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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여행 (19) 밀양 청봉도예 체험

경남을 가다-체험여행 (19) 밀양 청봉도예 체험
고사리손으로 찰흙 빚으니
도자기세상서 동심 피어나네요

  • 기사입력 : 2012-05-24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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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 산내초등학교 학생들이 장작가마 안을 살펴보고 있다.
    밀양 산내초등학교 학생들이 작업대에 앉아 동그랗게 만든 찰흙을 물레에 올려놓은 뒤 모양을 내고 있다. /성민건기자/
    도예체험 후 어린이들이 연꽃차를 마시기 위해 줄을 서 있다.


    계절의 여왕 5월, 신록이 모든 일을 제쳐두고 훌쩍 떠나라고 유혹한다. 그 꼬드김에 짐짓 넘어가 아리랑의 고장 밀양으로 향한다. 초여름같이 무더운 날씨지만 오랜만의 나들이라 기분은 상쾌하다.

    밀양에는 창녕에서 백연사까지 연결되는 24번 국도가 있다. 24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나라 3대 누각 중 하나인 영남루와 밀양을 대표하는 관광지인 얼음골, 표충사, 밀양댐 등에 닿게 된다.

    표충사 방면으로 달리다가 홍제중학교에서 속도를 줄여 5분가량 더 가면 ‘밀양국수’ 간판이 보인다. 밀양국수 옆 오른쪽 샛길로 조금 올라가면 수북이 쌓여 있는 장작과 황토 더미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이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109-2 청봉요다.


    ◆3대 걸친 도예 명가

    맑은 물이 흐르는 단장천 자연발생 유원지와 경주산이 내려다보이는 곳,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경관에 둘러싸인 청봉요는 70여 년에 걸친 세월 속에서 전통도예의 계승과 아울러 현대적 미를 추구하며 조형성이 강한 대작에서부터 기능성과 조형성이 어우러진 다(茶)도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3대에 걸쳐 대물림해 내려오는 도예 명가다.

    청봉 1대 장창환 옹(2003년 작고)은 평북 신의주 생으로 만주 목단강역 역무원을 하다가 해방 이후 처갓집 식구들과 월남해 경기도 이천에 자리 잡고 장인어른인 이관여 옹을 사사해 70여 년간 도예가의 길을 걸었다.

    장창환 옹의 예술혼은 8남매 중 장남인 2대 장영길(72) 옹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장영길 옹은 부친을 따라 옹기를 제작하다가 1972년 도자기로 전향했으며 1974년 동아대 공예과 내에 있는 도자기실 실장으로 취직하게 돼 부산으로 내려왔다.

    1대 장창환 옹의 작품은 조상들이 사용하던 투박한 도자기의 전통적인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 장영길 옹의 작품은 전통적인 도자기 기법에 음양각과 상감을 곁들인 화려함이, 장손인 장기덕(49·동아대 공예과&예술대학원 외래교수)씨의 작품은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성한 실험성이 돋보인다.

    3대는 예술적인 혼을 함께 이어받았다고 해서 모두 ‘청봉 (靑峯)’이라는 호를 쓰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01년 9월 25일부터 30일까지 부산 동구 범일동 현대백화점 8층 현대아트갤러리에서 ‘청봉 3대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부자전(父子展)’은 몇 번 있었지만 3대가 함께 전시회를 연 것은 극히 드물다.

    장기덕씨는 옹기를 빚는 할아버지와 도자기를 업으로 삼는 아버지·숙부들의 영향으로 동아대 공예과에서 도예를 전공했다. 1996년 현재 청봉요가 위치한 땅 6600여㎡(2000평)을 매입한 뒤 이듬해 터를 잡았다.

    2000년 1층 도예체험장 겸 작업장, 2층 다실 겸 도예판매·전시장으로 꾸며진 청봉도예문화센터를 건립했다. 2002년 장작가마를 만들어 부친 장영길 옹과 함께 도예작업을 하고 있다.

    장씨는 지금까지 개인전 6차례를 비롯해 200여 회의 도예 전시회를 가졌다. 앞으로 딸(18)과 아들(16)도 참여시켜 ‘청봉 4대전’을 열 계획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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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 흙을 곱게 갈아 물에 풀고 체에 걸러 불순물을 제거한 뒤에 가라앉은 앙금을 채취해 그늘에 건조시킨다.


    ② 건조된 흙에 적당한 물을 넣어 반죽한다.


    ③ 도자기 형태를 만들고 문양을 조각한다.


    ④ 초벌한 기물에 유약을 입힌 후 재벌구이한다.


    ◆토기 만들기

    청봉도예문화센터에서는 보다 많은 이들에게 우리의 도예문화를 보급하기 위해 ‘도예체험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안락하고 편안한 소통의 공간, 우리의 정서가 묻어나는 다실을 갖추고 차 한잔의 여유와 차(茶)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청봉도예문화센터에는 도내는 물론, 울산, 부산 등에서 유치원생, 초등학생, 학원생 등이 수시로 찾아와 도예와 다도체험을 하고 있다.

