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겅퀴- 하순희(시조시인)
- 기사입력 : 2012-06-14 01:00:00
- Tweet
온 몸 가득
가시 세워
낭자하게 피 흘리며
사는 일 까마득하여
소리내어 울고 있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세상 한 편 언덕에.
-하순희 시집 <별 하나를 기다리며>
☞ ‘온 몸 가득 가시 세우’고 살아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낭자하게 피 흘리며’ 지상에 뿌리 뻗어야 할 소명은 무엇인가.
빈 마음 한 줄기 담아 서쪽 하늘 붉게 물들이는 아름다운 세상에 막막한 시간이여, ‘사는 일 까마득하여 소리내어 울면서’ 이 밤을 건너고 있다, ‘세상 한 편 언덕에’서 오롯이 견뎌내고 있다.
아니 힘차게 살아가고 있다.
이 시의 근간인 외로움은 자기의 존재를 세상에 각인시키는 힘의 원천이 된다.
타자와의 소통을 간절히 원하며 살아가는 이유이다.
‘그대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했거늘.
-김진희(시조시인)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