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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여행 (20·끝) 김해한옥체험관

경남을 가다-체험여행 (20·끝) 김해한옥체험관
기와지붕 아래서 추억 만들고
대청마루 앉아서 여유 즐기고

  • 기사입력 : 2012-05-31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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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시 봉황동 김해한옥체험관을 찾은 관광객들이 사랑채, 안채, 별채 등을 둘러보고 있다./성민건기자/
    전통문화예절캠프에 참가한 부산 명진중학교 학생들이 김해한옥체험관에서 사물놀이를 배우고 있다.
    체험활동을 하러 문화사랑방으로 이동하는 학생들.
    한 학생이 한지 부채를 만들고 있다.
    학생들이 무지개떡을 만들고 있다.
    한식당 ‘감지방’의 한정식.




    사람을 만나 어디 사는지 물어보면 열에 일곱 여덟은 아파트에 산다고 한다. 아파트 생활은 편리하지만 천편일률적이고 획일적인 공간이어서 가뜩이나 바쁜 일상을 사는 도시민들에게 정서적인 안식을 주지 못한다. 그래서 아파트 거주 연수가 길면 길수록 회색 공간에 대한 염증은 깊어가고 전원생활과 한옥 거주에 대한 열망은 높아진다.

    최근엔 구조·재료를 개선해 주거 편의성이 높아진 반면 건축비용은 줄어든 ‘개량한옥’이 선보이면서 한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막상 한옥 거주를 실행에 옮기려면 제약이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꿈만 꿀 뿐이다. 그렇다면 가족과 함께 하룻밤 한옥 체험은 어떨까.

    김해시 봉황동에 있는 김해한옥체험관은 가야 유적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김해시가 지난 2003년 9월 건립했으며, (재)김해문화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다.

    당초 조선시대 사대부의 상징인 99칸 가옥을 재현하고자 했으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1동을 건립하지 못해 사랑채, 안채, 별채, 아래채, 바깥채, 행랑채, 사당 등 7동 85칸으로 이뤄져 있다. 김해한옥체험관은 도심 속에 있어 멀리 갈 필요도 없어 삶의 여유와 한옥에 대한 향수를 느껴볼 수 있다. 전통문화체험과 한식체험, 가야유적 탐방은 덤이다.



    ◆전통문화체험

    김해한옥체험관의 솟을대문을 지나니 넓은 마당과 고풍스러운 한옥이 눈앞에 펼쳐진다. 참 오랜만에 보는 풍경이다. 바깥채에 있는 문화사랑방(체험장)에서는 전통문화체험을 하러 온 중학생들이 무지개떡케이크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먼저 곱게 빻은 멥쌀을 5등분했다. 쌀가루는 자체가 흰색이므로 그대로 쓰고, 쌀가루와 천연색소를 섞어 네 가지 색을 만들어냈다. 고구마는 자색, 쑥은 초록색, 포도는 연자주색, 블랙베리는 검자주색이 됐다. 그다음 색색 쌀가루를 체에 걸려 내린 후 설탕을 첨가했다.

    학생들은 여태까지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색다른 경험에 신이 났지만 쌀가루를 사방에 흘리고 손에 반죽을 더덕더덕 묻히는 등 서툰 모습이다.

    옆에서 보다 못한 변호선(57·여) 강사가 거든다. 변 강사는 찜통에 젖은 보를 깔고 5가지 색 쌀가루를 같은 높이로 안치고 쌀가루 반죽으로 꽃 등 다양한 형태의 모양을 만들어 장식한다.

    마지막으로 찜기에 올려 20분간 찐 뒤 5분간 뜸을 들이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이 완성됐다. 이제 기다리던 시식시간. 학생들은 자신들이 공들여 만든 떡이 맛있다고 연신 환호성을 질러댔다.



    ◆한옥체험관 구조

    학생들을 뒤로하고 한옥체험관을 둘러봤다.

    먼저 안채인 거안당(居安堂). 한옥의 안공간인 안채는 집안의 주인마님을 비롯한 여성들의 공간으로 대문으로부터 가장 안쪽에 위치하며 보통 안방, 안대청, 건넌방, 부엌으로 구성된다.

    가족들의 의식주를 전담하는 공간으로 가구류도 의복과 침구류 보관을 위한 수납용 가구 등이 놓여져 있다. 체험객을 위한 객실인 감로실, 은하실, 금강실엔 수세식 화장실과 TV, 전화, 냉장고 등 현대적인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어 생활하기에 불편이 없어 보였다. 감로실과 은하실 사이엔 대청이 있다.

    쪽문을 지나니 사랑채인 담경헌(談經軒)이다. 사랑채는 외부로부터 온 손님들에게 숙식을 대접하는 장소로 쓰이거나 이웃이나 친지들이 모여서 친목을 도모하고 집안 어른이 어린 자녀들에게 학문과 교양을 교육하는 장소다.

    사대부 남자들이 모여서 학문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고 시를 짓거나 거문고 등의 악기를 연주하며 수준 높은 문화생활을 하기도 했다. 금욕적 유교생활을 지향하는 선비의식의 영향으로 사랑방의 가구나 장식은 간소하게 꾸며져 몇 개의 방석과 작은 책상, 장롱과 책장, 문방소품 등만이 놓여져 있다.

