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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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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똥장군’과 자연순환농업 그리고 소통- 김두환(경남과학기술대학교 동물소재공학과 교수)

자연순환농업 부활해 축산과 경종의 소통 수단 기대

  • 기사입력 : 2012-03-16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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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V드라마를 즐겨 본다. 지난해 큰 인기를 누렸던 ‘뿌리 깊은 나무(이하 뿌나)’를 보면서 평소 머릿속을 맴돌던 것들과 ‘뿌나’에서 연출되는 장면들이 겹쳐지면서 농업과 축산업, 자연생태계의 정상적인 순환과 그 중심에 있는 ‘똥’과 자연순환농업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본다.

    ‘뿌나’가 많은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고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탄탄한 대본과 실력 있는 연기자들, 그리고 전개되는 극적 스토리가 조화롭게 잘 갖춰졌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세종의 파격적인 언행이나 훈민정음 서문에 잘 나타나 있듯이 백성을 어여삐 여기는 군주의 덕과 백성들과의 소통, 이런 것들이 잘 비벼져서 아주 재미있는 드라마를 만들어 냈던 것이다.

    ‘지랄’이라는, 군왕이 사용하기에는 격에 맞지 않는 말을 거리낌 없이 뱉어 버린다거나 ‘똥장군’을 지고 밭에 거름을 내면서 백성들과 직접 만나는 모습이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 남아 있다.

    특히 ‘똥장군’을 짊어진 세종의 모습에서 두 가지 의미를 보게 된다. 하나는 동물의 배설물은 소중한 자원이라는 사실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임금이 직접 몸을 낮추는 소통의 기술이다. 세종이 짊어진 ‘똥장군’ 속에는 사람의 배설물을 오랫동안 삭혀서 거름이 된 소중한 비료가 담겨져 있었을 것이다. 이 ‘똥장군’을 지고 낮은 자리에 있는 백성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그려내 극적인 효과를 더 높일 수 있었을 것이다. 동시에 이 장면은 ‘똥’을 거름으로 쓸 요량으로 밭에 뿌리는 가장 자연스러운 자연생태계의 정상적인 순환을 보여주기도 한다.

    자연생태계는 흙과 식물, 그리고 동물로 이어지고 순환하면서 지속되고 있다. 흙에 뿌리를 내린 식물은 뿌리를 통해 토양속 양분을 흡수하고 잎으로는 광합성을 통해 잎과 줄기와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게 된다. 이 식물의 열매는 곡류, 과일 등이고 잎, 줄기 등 식물체는 사람과 가축이 먹는 채소, 사료가 된다. 이렇게 식물을 식품과 사료로 이용한 동물(사람과 가축)은 식품이나 사료 중의 영양소를 이용하고 남는 것을 배설하게 되고 그 배설물은 다시 흙으로 돌아가 땅을 기름지게 하는 것이 자연생태계의 순환인 것이다.

    ‘자연순환농업’은 가축분뇨를 자원화해 친환경농업을 위한 필수 요소인 유기질 퇴비와 액비로 활용해 축산과 경종(耕種)이 공존할 수 있고 자연생태계의 정상적인 순환에 의한 친환경 농업, 지속가능 농업을 추구하는 개념이다.

    그간 상당량의 가축분뇨가 잘못 관리되거나 바다에 버려져 환경오염과 민원을 야기시키기도 했고 축산업 이미지를 많이 흐려놓기도 했다. 그러나 발전하는 자원순환 기술과 축산인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생태계의 정상적인 순환을 복원하며 건강한 식재료, 먹거리를 만드는 과정에 필수적인 것이 가축분뇨의 자원화이다. 이를 활용해 자연생태계의 정상적인 순환 틀에서 생산한 먹거리는 친환경 농산물, 유기농산물로 인증받아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로 소비자에게 자신 있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세종의 ‘똥장군’이 지금 ‘자연순환농업’으로 이어지면 농촌 지역의 두 중심 축인 경종과 축산이 한몸처럼 연결돼 자연생태계의 정상적인 순환 복원의 최일선에 서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농촌지역사회에 심각한 갈등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축산과 경종농가 간 소통의 수단으로도 그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2012년은 가축분뇨 해양배출 금지 원년으로 자연순환농업이라는 똥장군이 화려하게 부활해 농촌사회의 소통의 중심에 서기를 기대해 본다.

    김두환(경남과학기술대학교 동물소재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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