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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강보의 논술탐험] (96) 체험여행을 글로 표현하기

나만의 느낌, 진로탐색 글쓰기에 활용해 보라
문화탐방은 건축 미학이나 조상의 지혜 배우는 기회
진로 정한 계기 있을 땐 자기소개서 글로 접목할수도

  • 기사입력 : 2012-03-14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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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조상들의 건축미학을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경주 불국사.
    ‘그랭이 공법’으로 쌓은 불국사 석축.
    청운교·백운교 아랫부분의 곡선 아치형 건축.



    학교별 문화유적지 견학과 부모와 함께하는 박물관 탐방 등 문화체험이 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체험여행을 할 때엔 눈으로 보는 데 그치지 말고, 다녀온 느낌을 글로 표현해 보면 더욱 값진 경험이 될 것입니다. 특히 진로탐색 글쓰기에 접목하면 대입 수험생이 됐을 때 자기소개서를 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오늘 논술탐험에서는 이러한 글을 어떻게 쓰면 좋을지 문답형식으로 알아볼까 합니다.

    글짱: 중학교 3학년 학생입니다. 지난해 부모님과 함께 하루 일정으로 경주 불국사에 다녀온 뒤에 기행문을 쓰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글머리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고민만 하다 그만둔 적이 있어요.

    글샘: 일정에 쫓겨 바쁘게 둘러본 것 같구나. 문화유적지 체험여행을 갈 땐 한두 군데를 가더라도 꼼꼼하게 살펴보는 게 바람직하단다. 혹시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어봤니?

    글짱: 아뇨. 사진을 많이 찍고, 유적지에 있는 안내판을 읽어 본 정도였어요.

    글샘: 개인이나 가족끼리 문화탐방을 간 경우엔, 단체로 온 팀에 배속된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옆에서 귀담아듣는 게 좋단다. 문화유적의 의미나 가치를 새롭게 접하는 기회가 될 수 있으니까.

    글짱: 글샘은 그런 문화탐방을 해보셨나요?

    글샘: 지난해 경주 불국사와 인근 유적지를 탐방하는 기회가 있었지. 물론 문화해설사가 동행해 상세한 설명을 해줘 의미있는 시간이 됐단다.

    글짱: 그때 글샘은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나요?

    글샘: 내가 관심을 둔 부분은 우리 조상들의 건축 지혜였어. 건축 관련 학과를 지원하려는 고3 아들에게 도움 될 정보를 얻고 싶었거든. 특히 불국사의 석축 구조가 눈길을 끌었어. 해설사의 얘기로는, 기준 돌(자연석)의 형태에 맞춰 돌을 다듬어 쌓은 것으로, ‘그랭이 공법’이라고 하더구나. 지진과 같은 충격에도 견딜 수 있는 공법으로, 이런 건축 기법은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것이라고 했어. 또 청운교·백운교의 돌계단 아랫부분에 무지개 모양의 곡선 아치가 건축미학적으로 경이로웠지. 아마 아들과 함께 왔더라면 이런 체험에서 얻은 지식을 자기소개서에 활용하라고 말했을 거야.

    글짱: 자기소개서에도 이런 경험을 쓸 수 있다는 말씀인가요?

    글샘: 학생들이 진로를 선택하는 데엔 어떤 계기가 있기 마련이지. 문화체험을 하면서 느낀 우리 선조들의 건축 미학을 연구할 수 있는 대학 학과에 진학한 뒤 세계적인 건축물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힐 수 있잖아. 네가 처음에 질문한 기행문의 글머리를 쓰는 법도 마찬가지야. 여행지에서 느낀 감흥이나 새로운 지식을 계기로 디자인 관련 학과나 건축 관련 학과 쪽으로 진로를 생각해 보는 여행이 됐다고 의미를 부여하는 글로 풀어나갈 수도 있겠지. 물리 관련 학과를 지망하는 학생이라면, 석굴암 내부에 원래 습기나 이끼가 없었던 점이나, 아치 부분에 얽힌 신비 등에 관한 의문을 글감으로 접목해 진로 탐색 글쓰기를 해도 되겠지.

    글짱: 그렇게 쓰면 대입 수험생으로서 미래 진로와 관련한 학과 선택의 동기가 딱 맞아떨어지는 글이 될 것 같네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고 있는 진로는 신문방송학과 쪽으로 진학해 기자가 되는 것인데?

    글샘: 기자는 세상을 보는 시각이 중요하지. 취재를 할 땐 새로운 사실이나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능력이 필요하단다. 그렇다면 네가 진로 탐색과 관련한 글을 쓸 때는 우리 건축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꼼꼼한 자료 수집에 신경 쓴 점을 부각해야겠지. 기행문을 학교 교지에 싣겠다는 데 1차 목적을 두고, 수첩에 꼼꼼하게 주요 내용을 기록해 온 점과 중요한 부분을 사진으로 촬영한 대목을 강조한 글로 만들면 좋을거야.

    글짱: 이젠 체험학습을 할 땐 여행 목적을 머릿속에 새기고 둘러봐야겠네요.

    글샘: 그래도 친구들과 추억도 소중한 것이니까 즐겁게 어울리면서 틈틈이 유적의 의미를 알아보는 게 좋겠지.

    글짱: 하지만 체험여행은 자주 할 수는 없잖아요. 다른 방법의 글쓰기는 없을까요?

    글샘: 간접체험도 있잖아. 우리나라 문화명소를 시청자들에게 소개한 KBS 2TV ‘1박2일’ 프로그램을 보고난 뒤에도 글을 쓸 수 있단다. 지난해 방영된 ‘경주 투어’와 지난 2월 ‘경복궁 투어’는 오락적 요소는 덜해도 문화정보 면에서는 아주 높이 평가받을 만한 내용이었지. 특히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함께했기에 시청자들에게 쉽게 와닿는 프로그램이었어. 음악회에 빗대 표현한다면 ‘해설이 있는 문화유적 탐방’이라고나 할까.

    글짱: 그 프로그램 저도 봤어요. 우리 문화에 대해 모르고 있었던 게 너무 많아 역사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글샘: ‘1박2일’ 프로그램은 요즘 케이블방송에서 재방송도 자주 하니까 문화유적 탐방 편을 못 본 학생들은 한 번 보면 좋을 거야. 아니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유홍준 저)’라는 책을 읽는 것도 간접체험이지. 경복궁 투어 때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강조한 말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단다. “가장 큰 고민은 100년 후에 지정될 국보, 보물이 이 시대에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는 거다”라고 말했지. 유 전 청장은 이 시대의 건물이 나오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내비쳤잖아. 대입 수험생이 자기소개서를 쓸 때, 유 전 청장의 말을 글감으로 삼아 자신의 꿈과 포부를 밝히는 글로 만들 수도 있겠지. 어부들은 바다에 나가지 않는 날엔 뱃전에 앉아 구멍 난 그물을 깁고 있단다. 학생들의 글쓰기도 마찬가지야.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부족한 글쓰기 구멍을 깁는다면, 논술이든 자기소개서든 멋진 글을 쓸 수 있으리라 믿어. 오늘 논술탐험은 여기서 끝낼게.

    글·사진= 편집부장 s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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