리 만들 수 있다.

    또 시간이 넉넉하다면 감 껍질도 벗겨 과실만으로 술을 담그면 훨씬 부드러운 질감의 와인이 생산된다.

    파쇄를 마친 감은 그 당도를 측정하는 시험에 든다.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재료의 당도가 25브릭스(Brix:우리나라·일본·미국 등에서 사용하는 당도 측정 단위로, 10Brix는 설탕물 10%와 동일한 농도) 이상이 돼야 한다.

    포도주로 유명한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포도원들은 익은 포도를 따지 않고 보르도의 기후에 따라 얼고 녹는 과정을 거치도록 내버려둔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저절로 포도의 당도가 점점 올라가 좋은 와인을 만들 수 있는 적정 당도 기준 25브릭스를 상회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단감은 아무리 달콤하다 해도 25브릭스에 못 미치는 당도를 가진다. 따라서 설탕과 아황산염을 첨가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그리고 한두 시간 지난 후 효모를 넣어 발효시키면 체험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제작과정은 모두 끝이 난다.





    단감와인 맛보기

    바야흐로 기다리던 와인 시음을 할 시간. 장기간 숙성한다 해서 6개월 동안 보관통 입구를 전혀 열지 않고 묵히는 것이 아니라, 저장 후 2개월 정도 지나 침전물을 제거하고 깨끗한 용액을 따로 분리하는 작업을 한다. 물론 이것은 마을주민들이 미리 해두는 작업이다. 이때 아직 완성되지 않은 와인은 감식초와 흡사하다. 시큼하게 코를 찌르는 강한 냄새가 나지만 맛은 꼭 감귤주스처럼 달콤하고 신선하다. 은은한 선홍색 빛깔도 보기 좋다.

    완성된 단감와인은 너무 달지도 않고 너무 새콤하지도 않은 얌전하고 깔끔한 맛이 난다. 와인 즐기기의 정석대로 치즈나 크래커와 함께 먹어도 좋고, 소주처럼 삼겹살이나 생선회와 함께 마셔도 좋다는 것이 제작자들의 조언이다. 제작과정에 참여하고 병입해서 한 병 가져가는데 비용은 1만원이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와인만 만들고 집에 가기가 허전하다면? 너무 성급하게 걱정하지는 말자. 감미로운 단감마을에는 연중으로 진행하고 있는 여러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먼저 봄여름가을 각 계절마다 제철에 생산되는 농산물을 직접 수확해 볼 수 있고, 국궁 체험, 쌀과자와 절편 만들기, 새끼꼬기, 전기차 마을투어, 투호놀이, 비석치기, 장담그기, 김장담그기 등은 언제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와인 만들기와 미꾸라지 잡기, 떡 만들기, 손두부 만들기 등은 최소 20~30명의 인원이 확보될 때 예약을 받아 진행하므로 사전에 협의가 필요하다.



    자고 가셔도 됩니다

    멀리서 찾아왔다면 마을에서 하룻밤 머물고 가도 좋다. 지난 2007년 일사일촌을 맺은 현대 모비스의 협찬으로 지은 황토방(최대 수용인원 20명)을 비롯해 체험관 센터(최대 수용인원 30명), 원두막(2~5명), 스틸하우스 펜션(최대 수용인원 12명)이 숙박객들을 위해 마련돼 있다.

    또 자체적으로 제공되는 저녁과 아침식사는 농림수산식품부 식생활우수공간으로 지정된 농원답게 푸짐하고 깔끔하다. 1인당 3만5000원 정도에 하룻밤 잠자리와 백숙이나 삼겹살을 곁들인 저녁식사, 다음 날 아침 구수한 시골밥상을 받아볼 수 있다. 마을 특별메뉴로 가마솥 소고기 국밥과 단감 비빔밥이 있어 메뉴 선택의 폭도 비교적 넓다.



    다른 계절의 체험도 풍성

    각 지역의 기후나 주민들의 사정에 의해 봄이나 여름에 체험 프로그램이 대거 몰려 있는 여느 체험마을과는 달리, 감미로운 단감마을은 비교적 다양하고 특색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계절에 맞게 편성하려 노력한 점이 돋보인다.

    먼저 봄에는 전기자동차, 가족용 자전거, 꼬마기차 타기 체험과 고설베드 딸기 따기(500g 1팩), 국궁, 투호놀이, 뻥튀기 체험과 달래나 쑥 등 봄나물 채집, 쑥털털이 만들기가 마련돼 있다.

    여름에는 모내기 체험, 감꽃 솎기, 방울토마토 수박 멜론 자두 등의 제철과일 수확과 미꾸라지 잡기, 수서곤충 관찰이 마련돼 있다.

    가을에는 결실을 수확하는 체험이 주를 이룬다. 벼수확, 콩수확, 고구마캐기, 단감따기와 감식초 담그기, 단감와인 담그기, 짚풀공예가 마련돼 있다.

    겨울에는 인근에 있는 주남저수지 답사와 고구마·단감 따기, 솟대 만들기, 메주 만들기, 곶감 만들기, 손두부 만들기, 김장김치 담그기, 단감 와인 만들기 체험을 주로 한다.

    문의는 창원 대산면 모산리 672-4 빗돌배기 팜스테이 마을 대표 강창국 ☏ 055)291-4829, 011-763-4829.

    글= 김유경기자 bora@knnews.co.kr

    사진= 김승권기자 s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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