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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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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터널 자전거도로 대책 없이 사업 마무리한다

시“매연·소음 논란 보완책 없어”
예산낭비에다 무용지물 될 수도

  • 기사입력 : 2012-06-04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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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보= 매연과 소음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는 창원시 안민터널 내 자전거도로에 대해 정부나 창원시가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밝히면서 결국 이 자전거도로는 이용자가 극히 적은 예산 낭비사업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본지 5월 29일자 1면·30일자 6면 보도)

    4일 창원시에 따르면 정부와 창원시가 각각 절반씩의 예산을 부담해 총 38억 원이 투입된 왕복 3.8㎞의 안민터널 자전거도로는 시민 불편과 예산 낭비라는 문제만 남긴 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창원시는 지난해 10월 “안민터널 내 자전거도로는 도내에서 처음이고, 전국 최장 규모이다”고 자랑했지만, 올해 4월 1일 진해구→성산구 방면을 임시 개통하면서 매연·소음 논란에 휩싸였다.

    터널 내 자전거도로의 특성상 매연과 소음 차단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캐노피를 씌우는 것이지만, 60여억 원의 추가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자 또다른 예산 낭비라는 비난이 나오면서 창원시는 캐노피 설치를 포기했다.

    또 터널 통과 자전거를 싣는 셔틀버스 운영, 마스크·보안경 등 보호장구 터널 입구 비치 등도 추가 예산이 투입되는 탓에 시는 추진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시는 매연 저감 대책으로 현재 2기만 가동중인 터널 내 배풍기를 10기로 늘려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 또한 전기료 등 운영비 과다 지출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또 매연·소음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5월 하순부터 안민터널 내 유해물질 오염도 조사 용역을 착수했다. 하지만 조사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별다른 대책은 없다는 것이 창원시의 답변이다.

    따라서 안민터널 자전거도로는 매연·소음 문제 해결 없이 당초 계획대로 6월 중 완공돼 일반이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하루 평균 이용자는 30여 명으로 앞으로 이용자가 얼마나 될지 예측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안민터널 자전거도로는 충분한 검토와 시민 의견 수렴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추진한 전시행정의 결과물이 됐다.

    창원시 관계자는 “안민터널 자전거도로 사업의 미흡한 점은 충분히 인정한다”면서 “현재로선 예산을 더 투입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보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도 없어 이대로 가는 수밖에 없으며 잘못된 점을 공식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4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하고도 ‘반쪽짜리 사업’으로 전락한 안민터널 자전거도로에 대해 누구도 책임은 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시민 박모(38) 씨는 “공익과 다수의 의견은 무시되고 검증 없이 독단적으로 처리해 시민의 혈세 낭비와 불편을 초래했다”면서 “안민터널 자전거길 공사 승인을 내려준 창원시 관계자는 징계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시민 김모(43) 씨는 “자전거도시 상징성에 급급한 나머지 시가 값비싼 대가를 치른 ‘졸속사업’이 되고 말았다”고 강조했다.

    김호철 기자 keeper@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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