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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복지 논쟁- 김두환(경남과학기술대 동물소재공학과 교수)

농장동물 복지는 안전한 먹거리 생산을 위한 필수사항

  • 기사입력 : 2012-05-04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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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복지 이야기를 꺼내면 많은 사람들의 첫 반응은 “사람 복지도 제대로 안 되는데 동물복지가 타당한가, 배부른 소리 아니냐, 시기상조다”라는 반응이 일반적이다.

    동물복지 논쟁의 대상 동물집단은 크게 세 영역으로 구분된다. 반려동물, 실험동물 그리고 농장동물이다.

    최근 동물 학대니 그만해야 한다, 아니다 아이들의 정서 함양과 교육 효과 때문에 계속하는 것이 좋다 하여 사회적으로 찬반 논의가 계속되고 있는 돌고래 쇼 문제, 그리고 개를 승용차 트렁크에 매달고 달리다 죽음에 이르게 한 악마에쿠스 사건과 같은 동물과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이런 일들에 대해 이건 사람으로서 너무하는 것 아니냐, 사정이 있겠지 등 의견이 분분하다.

    우리 사회가 매우 빠르게 다방면에 걸쳐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이에 대응하는 수준이나 방법에 대해서는 생각들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동물복지 논쟁에 있어서 분명하게 구분돼야 할 것은 농장동물은 반려동물과는 그 범위나 내용이 다른 동물복지 개념이 적용돼야 하고 우리의 인식도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소, 돼지, 닭이 희생돼야 고기라는 식품으로 바뀐다는 사실이다. 동물을 희생시킨다는 전제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반려동물과는 근본적으로 다르게 적용돼야 하는 이유이다.

    우리에겐 아직 생소한 농장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은 이미 1960년대 중반에 영국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사람의 경제적 목적, 고급 식품인 동물성 단백질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동물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좁은 공간에 많은 동물을 가두게 되고 빨리 많은 양의 축산물을 생산해내기 위해 착취에 가까운 동물관리를 관행적으로 하게 됐고 이에 대한 비판 혹은 반성의 시각에서 동물복지 운동이 시작되게 된 것이다.

    지난 반세기 이상 사람들의 폭발적인 축산물 수요 증가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집약축산이 대세를 이뤘고 그 과정에서 동물에게 주어지는 열악한 생활환경, 스트레스, 고통은 비례해서 증가돼 왔으며 그 결과 구제역, 광우병과 같은 대형 질병과 그에 수반되는 항생제 남용 등의 악순환이 이어져 왔다.

    농장동물의 복지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인식은 지금 현재도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축산업 종사자들과 축산관련 학계에서조차 2000년대 들어와서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게 되었고 지난 한·EU FTA 협상과정에서 구체적인 검토를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돼지고기의 예를 들어보자. 우리 국민 1인당 연간 육류소비량은 40kg 정도이며 그중 절반 이상이 돼지고기이다. EU에서는 2013년부터 임신한 어미돼지의 복지 개선을 위해 스톨(좁은 금속틀 안에서 사육) 사용을 금지하고 대안으로 돼지가 좋아하는 군사(무리 지어 사육)를 하겠다고 한다. 대표적인 복지개선 사례 중 하나이다. 문제는 EU와 우리는 FTA를 한다는 것이다. 스톨을 사용하지 않은 상태, 동물복지가 개선된 환경에서 생산된 돼지고기가 국내에 들어오면 소비자들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이고 선택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국익을 위해 FTA를 확대하고 있는 지금, 소비자 요구와 지속가능한 축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한 실마리를 동물복지형 축산에서 찾아야 한다. 정부는 2012년부터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와 동물복지 축산물 표시제를 시행하기로 하고 세부 작업이 진행 중이다.

    농장동물 복지는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좋은 환경에서 만들어진 먹거리, 안전한 식품을 생산하고 공급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개념이고 과정이다. 우리 사람 복지를 한 수준 더 높이기 위한 필수 사항이기도 하다. 그래서 동물복지는 배부른 소리도 시기상조도 아니라는 것이다.

    김두환(경남과학기술대 동물소재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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