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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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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여행 (17) 창원 진해구 진해만 생태숲

경남을 가다-체험여행 (17) 창원 진해구 진해만 생태숲
숲에서 만난 초록세상
초록생명이 반겨주네요

  • 기사입력 : 2012-05-10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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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활용 슬라이드에 식물의 잎과 줄기, 색색깔의 꽃을 넣어 만든 풍경액자.
    생태숲학습관을 나선 체험객들이 ‘숲의 흔적 찾기’ 체험을 하고 있다.
    진해만 생태숲을 찾은 체험객들이 거울의 홈에 코를 갖다대고 숲을 걷고 있다. ‘환상의 숲’으로 이름지어진 이 체험은 거울을 통해 햇빛과 바람에 일렁이는 나무의 춤추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다./성민건기자 /
    실내산림욕장.
    생태숲체험관을 찾은 아이들이 식물을 관찰하고 있다.
     
    ◇ 프로그램 일정
    연번프로그램체험일시신청기간대상
    1나의 꿈나무 심기5. 5(토) 10:00 ~ 12:00완료가족 및
    일반인 30명
    (팀당 2~5명)
    2봄나물 나들이5. 6(일) 10:00 ~ 12:00
    3숲길걷기5. 12(토) 10:00 ~ 12:005. 7. 09:00
    ~ 5. 11. 17:00
    4편백비누만들기5. 13(일) 09:30 ~ 12:00
    5천연염색5. 19(토) 10:00 ~ 12:005. 14. 09:00
    ~ 5. 18. 17:00
    6숲길걷기5. 20(일) 10:00 ~ 12:00
    7편백비누만들기5. 26(토) 10:00 ~ 12:005. 21. 09:00
    ~ 5. 25. 17:00
    8다문화가족 초청5. 27(일) 10:00 ~ 12:00다문화가족 50명



    ‘내려갈 때 보았네/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고은의 시 ‘그 꽃’의 전문(全文)이다. 시에 대한 해석은 읽는 이 나름이라지만 오늘만큼은 생태숲을 돌아보는 체험여행에 알맞게 해석해 본다. 늘 곁에 있어 대충 보아 넘겼던 나무와 숲, 넓게는 생명을 새롭게 보고 느끼기. 이것이 창원 진해구 장천동 진해만 생태숲 해설체험의 화두다.

    진해구청을 끼고 목재문화체험장과 청소년 수련원, 광석골 쉼터와 함께 조성돼 있는 126㏊ 면적의 진해만 생태숲. 팔손이 숲, 동백나무 숲, 후박나무 숲, 종가시나무 숲, 녹나무 숲 등 희귀식물 90여 종과 145종 약 7만 본의 난대림 식물을 만날 수 있는 도심 속 숲으로 함께 들어가보자.


    ▲생태숲 학습관으로

    본격적으로 숲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생태숲학습관을 둘러보기를 권한다. 이곳에서 숲해설가와 함께 길을 나서게 되며, 장복터널부터 불모산까지 잣나무림이, 웅산부터 굴암산까지 소나무림과 잣나무림이, 진해구의 왕벚나무림과 해송림이 분포된 모양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숲 지도부터 방음기능, 기후 조절, 분진 흡착기능, 빗물 흡수, 산소 배출기능 등 숲의 다양한 순기능에 대해 학습할 수 있다. 또 5억년 전 이끼와 고사리, 종자식물이 번식해 이룬 최초의 숲부터 석탄기를 지나며 지구 표면에 무성하게 우거진 숲의 역사도 학습할 수 있다. 또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숲의 생성과 소멸을 사람의 일생과 비교한 그림과 숲에 대한 지식을 담은 동영상, 홀로그램을 관람할 수도 있다. 1층을 다 둘러보았다면 2층으로 올라가 소나무와 비자, 편백나무 훈증(燻蒸)을 해보자. 각 방마다 다른 수종의 나뭇잎을 따뜻하게 데워 활엽수림에서 만들어진 피톤치드와 테라핀을 온몸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만들어두었다.



