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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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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 이 시대가 요구하는 참교육기부자- 김재순(시인)

  • 기사입력 : 2012-05-25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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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 산과 들이 연둣빛으로 변하고 풀내음 흙내음이 천지를 진동하는 계절이다. 따스한 햇볕을 무한정 사용해도 사용료 한 푼 내지 않아도 된다고 해님이 손사래 치는 5월이다. 앙상하던 나뭇가지에 꽃을 불러 앉히고 새를 데려오느라 참 힘들었을 바람이건만 그저 어깨춤을 춘다.

    이 좋은 계절 5월에 미래의 주인공을 생각하는 어린이날이 있고, 평생 갚아도 갚을 길 없는 은혜를 베푸신 부모님을 생각하는 어버이날이 있고, 인생의 등불 같은 분을 떠올리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스승의 날이 있다.

    이렇듯, 아동문학의 날 선언문 일부처럼 어린이와 어버이 그리고 스승을 생각하고 기리는 가정의 달 첫날인 5월 1일을 ‘아동문학의 날’로 삼은 것을 아는 이는 드문 것 같다. 어린이들에게 빛과 희망과 지혜와 용기를 주고, 동심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열어가도록 아동문학을 가까이하게 해 주려는 아동문학인들의 노력은 다름 아닌 교육기부인 것이다.

    한국이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게 된 이면에 숨은 일등공신이 있다면 그건 교육이었다. 산업사회에서는 교육을 통하여 능력을 신장하고 생산성을 높였다면 현대사회는 창의성과 창의적 인재를 원한다. 그러나 창의적인 인재를 배출하는 데는 학교 교육만으로는 어렵다. 삼천지교를 실천한 맹자의 어머니나, 모자 간에 친구처럼 자식을 인생의 동반자로 여기며 키워냈던 율곡의 어머니 시대와는 너무나 다른 현실이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창의성을 요구하는 현대사회 현상을 충족시킬 인재를 기르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체험활동은 필수라 할 것이다. 텍스트를 통한 교실 수업만으로는 이를 충족시킬 수가 없다. 직간접적인 체험을 동반하는 인간과 현상과의 만남으로 교육의 효과를 드높이는 데는 부모와 교사, 학교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다.

    관리자의 학교경영철학에 따라 사회문화단체나 예술가가 보유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얼마든지 교육현장에 활용할 수 있다. 다양한 교육기부 프로그램으로 학생과 교사의 만족도를 얼마든지 높일 수도 있다.

    확대된 생활공간의 적응은 물론 드넓어진 대인관계와 삶을 유지하는 데 기본적인 인성과 감성을 키워주는 이런 교육을 가능하게 할 한 방편이 바로 ‘교육기부’다. 작금의 인식으로 기부라 하면 경제적 측면으로 인식하기 쉬우나 장르를 불문하는 다방면의 전문성과 예술성이 그것이다. 학교는 물론 교육 관련 기관에서 이러한 교육기부자를 발굴하고 초빙하며 교육 현장과 연결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때, 여러 시인 작가와 한자리에서 함께 동시와 동화를 읽고 노래한 ‘아동문학의 날 잔치’를 치른 아라초등학교는 한 관리자의 앞선 인식에 의해 200여 어린이들이 여러 교육기부자들과 소중하고 뜻있는 만남을 이룬 것이다.

    경남 일원에서 찾아올 아동문학가들을 만나기로 한 날을 손꼽아 기다리면서, 그날을 맞이하기까지 어린이들은 운동장 귀퉁이에서 노래하는 새들처럼 시를 외웠다. 저녁상을 물리고 TV를 시청하기 십상인 어머니와 함께 이마를 맞대고 시를 읊었다. 교과서에서나 만나던 작가를 직접 만난다는 생각에 마음 설렌 날들은 행복 그 자체였다.

    꽃보다 아름답다는 사람, 그중에서도 어린이 꽃무더기 속에 벌, 나비처럼 다가와 어린이들 가슴에 감동을 안겨 준 아동문학가들. 그들과의 소중한 만남은 먼 훗날까지도 어린이들 가슴에 시들지 않고 영원히 피어 있을 영혼의 꽃이 되어줄 것이라 굳게 믿는다.

    김재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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