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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여행 ⑫ 사천 사남면 우천리 바리안마을

경남을 가다-체험여행 ⑫ 사천 사남면 우천리 바리안마을 ‘감자심기’
풍성한 수확 꿈꾸며 봄을 심고
꽃망울 터뜨린 야생화 보며 봄을 느낀다

  • 기사입력 : 2012-03-29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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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천시 사남면 우천리 바리안 마을을 찾은 체험객들이 감자 심을 준비를 끝낸 후 환하게 웃고 있다./김승권기자/
    사천시 사남면 우천리 바리안 마을 체험객들이 생태학습장에 꽃망울을 터뜨린 할미꽃을 살펴보고 있다.
    체험객들이 감자를 심기 위해 이랑과 고랑을 만들고 있다.
    감자를 심는 모습.
    가시오가피 농장.
    이랑에 감자를 심은 후 비닐을 덮고 있다.
    장수풍뎅이 체험.


    사천의 주산인 와룡산 갈래가 뻗어나와 형성된 사남면 바리안 마을. 솔개가 먹이를 포식하는 형상을 지닌 뒷산이 버티고 있고, 와우형(臥牛型)이라 불리는 독특한 지형이 마을 전체에 뻗어 있다. 마을의 모양이 마치 소와 닮아 꼬리는 와룡산에, 머리 부분은 마을에 두고 와룡산에서 맛있는 풀을 뜯어먹은 후 냇가에서 물을 먹은 다음 편안한 모양으로 편히 누워있는 형상의 지형이라고 한다. 그 덕에 이 일대는 우천(牛川)라는 지명이 붙었다.


    ▲바리안 마을로 가요

    이 거대한 소의 꼬리를 따라 사남면사무소에서 동쪽으로 시·군도 1001호선을 따라가면 거대한 구룡저수지의 끝자락에 마주한, 아기자기한 모습의 마을을 볼 수 있다. 여기가 바로 바리안 마을이다. 내비게이션에 사천시 사남면 우천리 1059-1를 입력하면 바로 찾아갈 수 있다. 사실 이 마을은 삼베를 짜는 마을로 옛부터 유명했다. 고운 베를 짜는 마을의 특징을 이미지화해 붙여진 이름이 ‘바리안’이다. ‘바리안 베’라는 단어도 스님의 밥그릇인 바리 안에 들어갈 정도로 아주 고운 베를 나타내는 말이다. 마을에서 직접 삼을 재배해 주민들이 공동작업으로 삼을 심고, 베고, 찌고, 껍질을 벗기는 두레가 불과 몇 년 전까지 맥을 이어왔다. 하지만 작년까지 심었던 삼을 올해부터는 재배하지 않을 뿐 아니라 삼베를 짜던 할머니들이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고령이 되다 보니 맥이 끊어질 위기에 처했다. 한때는 100호 이상이 사는, 사남면에서 두 번째로 큰 마을이었으나 현재는 구룡저수지에 원주민들의 토지가 수몰되면서 이농현상과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떠나 40호 정도가 남아 마을을 지키고 있다.



    ▲감자 심으러 가보자

    봄철 체험객들이 할 수 있는 활동의 첫 번째는 제철 농작물 심기. 올해는 감자를 심어 수확하는 활동을 한다. 밭으로 가기 전 농가에서 씨감자 자르기 작업을 먼저 한다. 작고 앙증맞은 것은 그대로 심고, 다소 크기가 크다 싶은 것은 반으로 자른다. 바리안 마을에서 심는 씨감자는 강원도 산(産)이다. 본래 감자는 서늘한 기후에서 자라는 작물이다 보니 따뜻한 남쪽 지방과는 생래적으로 맞지 않은 부분이 있다. 씨감자에서 수확한 감자를 씨감자로 삼아 이듬해 농사를 지어봐도 두세 해 거듭하다 보면 본래 씨감자가 가진 유전적 성질이 퇴화돼 맛있고 싱싱한 감자가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매년 강원도에서 매입해 새롭게 뿌리기를 거듭한다. 물론 이에 앞서 밭을 갈아 이랑과 고랑을 만드는 사전작업이 필요하다. 이미 가지런히 정돈된 밭에 체험객들이 직접 씨감자를 넣을 구멍을 만드는 일부터 밭작물 키우기의 시작이다. 두두룩하게 흙을 쌓아 만들어 놓은 이랑에 40㎝ 간격으로 구멍을 판다. 그 간격을 잘 보이도록 노끈에 붉은 눈끔을 표시해 둬 큰 어려움 없이 구덩이를 파면 된다.




    ▲감자 이렇게 심는다

    감자는 뿌리가 아닌 줄기가 자라 땅 밑에서 뻗어 영양분을 섭취하는 식물이다. 구황작물로 함께 엮여서 분류하는 고구마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고구마는 뿌리가 뻗어나와 열매를 맺는 반면 감자는 땅속에 있는 줄기마디로부터 기는 줄기가 나와 그 끝이 비대해져 덩이줄기를 형성한다. 따라서 심을 때 씨감자를 너무 깊게 묻으면 싹이 나지 않고 안에서 썩어버리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구덩이에 감자를 심을 때는 자른 쪽이 땅을 면하도록 살짝 넣어 주면 된다. 이때 구덩이가 너무 깊거나 거친 돌이 섞여 있을 때 흙을 더 다져주거나 자갈과 돌을 솎아줘야 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영양분을 섭취하기 좋고 줄기가 잘 뻗을 수 있는 부드러운 토질을 만들어 줘야 하기 때문이다.



