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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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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집- 서일옥(시조시인)

  • 기사입력 : 2012-06-21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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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뼘 가웃 햇살 같은

    할머니가 배경인



    열 평짜리 아파트

    거실은 암전이다.



    재개발 현수막 물고

    칸칸마다 일렁인다



    되짚어보면 땟국 절인

    한 생애가 삭은 공간



    풀꽃 같던 여린 생명

    파지 주워 키워낸 곳



    밤이면 수저를 놓는

    거룩한 집이었다

    -가람시학 <제2호>에서


    ☞ 산은 산이 아니고 집은 집이 아닌 지 오래전, 단단한 믿음이었던 집이 흔들려 무너지고 있다. 움막 같은 집이라도 그 안에서 불 지핀 온기로 아이들은 자란다. ‘땟국 절인 한 생애가 삭은 공간’에서 깨어나는 ‘여린 생명’이 있다. 이제 그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 머지않아 시끄러운 기계음과 함께 현수막은 펄럭일 것이다.

    이 시는 재개발아파트라는 문명의 부산물에 의해 위기에 몰린 풀꽃 같은 서민의 삶을 그리고 있다.‘밤이면 수저를 놓는 거룩한 집’에서 할머니 사랑을 먹고 자라는 조손가정 이야기다. 그들에게 희망은 따뜻한 불빛 아래 오손도손 가족이 모여 사는 집을 갖는 것이다. 김진희(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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