    탐미당(耽美堂)은 별당이다. 규모가 있는 집안의 가옥에는 별당이 집의 뒤, 안채의 뒤쪽에 자리하고 있었으며 이용하는 사람에 따라 그 이름이 다르게 불리었다. 결혼 전의 딸들이 기거하는 별당은 ‘초당’으로 불리었다. 그래서인지 방의 가구류와 침구가 거안당과 담경헌에 비해 화려하다.

    마당쪽 마루에 걸터앉아 잠시 상념에 젖어 본다. 기와지붕, 흙담, 문살 무늬 등 한옥의 모든 것이 낯설지 않고 정겹다. 어린시절 한옥에서의 추억을 마음 한구석에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고즈넉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하다. 모처럼 한적하고 아늑함이 주는 여유와 편안함을 느껴본다.




    ◆한식 체험

    어느새 점심 때라 시장기가 느껴진다. 행랑채에 마련된 ‘감지방’이라는 한식당에서는 우리나라 음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수로왕만찬(5만원), 허왕후정찬(4만원), 가야정찬 (3만원) 등 한식 코스요리와 한우불고기 정식, 장어구이, 산딸기영양돌솥밥 등 반수라(1만5000~3만원)를 맛볼 수 있다. 점심특선(8000~1만8000원)으로는 산채비빔밥, 삼계탕, 추어탕, 우거지탕, 동태찌개 등이 계절별로 다르게 준비된다.

    여닫이문 너머로 사랑채와 마당이 보이는 방에 앉아 가야정찬을 시켜봤다.

    칠전판, 샐러드, 물김치, 가오리회무침, 단호박찜, 묵사발, 흑임자깨죽, 냉채족발, 잡채, 중하찜, 떡갈비, 복지리, 부추전, 코다리양념구이, 수수화전, 해물야채볶음, 육회 등으로 한 상 차려진다.

    만든 사람의 조리 내공과 정성이 스며들었는지 모든 음식이 정갈하고 맛있다.

    이어 된장찌개와 고등어조림, 참나물무침, 김치, 창란젓, 도라지무침, 호박새우무침, 가치무침 등의 반찬이 놋그릇에 담긴 밥과 함께 나온다. 과식이 걱정되지만 수저를 놓지 못한다. 입가심으로 수정과까지 마시고 나니 숨을 제대로 못 쉴 정도로 배가 부르다.



    ◆체험프로그램

    김해한옥체험관은 전통 한옥생활을 체험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신청을 받아 숙식과 전통문화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김해한옥체험관은 월파실, 함허실, 신어실, 초선실, 분성실, 타고실, 금천실 등 2인용 객실 7개와 금강실, 은하실, 감로실, 백운실, 봉황실, 호계실 등 4인용 객실 6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주중보다 주말(금, 토요일)에는 2만원 정도를 더 받는다. 예약은 인터넷이나 전화로 가능하다. 입실은 당일 오후 5시, 퇴실은 다음 날 오전 11시다.

    한옥에서의 특별한 하루를 선물하는 1박2일 체험프로그램은 한옥체험관에 머물면서 전통문화와 예술·교육을 접목해 재미있고 뜻있는 추억을 만들어 가는 프로그램이다. 현장학습과 교육프로그램이 접목돼 초·중·고 토요학습프로그램으로 인기가 높다.

    1박2일 체험프로그램은 숙식과 전통문화체험으로 이뤄진다. 흔히 진행되는 1박2일 체험프로그램은 첫째 날 오후 3시 입소를 시작으로 가야문화 탐방, 국악체험, 방 배정, 저녁식사, 공예체험, 자유시간, 취침으로 구성되고 둘째 날은 오전 7시 기상에 이어 택견 배우기, 아침식사, 다도법과 예절 배우기, 퇴소 등으로 짜여진다.

    10~40명, 3가족(1가정 4인 이상) 단체프로그램으로 이용금액은 1인 4만5000~5만원이다.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은 다도예절, 가락오광대 탈공예, 떡메치기, 연 만들기, 염색체험, 전통한과·절편·떡케이크 만들기, 전통매듭, 짚풀공예, 도피어리, 규방공예, 사물놀이, 민요·판소리 등이 있다.

    전통문화체험객들은 주로 3~4개 프로그램을 신청한다. 전통음식 만들기, 한지그림공예, 염색체험, 도피어리, 가락오광대 탈공예, 사물놀이, 다도예절 등이 인기가 있다. 10명 이상 단체프로그램으로 이용금액은 1인 3000~1만원.

    3월과 5월에는 전통발효식품(된장, 간장) 체험, 6월에는 단오행사, 9월에는 명절음식 만들기, 10월에는 전통혼례식과 전통발효식품(고추장) 체험, 11월에는 전통발효식품(메주) 시연행사, 12월에는 전통발효식품(김장 담그기) 체험 등이 진행되기도 한다.

    정오부터 오후 4시까지는 무료로 한옥체험관을 둘러볼 수 있다. 단 객실이 있는 안채와 사랑채, 별채에는 들어갈 수 없다.



    ◆가야유적 탐방

    김해한옥체험관 인근엔 가야의 건국시조인 수로왕·허왕후의 숨결을 간직한 수로왕릉과 수릉원, 김해민속박물관, 봉황대, 봉황동고분군, 대성동고분군, 국립 김해박물관 등 가야시대 유적과 박물관이 즐비하다. 사전 예약을 하면 문화해설사와 함께 가야유적 탐방을 할 수 있다.


    글=양영석기자 yys@knnews.co.kr

    사진= 성민건기자 mkseong@knnews.co.kr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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