    ▲따뜻하게 이불을 덮자

    씨감자를 던져 넣고 흙을 덮을 때도 흙을 꾹꾹 다지지 말아야 하는 것이 유의할 점이다. 육안에 감자가 안 보일 정도로만 흙을 살짝 덮어준다. 모든 식물은 제 열매 두께 2/3 이하의 깊이로 땅에 심는 것이 좋다. 다음에 할 작업은 멀칭(mulching). 멀칭은 농작물을 재배할 때 경지토양의 표면을 덮어주는 일을 말한다. 덮어주는 자재를 멀치(mulch)라고 하며, 예전에는 볏짚·보릿짚·목초 등을 썼지만 요즘은 폴리에틸렌이나 폴리염화비닐 필름을 이용한다. 필름이 감긴 두루마리 양 끝을 잡고 감자를 심은 이랑을 덮고 고랑에 흙을 떠 고정시키는 작업을 체험한다. 멀칭은 땅의 수분이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고 밤새 기온을 떨어지지 않게 유지해주며, 잡초가 쉽게 자랄 수 없게 하는 다목적기능을 한다. 싹이 돋아나면 구덩이 위의 비닐마다 구멍을 퐁퐁 뚫어 싹이 바깥으로 나오도록 해준다. 6, 7월에 수확한다.



    ▲산야초와 장수풍뎅이

    감자심기를 끝내고 마을로 내려오면 산야초 학습장과 장수풍뎅이를 기르는 사육장을 볼 수 있다. 꽈리, 댑사리, 바위솔, 자주꿩의다리, 때죽나무, 이슬앵두, 익모초, 하수오, 홀아비꽃대, 원추리 등 생소하고 다양한 산야초가 학습장 내에 심겨져 있다. 지금은 할미꽃이 꽃대를 올려 한두 송이는 꽃잎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본격적으로 따뜻한 봄볕이 나오면 다양한 산야초를 구경할 수 있다. 장수풍뎅이는 본래 숲속의 참나무를 좋아하지만 독특하게도 바리안 마을에서는 인가 근처에서 많이 발견된다. 알고보니 장수풍뎅이가 우천에서 많이 나는 가시오가피를 상당히 좋아했던 것. 이를 발견한 마을 주민이 두 동의 비닐하우스 안에 뿌려둔 가시오가피나무 조각 속에 장수풍뎅이를 키우고 있다. 지금은 통통한 애벌레의 형태로 동면 중이다. 6,7월 무렵 저녁 7시에서 8시 사이에 어김없이 깨어나 밤새 활발히 활동한다고 한다. 지금은 따뜻한 비닐하우스에서 인위적으로 부화시킨 네 마리의 장수풍뎅이들이 체험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유충과 성충을 직접 손으로 만져볼 수 있다.



    ▲마을의 효자 가시오가피

    우천리 일대에는 가시오가피 농사가 주를 이룬다. 우천오가피는 한 뿌리에서 많게는 100개의 줄기가 동시에 뻗어나오는 토종오가피이다. 우리나라 토종오가피는 전국에 20여 종 정도가 있다. 외래종보다 키가 훌쩍 큰 것이 특징이다. 토종오가피는 옛부터 집집마다 마당 귀퉁이에 오가피나무를 한 그루씩 심어두고 중풍이나 허약체질 등을 가진 가족들에게 써왔던 민간·한방 약용식물이다. 가시오가피의 학명도 ‘아칸토파낙스’(Acanthopanax senticosus). ‘아칸토’는 가시나무, ‘파낙스’는 만병통치의 뜻을 지녔다. 신경통, 관절염, 고혈압, 신경쇠약, 당뇨 및 강장제로 이용된다. 생김새는 같은 두릅나무과(科)의 산삼을 쏙 빼 닮았다. 손바닥 모양으로 펼쳐지는 잎모양도 산삼과 흡사하고, 깊은 산속의 그늘지고 부식질이 풍부한 토양에서 자라는 생태적 특성도 비슷하다. 그런 이유로 삼을 재배하던 우천리 일대에 가시오가피가 잘 자란다. 바리안 마을에서는 농민들이 재배한 가시오가피를 마을에서 가공해 원액과 파우치 형태의 건강식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체험객들은 오가피 싹을 잘라 나물이나 비빔밥을 무쳐먹거나 오가피 음료 등의 별미를 맛볼 수 있다.

    TIP 가시오가피 셰이크 만들어 보세요

    가시오가피액은 열매의 색을 그대로 빼닮은 진보라의 오묘함을 지녔다. 쓰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달지도 않으며 은은하게 입 안에서 퍼지는 독특한 향이 있다. 특히 숙취해소에 좋고 혈액순환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가시오가피를 꾸준히 음용한 여성들 사이에서는 생리통이 완전히 없어졌다는 사례도 왕왕 들을 수 있다. 원액은 막걸리나 우유, 물에 타서 먹기도 한다. 바리안 마을 주민들이 추천하는 가시오가피 셰이크도 좋다. 우유에 가시오가피 원액을 조금 첨가하고 키위나 사과, 딸기 등 제철 과일을 잘라넣어 믹서기에 갈면 연보랏빛의 걸쭉한 셰이크가 만들어진다. 남녀노소 누구나 거부감 없이 마시기 좋다.

    글= 김유경기자 bora@knnews.co.kr

    사진= 김승권기자 s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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