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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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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단어로 집안 도배 영어 할머니 최숙남씨

최숙남씨 “꿈에 그리던 영국 가서 영어 실컷 써 먹었어”
SBS ‘세상에 이런 일이’ 통해 방문 … 오늘 밤 8시 50분 방영

  • 기사입력 : 2012-07-12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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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 네임이즈 잉글리쉬 킹 최숙남!”

    지난 2010년 뜨거운 창원사랑과 영어사랑으로 화제가 됐던 최숙남(80) 할머니의 영국 방문기가 12일 방송을 통해 소개된다. (본지 2010년 1월 23일자 5면 보도)

    일명 ‘영어할머니’로 이미 수차례 방송에 소개된 최 할머니는 SBS ‘세상에 이런 일이’ 700회 특집으로 꿈에 그리던 영국을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방문했다.

    연일 방송과 인터넷상에서 화재가 된 것처럼 할머니의 영어사랑은 특별했다.

    안방이며 거실, 화장실이 모두 영어 단어로 빼곡해 집안 전체가 마치 하나의 단어장 같았다. 어려운 단어나 문장은 그림을 그려 넣어 쉽게 암기한다.

    “어려운 것은 그림을 같이 그려 넣으면 절대 잊어먹을 일이 없어. 이게 내 암기 비법이여.”

    최 할머니는 6·25전쟁이 발발했던 해에 시집을 와 마산 어시장에서 30년간 생선을 팔아 1남2녀를 키웠다. 오로지 먹고사는 것만 생각하며 살아 온 세월, 30여 년 전 불의의 사고로 큰아들을 잃고 할머니는 그 충격으로 몸져 눕게 된다.

    그런 최 할머니를 위해 큰딸 유명순(54) 씨가 보내 준 첫 해외여행은 할머니의 영어사랑의 시작점이 됐다.

    “생전 처음 가 본 공항이 얼매나 크고 좋던지, 외국인 양반들은 이 할미한테 말도 잘 걸어 주고 인사도 해주니 그렇게 신이 날 수가 없더라구.”

    그러나 두 딸을 대신해 손자와 손녀들을 키우다보니 좀처럼 공부할 여유가 생기지 않았다. 갓난쟁이 손자들을 하나 둘 학교로 보내니 어느새 70세 노인이 돼 있었다는 최 할머니. 직접 서점에서 영어 책 2권과 세계지도를 사 놓고 매일 들여다봤다. 그렇게 또 훌쩍 1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할머니는 여전히 영어공부가 매일 새롭고 즐겁다.

    “나이 70에도 모르는 게 있어서 책을 찾아보고 물어보고 하니 이게 얼마나 신이 나는 지 몰라. 이제사 내가 이 영어 공부를 해서 어디다 쓸 것이여? 그냥 늙어서 저 세상 갈 때까지 공부하는 게 소원이지. 원래 인생은 80부터 아닌가잉?”

    최 할머니는 매일 배우며 살아가는 것이 가장 큰 꿈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 할머니의 영국방문기는 오늘 밤 8시 50분 SBS ‘세상에 이런일이’ 프로그램을 통해 방영된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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