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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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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게- 김정희

  • 기사입력 : 2012-05-31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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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일까 낯선 그림자 먼 길을 돌아왔다

    초록 세상 멀리 두고 저문 숲에 드신 그대

    한 사람 오직 한 몸을

    목숨 바쳐 섬겨왔거니.



    마음이 깃드는 곳 집인 줄 알았더니

    강물이 낙조를 안고 바다로 흘러가듯이

    그림자 길게 드리우고

    어디론지 가고 있다.

    - 김정희 시집 <연못에서 만난 바람>에서

    ☞ 오쇼 라즈니쉬의 ‘몸에게 말 걸기를’ 읽는 듯하다. 살면서 온전한 몸 있을까만 몸이 평안할 때 몸과 대화하고 아플 때 몸에게 말을 걸면 치유의 힘이 커진다고 한다. ‘몸은 정신의 허울이다. 껍데기이다. 영혼의 비계 덩어리’라며 육체보다 정신을 우위에 두었으나 어느새 몸은 내가 모셔야 할 귀한 상전이 되어 있다.

    이 시는 그림자가 초록세상에서부터 저문 숲에 든 ‘목숨 바쳐 섬겨온’ 몸을 위한 헌시로 삶의 깊이가 느껴진다. ‘강물이 낙조를 안고 바다로 흘러가듯이’ 자연의 순리를 알면 생의 집착에서 멀어지는 깨달음을 얻으리. ‘그림자 길게 드리우고 어디론지 가고 있’는아픈 내 몸이여, 그대가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여야 할 터. 미풍에도 온 뼈마디 쑤시고 시름시름 앓는 몸이여! - 김진희(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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