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22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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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결혼이민자 출신 1호 국회의원- 문경희(창원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이민자와 그 가족의 권리·삶의 조건 개선에 앞장서기를

  • 기사입력 : 2012-06-22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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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대 국회가 드디어 지난 5월 30일에 개원했다. 그동안 개원을 앞두고 당선자들의 부정경선, 학력위조 등과 관련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터라 개원 당일에 누가 출석했고, 누가 출석하지 않았느냐에 세간의 관심이 주목됐다.

    그중에는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당선자였던 이자스민(35) 씨도 포함된다. 당선자 시절 불거졌던 학력위조 논란의 여파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도 그녀에게 쏟아진 세간의 관심은 그녀가 우리나라 최초의 외국 이주민 출신 국회의원이라는 점 때문이다.

    지역구가 아니라 비례대표제를 통해 당선되긴 했지만, 여성결혼이민자인 이자스민 씨가 국회의원이 됐다는 사실은 실로 놀랍다. 소위 ‘다문화’ 열풍이 우리 사회에 확산되기 이전인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외국, 구체적으로 필리핀 태생인, 그것도 30대 젊은 여성이 국회의원이 된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었다.

    다문화 사회 이행 초기에 있는 우리나라에서 여성결혼이민자 출신 1호 국회의원이 나왔다는 점은 매우 이례적이다. 300명의 국회의원 중에 비록 한 명이라고 할지라도, 이민자 출신 의원이 직접 자신의 경험을 통해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민자들과 그들 가족의 권리 및 삶의 조건 개선에 앞장설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됐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물론 이러한 정치적 기회가 상징성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의 진정한 통합 및 발전의 요인으로 작동할지 아닐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이와 함께, 이자스민 의원의 개인적인 정치 역량 또한 검증이 안 된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그녀의 행보 또한 신중히 지켜볼 일이다. 그녀의 행보에 따라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복지 및 문화, 사회통합 정책의 대상자, 수혜자로만 여겨졌던 여성결혼이민자의 정치적 세력화가 진전될 수도, 후퇴될 수도 있다는 점에 그녀에게 세간의 이목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주민 출신 국회의원 한 명의 힘만으로 ‘다문화’ 한국사회 건설을 기대하긴 어렵다. 다문화 사회란 단순히 다양한 민족, 혈통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사회가 아니다. 다문화 사회란 민족, 혈통적 다양성을 가진 구성원들이 추상적인 인정과 존중 차원을 넘어서서 그들 개개인의 인권, 문화권, 시민권 등을 법과 정책 제도 내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사회를 의미한다.

    또 다문화 사회에서 국가는 소수집단의 주류사회 통합과 평등을 위해 그들이 처한 취약한 삶의 조건을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다문화 사회 건설은 국가세력의 노력만으로, 제도적, 법적 측면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은 명백하다. 이는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다문화’ 주체라는 이해가 사회 전반에 확산되고, 또한 국민 개개인의 동의와 지지 하에 채택된 정책과 법제도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실천돼야만 가능하다.

    이 때문에 얼마 전 이자스민 의원의 당선자 시기에 불거진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 공격에 마음이 쓰인다. 이번 사건은 여성결혼이민자와 그들의 가족, 나아가서 외국인 이민자 전체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 일부 구성원의 인종차별적 시선을 가시화시키는 데 기여했다. 이러한 시선이 이자스민 의원의 향후 의원 행보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 그녀의 가는 길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서구 이민 국가의 ‘스킨해드(외국인 혐오자)’가 우리나라에서 출현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해보며, 우리나라에서도 이민 이슈가 우경화된 정치인과 시민 개개인에 의해 정치적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현명하고 중립적인 언론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문경희(창원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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