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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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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여행 ⑭ 마산 진동면 고현어촌체험마을

경남을 가다-체험여행 ⑭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고현어촌체험마을
오도독 오도독~ 입안 가득 상큼한 봄맛
퍼드덕 퍼드덕~ 두손 가득 짜릿한 손맛

  • 기사입력 : 2012-04-19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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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험객들이 배를 타고 바닷속에 던져 놓은 통발을 꺼내들고 있다./고현어촌체험마을 제공/
    체험객들이 배를 타고 나가 선상낚시를 즐기고 있다./고현어촌체험마을 제공/
    18일 오후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고현어촌체험마을에서 체험객들이 싱싱한 미더덕 껍질을 까고 있다./전강용기자/
    체험객들이 보트를 타고 고현 앞바다를 감상하고 있다.
    밤에 바닷가로 나가 고기와 게를 잡는 횃불체험./고현어촌체험마을 제공/
    바지락을 캐고 바다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갯벌체험./고현어촌체험마을 제공/
    마을 앞 바닷가의 도지정기념물 제105호 공룡발자국 화석.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고현마을. 낯선 지명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미더덕 생산의 70~80%를 차지하고 있는 곳이라면 알 듯도 하다. 고현마을은 230가구 980명이 사는 조그만 어촌이다. 남해쪽에서 들어오자면 포구 입구에 설치된 하얀 등대와 빨간 등대 사이를 지나야 마을에 다다를 수 있는 아름답고 아담한 마을이다.

    지금은 미더덕 산지로 명성을 얻은 데다 어촌의 이점을 활용한 체험마을을 운영하면서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미더덕의 고향

    미더덕은 바다에서 나는 더덕과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서 ‘미더덕’이라 불린다.

    건강식으로 알려지면서 된장국 등에 부재료로 사용되다 지금은 회나 비빔밥의 주요리 재료로 쓰인다.

    미더덕은 온도가 9~15℃ 정도 유지되는 4~5월이 제철이다. 이 시기에 유리아미노산과 고도불포화지방산인 EPA, DHA가 많이 들어 있어 맛이 깊다. 생긴 것은 울퉁불퉁하지만 맛은 멍게와 비슷하고 씹히는 소리와 함께 입안에 번지는 맛이 일품이다. 우리나라 연안을 비롯해 극동아시아 쪽에 많이 서식하는데 국내에서만 미더덕을 먹는다.

    미더덕이 지금처럼 보편화한 것은 지난 1999년 양식 종목으로 인정되면서다. 양식이 되기 전 진동면 일대 어민들은 주로 기선저인망으로 고기를 잡았는데, 기선저인망이 바다 자원을 고갈시키자 정부에서 사용을 금지시키면서 눈을 돌린 것이 양식 사업이다.

    고현마을 미더덕의 산증인인 유상원 어촌계장 등이 다른 지역과 특화할 수 있는 양식종목으로 미더덕을 선택하면서 미더덕 산지가 됐다. 미더덕은 양식을 하기 전에 굴종 패에 붙어 있거나 가끔 저인망 그물에 딸려오면 이웃끼리 갈라먹는 정도였다. 양이 적었던 만큼 귀한 손님이 오면 접대용으로 내놓기도 했는데, 어머니들이 된장에다 미더덕을 버무려 ‘손빵기’라 부르며 먹었다고 한다.

    요즘 미더덕을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미더덕이 보편화한 것은 불과 13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 셈이다.

    미더덕으로 고현마을도 엄청나게 변했다. 진동 일부 지역에서만 미더덕을 독점 생산하면서 벌이도 늘어 마을 대부분 가구가 새집을 지을 정도로 번창했다.

    그러나 요즘은 양식기술이 많이 보급되면서 미더덕 생산이 진해만 일대까지 확산, 종사 어민도 대폭 늘어 생산량에 비해 수입은 예전만 못한 편이다.




    ▲미더덕마을서 관광체험마을로

    유상원 어촌계장을 비롯해 마을 주민들은 미더덕 양식만으로도 먹고살 만하지만 보다 안정적인 소득을 고민하다가 어촌체험마을을 구상하게 됐다.

    고현마을은 미더덕 생산지라는 이점과 천혜의 바다를 끼고 갯벌과 풍부한 먹거리, 볼거리가 있어 가능했다.

    마을사람들의 중지를 모아 하나하나 체계를 만들기 시작해 지난 2008년 어촌체험마을 조성을 완료했다.

    고현마을 어촌체험에는 재밌는 것이 많다.

    특히 밤에 횃불 들고 바닷가로 나가 고기와 게를 잡는 ‘횃불체험’과 통발을 하루나 이틀 전에 미끼를 넣어서 바닷속에 던져 놓고 체험객이 직접 배를 타보면서 건져 올려 해산물을 시식하는 ‘통발체험’이 인기다.

    배를 타고 나가 선상에서 낚시를 즐기는 ‘선상낚시‘와 갯벌에서 바지락을 캐고 생태도 관찰하는 ‘갯벌생태어장체험’도 해볼 만하다.