    기자가 청봉요를 방문한 날 마침 전교생 58명인 밀양 산내초등학교 1~3학년생 27명이 교사들과 함께 찾아왔다.

    학생들은 각자 물레가 놓인 테이블 앞에 나란히 앉아 장기덕 교수로부터 도자기를 어떻게 만드는지 설명을 들었다.

    이어 찰흙으로 접시, 꽂이, 컵을 만들고 문양을 새기는 체험을 했다.

    맨처음 고사리손으로 찰흙을 비벼 동그랗게 만든 뒤 물레 위에 놓고 밀대로 밀어 평평하게 원형 바닥을 만들었다. 이어 지름 1㎝가량의 흙가래를 3~4개 만들어 바닥 위로 쌓아가며 둘레를 만들었다. 학생들이 흙가래가 지렁이처럼 생겼다며 웃어댔다.

    그다음 쌓아올린 흙가래의 주름 안팎을 손으로 매끄럽게 다듬는다. 둘레가 되는 흙가래의 굵기는 일정해야 한다. 건조과정에서 두꺼운 부분은 천천히 마르고 얇은 부분은 빨리 말라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만든 토기의 바닥이나 겉면은 고르지 않고 울퉁불퉁하다.

    장영길·장기덕씨 부자는 여기저기 분주하게 오가며 학생들이 잘못 만든 토기를 다듬고 손질해 줬다.

    30분가량 지나자 학생 대부분이 토기를 완성했다. 도구로 문양을 새기거나 가늘게 빚은 흙으로 원하는 문양을 만들어 자신이 만든 토기에 붙였다. 교명인 ‘산내’라는 글자를 새기기도 하고 토끼, 꽃, 해 등 다양한 문양을 붙였다.

    문양은 건조과정이나 가마에 구울 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단단히 붙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토기 밑면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학생들이 만든 토기는 건조, 초벌구이, 유약 바르기, 재벌구이를 거쳐 학교로 우송된다.




    ◆다도 체험

    토기를 만든 학생들이 밖으로 나가자 장기덕씨의 부인이 준비한 연꽃차와 증편이 예쁜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다. 보통 도예 체험 후에는 2층 다실에 올라가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지만 학생들은 급식을 먹으러 가야 하기 때문에 간편하게 차와 떡을 먹도록 한 것이다.

    학생들의 입맛에 맞지 않았는지 연꽃차에 대한 반응은 시큰둥했지만 떡은 맛이 있는지 2~3개씩 먹어댄다.



    ◆도자기 흙 준비하기

    장기덕씨는 시간이 늦어지자 떡을 먹는 학생들을 서둘러 불러 모은다. 도자기 재료인 흙을 어떻게 만들고, 토기를 가마에서 굽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장씨는 커다란 플라스틱 통 네다섯 개가 있는 곳으로 학생들을 데려갔다. 플라스틱 통 속에는 흙탕물이 들어 있었다. 도자기를 만들 때 쓰는 흙이란다.

    흙을 물에 풀고 흙물을 체에 걸러 불순물을 제거하고 가라앉은 앙금을 채취한다. 이 흙을 그늘에서 며칠간 말리면 도자기 재료가 된다. 도자기 만드는 흙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밀양에서만 나오는 흙이 있고 다른 지역에서 가져오기도 한다.



    ◆도자기 굽기

    학생들이 만든 토기는 날씨가 좋을 경우 일주일가량 건조시킨다. 완전히 말라 색깔이 분홍색이 되면 가마 속에 넣어 초벌구이(850~900도)를 하고 유약을 발라 재벌구이(1200~1300도)를 한다. 청봉도예에는 3칸짜리 장작가마, 가스가마, 실험용 장작가마·전기가마·석유가마 등 4종류에 6개 가마가 있다. 장작가마가 3칸짜리라는 것은 도자기를 넣고 굽는 칸이 3개가 있다는 말이다.

    먼저 가마 전체를 예열시키는 봉통에 나무를 넣고 불을 땐다. 10시간 정도 불을 때 세 번째 칸의 온도가 700~800도가량 되면 첫 번째 칸에 나무를 넣고 불을 땐다. 첫 번째 칸이 1300도가량 돼 유약이 녹으면, 두 번째 칸, 세 번째 칸도 같은 방식으로 차례로 불을 땐다.

    3칸 가마는 20~22시간 불을 때고 9칸 가마의 경우 2박3일 불을 때기도 한다. 장기덕씨는 2~3개월에 한 번씩 장작가마를 땐다고 한다.

    도예체험비용 2만원, 도자기 우송료는 별도. 문의 ☏ 055-353-5592.


    글=양영석기자 yys@knnews.co.kr

    사진=성민건기자 mkseong@knnews.co.kr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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