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7월 06일 (월)
전체메뉴

[그곳에 가고 싶다] 고성 구절산 폭포암

산사에 울리는 폭포소리는 마음을 두드린다

  • 기사입력 : 2012-05-24 01:00:00
  •   
  • 고성군 동해면 구절산 폭포암 옆 구절폭포. 30여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장쾌하다.
    폭포암 대웅전 옆 바위에 새겨진 약사여래불과 흔들바위.





    “고성에 수십 년 살았어도 이런 멋진 폭포와 사찰이 우리 고장에 있는 줄 몰랐네요.”

    폭포암을 처음 찾은 등산객이 폭포암의 절경을 보고 감탄한다.

    대한불교 일붕선교종 폭포암은 고성군 동해면에 있는 해발 559m 구절산 중턱에 위치한 사찰로 주변 바다 풍경이 뛰어나다. 폭포암은 행정구역상 동해면이지만 거류면에서 더 가깝다. 고성읍에서 가면 상하수도사업소를 지나 한내삼거리에서 우회전 후 곧장 좌회전해 동해면 외곡리 장기마을로 들어가면 찾기가 쉽다.

    아래 주차장에서 10여 분 가파른 길을 올라야 폭포암을 만날 수 있다. 주차장에서 고개를 돌리면 한 계단 오를 때마다 번뇌를 버리라는 뜻인지 사찰로 오르는 108계단이 찾는 이를 맞는다. 폭포암에 혼자 계시는 현각 스님이 108계단 중간에서 합장으로 기자를 맞았다.

    폭포암 바로 옆에 구절폭포는 일명 용두폭포, 또는 사두암폭포로도 불린다. 30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장관이며, 폭포에서 일어나는 물방울로 더위를 잊을 수 있다. 아홉 굽이의 폭포가 있어 구절폭포로 불리는데 폭포암 옆의 것이 가장 웅장하다. 이 폭포는 여름에는 장엄한 물줄기로, 한겨울에는 거대한 빙벽으로 변한다.

    폭포 오른쪽으로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백호굴이라는 석굴이 있으며, 절벽 왼쪽에는 100여 명이 한자리에 앉을 수 있는 보덕굴이 있는데 신비한 약수가 솟아나고 있다. 이 굴 주변에 있는 흔들바위는 한 사람이 흔들 때나 열 사람이 흔들 때나 똑같이 흔들린다.



    현각 스님이 폭포암에 터전을 마련한 것은 지난 1981년. 일붕 스님의 가르침을 받았던 스님은 100일 기도를 위해 고성에 와서 폭포암에 들어갔다. 산세를 둘러보니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서산대사가 거처했다는 사두사의 역사, 임진왜란 당시 사명대사가 화살대를 만들었던 흔적, 왜적에 의해 불타긴 했지만 남아 있는 기왓장이나 주춧돌을 찾아냈다.

    “폭포암 공사에는 꼬박 10년이 걸렸습니다. 주민 100여 명이 가파른 산길을 따라 늘어서서 벽돌이며 자재들을 옮겨 날랐으며, 전기공사 3년에 도로공사 3년, 절 건물 짓는 데 3년이 걸렸지요. 석굴로 유명한 의령 궁류면의 일붕사를 창건하고 일붕선교종 종정인 일붕 스님이 대웅전 낙성식 때 오셨지요. 그때 며칠 기거하시면서 九節名山 開石窟(구절명산 개석굴) 萬年祖國大繁榮(만년조국대번영)이란 글을 제게 써 주셨어요”라며 스님이 지난 시절을 회상했다.

    ‘석굴을 뚫어라’는 가르침을 주셨지만 여러 사정으로 아직 굴을 뚫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108계단을 중간쯤 오르다 보면 오른편 위의 용두암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장관이다. 폭포가 훤히 보이는 곳에 있는 찜질방은 기도하러 오는 불자들의 쉼터다. 대웅전 옆으로는 집채만한 바위를 깎은 약사여래불이 폭포를 굽어보고 있다. 약사여래 앞에는 흔들바위가 있다.

    폭포암 흔들바위는 또 하나 재미난 이야기를 갖고 있다. 소원을 정성스레 빌고 바위를 흔들어 한 번에 흔들리면 그 소원이 이뤄진다 한다.

    구절폭포의 낙수음을 늘 들으며 수행하는 현각 스님 수행이 우리의 일상과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수행하는 삶이라는 것이 반드시 힘겹고 어려운 것만은 아닙니다. 평상심을 갖고 부처의 가르침을 따라 선한 마음으로 생활한다는 그것이야말로 수행입니다. 곧 탐(貪), 진(瞋), 치(痴)를 버리는 일이겠지요.”

    “탐하는 것은 불행의 시작입니다. 진하는 것은 병을 만들지요. 치한 것은 문제를 만들기 십상입니다. 탐진치를 버린다면 물질만능주의가 만연한 현대의 세상이라 할지라도 행복은 찾아올 겁니다.”

    스님은 불교에서의 완벽한 삶을 ‘하심’(下心)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마음을 낮춰 작은 것으로도 보람과 행복을 느낄 수 있을 때, 또 그것을 위해 진실된 노력을 할 때 비로소 완벽으로 가는 길이 열린다는 것이다.

    “석가탄신일이 불자들만의 날이 아닌, 만인이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다시 태어나길 바랍니다. 부처님이 자비를 가르치셨듯 어려운 이웃을 위해 함께 나누고 봉축하는 축제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구절산의 전설= 구절산은 장기마을 뒤쪽에 자리 잡은 산으로 옛날에 구절도사라는 신선이 살았다. 도사는 음식은 먹지 않고 오직 산삼만 일년에 두 번씩 캐어 먹었다고 한다. 구절도사를 만나려면 아홉 굽이의 폭포에서 아홉 번 목욕을 하고 절을 아홉 번 하고 도사를 아홉 번 불러야 나타난다고 해 구절도사라 불렸다고 하며 그래서 산 이름을 구절산, 폭포를 구절폭포라 한다.

    ▲등산로= 종주코스 - 북촌~곡산봉수대~구절산 정상~철마산 정상~응암산~시루봉~동해면 우두포(소요시간 7시간), 순환코스 - 동해면 구절폭포(주차장)~구절산 정상~구절폭포(소요시간 2시간)

    글·사진=강태구기자 tkkang@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강태구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