    ▲숲에서 흔적을 찾아라

    학습관을 나서면 온실이 보인다. 이곳에서 수십 종의 난대식물을 구경한 후 원추리와 털머위, 송악이 맞아주는 숲으로 진입하는 길로 들어선다. 숲으로 들어가 가장 먼저 하는 활동은 숲에 남겨진 ‘흔적’을 찾는 일. 해설가가 설명하는 ‘흔적’은 모두 3가지다. 첫째 동물의 흔적, 두 번째 사람의 흔적, 세 번째 스트레스의 흔적. 동물의 흔적은 여러 동물들이 숲에서 살아가며 남긴 배설물이나 깃, 털 등을 말하며 사람의 흔적은 나뭇가지를 함부로 꺾은 자국이나 뾰족한 사물로 수피를 긁은 스크래치 자국, 아무렇게나 버린 쓰레기 등이다. 스트레스의 흔적은 나무 스스로 자신의 몸에 남긴 흔적을 말한다. 열매가 과하게 많이 맺힌 모습 같은 것이 바로 그것. 자잘한 열매를 과도하게 맺은 것은 나무가 생명을 다해갈 때 혼신의 힘을 다해 생명을 퍼뜨리기 때문이라고 해설가는 설명한다. 이 ‘흔적 찾기’ 활동을 통해 체험객들은 숲에는 여러 생명이 함께 공존하고 있으며 이를 파괴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를 새롭게 깨닫는다.




    ▲환상의 숲으로 초대합니다

    가파른 산길을 오르다 해설가가 갑자기 꺼내드는 거울. 생뚱맞은 사물의 등장에 체험객들은 의아해하기 일쑤다. 숲에서 거울이라니? 게다가 이 거울 모양마저 독특하다. 손잡이가 없는 대신 엄지손가락 만한 홈이 살짝 패어 있다. 어리둥절해하는 체험객들에게 해설가는 홈에 코를 갖다대고 거울을 눈밑에 두고 숲을 걸어보라고 한다. 자연히 땅을 볼 수 없으니 앞 사람의 손을 잡고 걷게 된다. 몇 발짝 움직인 체험객들은 저마다의 느낌을 실은 탄성을 내뱉기 바쁘다. 거울을 통해 본 광경은 햇빛과 바람에 일렁이는 나무의 춤을 보는 듯 환상적이기 때문. 이 활동이 바로 ‘환상의 숲’이다. 이것은 땅에 몸을 붙이고 평생 하늘을 볼 수밖에 없는 파충류나 곤충의 시각에서 숲을 바라보자는 뜻이 내포되어 있기도 하다. 다른 생명을 배려할 필요성을 배우는 시간이기도 하다.


    ▲약용식물을 알아봐요

    생태숲 중턱 즈음에는 약용식물을 따로 재배하는 부지가 있다. 기린초를 비롯해 앵초, 씀바귀, 금불초, 감국, 산국, 오미자 등 수십 종의 약용식물이 5월의 신록답게 푸릇푸릇 자라나 있다. 해설가는 그날 체험을 하러 온 대상에 알맞은 약용식물에 대해 설명해 준다. 가령 젊은 여성들이 주요 체험객일 경우에는 구절초의 기능에 대해 설명하는 식이다. “가을 들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흰 들국화 있죠? 그게 바로 구절초입니다. 사실 구절초는 많은 여성들이 겪는 극심한 생리통에 특효약이에요. 아무도 모르셨죠? 우리는 가장 깨끗하고 청정한 약을 그냥 두고 보기만 하는 거죠. 이번 가을에는 구절초를 꺾어서 녹나무잎과 함께 볶아 우려 먹어 보세요. 분명 효과가 있을 겁니다.”