    미더덕 마을인 만큼 미더덕 체험도 빼놓을 수 없다. 미더덕 채취는 새벽에 이뤄지기 때문에 같이 가기 힘들지만 잡아 온 미더덕을 손질하는 미더덕 까기는 고현마을에서만 해볼 수 있는 체험이다. 미더덕을 갓 잡아오면 껍질로 둘러싸인 통통하고 섬유질의 긴 뿌리가 있다. 미더덕을 둘러싼 얇은 막을 건드리지 않고 칼로 껍질을 깨끗이 도려내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아 번번이 미더덕 물벼락을 맞기 일쑤다. 머리 쪽 껍질은 남겨 놔야 씹는 느낌을 가질 수 있고, 온전한 상태로 보관할 수 있다.

    숙소도 문제없다. 고현마을 맨 안쪽 등대 부근 입구에 종합안내소가 있고 2층에는 욕실을 겸비한 5개의 방이 마련돼 20~30명이 묵어도 괜찮다. 안내소 바로 앞에는 해상콘도가 있다. 육지에서 다리를 놓아 콘도와 연결돼 있다. 바다 위에서 자는 색다른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권하고 싶다.

    고현마을에는 올 상반기 내로 많은 변화가 있다. 마을 안쪽까지 도로를 정비하고 산책로까지 조성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대규모 선상콘도가 5월께 새로 등장할 예정이다. 창원시의 지원으로 바다 가운데서 잠도 자고 체험도 할 수 있는 신식 선상콘도다. 마을 주민들은 고현마을의 새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가 높다. 미더덕을 관광자원화하기 위해 미더덕축제도 개최해 오면서 전국적인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결실로, 경남도로부터 ‘2012 아름다운 어촌 찾아가기 및 어촌체험마을’에 선정됐고, 지난해에는 우수체험어촌마을 경진대회에서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



    ▲먹거리와 볼거리

    어촌마을답게 자연산 회와 미더덕 요리가 일품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미더덕 요리는 생으로 보관하다 된장국에 넣어 먹는 정도다. 그러나 요즘은 야채와 버무린 미더덕 회와 덮밥을 해먹을 수 있는 팩도 나와 있고, 젓갈도 있다. 미더덕 비빔밥은 미더덕 속살만 뽑아내 그릇에 밥과 조미김, 참기름을 약간 넣고, 새싹이나 야채를 넣은 다음 미더덕 속살을 얹어 비비면 입안 가득 바다향이 몰려온다. 고현마을어촌계는 미더덕의 다양한 기능성을 이용한 가공품 개발 전문 식당을 개설할 예정이다.

    주변 볼거리도 풍부하다. 고현마을 안내소 바로 옆 바닷가에는 도 지정 기념물 제105호인 공룡발자국화석이 있다. 중생대 초식동물의 발자국 400여 개가 있는데 썰물 때만 볼 수 있다. 인근에는 등산 명소인 적석산이 있고, 양촌온천이 있으며, 저도연륙교까지 둘러볼 수 있다.



    ▲미더덕과 오만둥이

    바다의 더덕이라 불리는 미더덕에 대한 효능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경남대 식품생명학과 이승철 교수팀과 제주대 해양의생명과학부 전유진 교수팀이 고혈압에 미더덕이 탁월한 효과가 있음을 규명했다. 미더덕에 함유된 단백질의 가수분해물이 혈압상승을 유발하는 앤지오텐신 전환요소를 저해하고, 혈관확장을 유발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고혈압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임상 실험한 결과 검증돼 유럽식품연구과학회지와 국제 학술지에 게재됐다. 또 오메가-3단계의 고도 불포화지방산, 필수 아미노산 등 기능성 물질이 다량 함유돼 항산화, 항암, 간 보호 등 건강에 유익한 것으로 밝혀졌다.

    고현마을이 미더덕으로 알려졌지만 비슷하게 생긴 오만둥이에 대해서는 덜 알려져 있다. 예전 연구가 되지 않았을 때는 흰멍게로 불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주름미더덕이 학계에서 부르는 공식 명칭이 됐다. 미더덕보다 작업이 쉽고 가공도 간단해 어민들은 미더덕보다 오만둥이 생산을 더 선호한다. 오만둥이는 3~4월에 많이 수확하고, 미더덕은 4~5월에 집중된다.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에서 서마산IC에서 내리거나 내서IC를 거쳐 곧장 통영·고성 방면으로 달리면 동전터널이 나온다. 계속해 진동 도심을 가로지르는 구도로를 거쳐 1.5㎞ 정도 가다 보면 좌측에 미더덕과 오만둥이 캐릭터상이 나온다. 여기서 좌회전해 직진하면 우산초등학교를 지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고현어촌체험마을이 나온다.

    글= 이현근기자 san@knnews.co.kr

    사진=전강용기자 jky@knnews.co.kr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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