    ▲여기 잠시 머물러 보세요

    진해만 생태숲에 널리 조성돼 있는 편백림. 한 발만 들여놓아도 서늘한 기운이 온몸을 감싼다. 편백림은 집중력에 좋고 항암작용을 하는 물질인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수종으로 알려져 있다. 잎의 표면적이 좁다 보니 광합성을 잘 할 수 없는 편백나무가 보호 기제로 만든 물질이 바로 피톤치드인데, 이것은 ‘식물’을 의미하는 ‘피토’와 ‘죽이다, 살균하다’는 뜻의 ‘치드’가 결합된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생물을 죽일 만큼 강한 물질이다. 따라서 편백은 다른 식물이 곁에서 자라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척박하고 유해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진달래 같은 강인한 식물만이 침엽수림 가까이에서 살아갈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설명을 통해 체험객들은 식물 간의 ‘궁합’도 학습할 수 있다.



    ▲슬라이드 마운트 만들기

    숲에서도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기가 가능하다? 정답은 ‘가능하다’. 투명한 슬라이드에 식물을 끼워넣어 자그마한 액자 만들기 활동을 할 차례다. 깨끗한 숲에서 하는 활동답게 종이 상자를 잘라 만든 재활용 슬라이드를 이용한다. 슬라이드 틀 한 면에 테이프를 붙인 후 각자 자신이 예쁘다고 생각하는 식물 잎이나 줄기, 색색깔의 꽃을 넣어 자그마한 풍경액자를 만들어 본다. 이것은 웅장한 모습이 아닌, 숲속에 오밀조밀 살아가고 있는 작고 여린 식물들을 주의깊게 들여다보고 그 신비함과 아름다움을 느껴 보라는 취지이다. 해설사 왈, 의외로 숲속에서의 체험에 별 흥미가 없이 해설사를 따라다녔던 사람들도 이 활동은 심혈을 기울여 참여한다고 한다. 완성된 슬라이드를 불빛에 투과시켜 보면 전혀 다른 양태의 식물을 볼 수 있다. 자세히 또 꼼꼼히 보지 않으면 평생 볼 수 없을 잎맥이나 꽃잎의 자잘한 문양, 줄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진해만 생태숲에는

    생태숲 곳곳에서는 한 종류의 나무가 일가를 이루고 있는 군락지를 수시로 만난다. 이때마다 숲과 식물에 대한 기본적 상식을 묻고 정답을 말하는 체험객에게 생태숲 편백나무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비누를 선물한다. 비자나무와 대나무가 무성하게 우거진 군락도 있다. 비자나무는 잎의 생김새가 아닐 비(非)자를 닮았다고 하여 비자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잎을 따 코에 대 보면 박하향처럼 상쾌한 냄새가 나는데, 이것은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한 것이기도 하고 유해충이나 다른 동식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도구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비자나무 추출물은 구충제 원료로 쓰인다고 한다. 요즘 집안 가구나 자동차, TV 브라운관에 수시로 달라붙는 노란 꽃가루도 비자와 같은 풍매화를 가진 나무에서 날아온다. 대나무는 나무로 불리지만 사실은 나무가 아니다. 속이 비어 있기 때문에 이는 줄기이지 나무의 몸체가 아니라고 한다. 얇고 가벼운 대나무 잎을 꺾어 휘파람도 불어보고 요리조리 접어 배도 만들어 본다.



    ▲생태숲 체험에 참여하려면

    진해만 생태숲 체험은 월 8회 시행한다. 최대 30명 선착순 접수하며, 숲해설가와 함께한다. 가족단위나 개인, 단체도 접수 가능하다. 숲길을 걷고 주말에는 편백나무 추출물을 이용해 직접 수제비누를 만들어볼 수 있다. 생태숲학습관뿐 아니라 목재체험관에서는 월 4회에 걸쳐 화분대와 책꽂이, 독서대 등 목공예품을 만들 수 있다. 연중 무휴로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과 추석에 휴관한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548-2694.

    글=김유경기자 bora@knnews.co.kr

    사진= 성민건기자 mkseon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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