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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7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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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을 가다] 도내 '오토캠핑' 열풍 현장을 가보니

캠핑장의 여름, 도내 캠핑장 쿨하게 즐겨봐

  • 기사입력 : 2012-07-26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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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캠핑의 계절이 왔다. 고성 당항포 관광지 내에 위치한 당항포 오토캠핑장에 가족 단위의 야영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책 읽고 낮잠자고 영화보고

    캠핑촌은 하나의 마을


    직장 생활에 찌들린 20대 커플

    "진짜 여유가 뭔지 느낄 수 있어"


    아파트 생활 조심스럽던 주부

    "아무리 굴러도 소음 걱정 안해"


    장비는 시작 뒤 조금씩 갖춰야

    "눈치 보지말고 도전" 한목소리



    경남에도 캠핑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 21일 도내에서 가장 큰 캠핑장 중의 하나인 고성 당항포 캠핑장을 찾았을 때에도 캠핑이 대세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태풍 카눈이 우리나라를 통과한 다음 날이라 캠핑장을 찾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었지만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금요일인 이날 오후 3시께, 나무 그늘이 있는 오토캠핑장(30여 개 데크)은 이미 텐트로 꽉 차 있었다. 오토캠핑장은 물론 최대 200팀까지 들어올 수 있는 인접 야영장에도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텐트 아래서 책을 읽고 있는 사람, 한가롭게 낮잠을 자는 사람, 카드 놀이를 하고 있는 연인, 데크 위를 뛰어다니며 장난을 치고 있는 아이들, 간식을 만들고 있는 부모, 빨랫줄에 옷을 널고 있는 사람, 손자를 위해 팥빙수를 만들고 있는 할머니, 컴퓨터로 영화를 보는 젊은이….

    캠핑장은 하나의 마을을 형성하고 있었다. 캠핑 초보에 가까운 우리 일행(사진부 기자와 필자)은 당장 캠핑을 떠나고는 싶은데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한 독자들을 위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캠핑을 시작했는지, 장비는 어떤 걸 갖췄는지, 캠핑의 즐거움은 무엇인지를 캠퍼들을 통해 알아 보았다.


    #1. 10년간 연애를 했고 올가을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박주성(28·부산시 동구 문현동·직장인) 서은아(28·부산) 씨 커플. 이들이 오토캠핑을 시작한 지는 딱 1년밖에 안 됐다. 지난해 여름 지리산에 펜션 예약을 하고, 계곡에 돗자리 하나 깔고 쉬다가 근처에서 캠핑하는 사람들을 보고 놀랐다.

    야외에서 식탁보까지 깐 테이블에 음식을 한상 차려 놓고 한 가족이 의자에 앉아 우아하게 식사하는 모습을 보고 부러웠다. “까짓거 우리도 한번 해보자.”

    집에 있던 오래된 텐트와 코펠 버너만 갖고 처음 야영을 시작했고 이후 장소를 옮길 때마다 장비를 하나씩 사 모았다. 장비를 하나씩 살 때마다 다음 캠핑이 기다려졌다. 이렇게 시작해 1년간 벽계야영장, 밀양 에르피아(사설), 지리산 덕동야영장 등 경남 부산 인근 야영장을 열심히 찾아다녔다.

    그들이 약 1년간 사 모은 장비는 대략 200만원어치쯤 된다. 7~8인용 텐트 95만 원, 침낭 6만 원짜리 2개, 매트 2만 원, 아이스박스 20만 원, 코펠 7만 원, 테이블 12만 원, 의자 1개당 8만5000원 2개, LED 형광등 9만 원(처음엔 5만 원짜리 가스등), 그 외에도 가격이 1~2만 원대인 샤워용 물통, 설거지 건조대, 이동식 싱크대 등….

    “처음에 모두 구비할 필요는 없어요. 와서 보면 필요한 게 생기고 그때마다 하나씩 구입하면 돼요. 하나씩 사 모으는 재미도 있어요.”

    이들은 자신들의 장비 가격은 ‘중간 정도 될까’라고 했다. “지리산에는 전국의 캠퍼들이 모여들어요. 장비도 엄청나서 비교하면 기가 죽어요. 잘 갖춘 팀은 1000만 원대고…. 저녁에 빔으로 영화 보는 사람들 종종 봅니다.”

    캠핑의 묘미가 뭐냐는 질문에 박씨는 “커피 한잔을 마셔도 느낌이 달라요. 진짜 여유가 뭔지 느끼게 됩니다”고 했고, 서씨는 “모닥불 타오르는 분위기에서 대화하면 서로 속마음을 나눌 수 있다” 말했다.


    #2. 김지남(39·부산시 북구 화명동) 유영선(34·여·가명) 씨 부부와 아들 3명. 한 가족용 장비치고는 다소 적어 보였고, 한눈에 보아도 오래된 것들뿐이다. 이들의 캠핑 경력은 4년가량 된다. 우선 궁금해서 장비를 모두 갖추는 데 얼마 들었는지 물었다. 모두 합해 50만 원쯤 될거라고 했다. 아이들 세 명이 신나게 해먹(그물침대)에서 그네타기 놀이를 하고 있어 그 가격도 물어 보았다. 2만5000원이란다. 이들이 갖고 온 장비는 텐트 15만 원, 타프(그늘막) 8만 원, 아이스박스 3만 원, 해먹 2만5000원 이외 옛날 쓰던 매트와 침낭 2개, 이불 1개, 테이블 1개, 의자 4개, 선풍기 1개, 전기 연장선, 코펠 4인용, 버너, 그리고 먹거리로 삼겹살과 김치찌개, 라면, 떡볶이 등이 전부다. 김씨 가족은 틈만 나면 옆 동네 소풍가듯이 단출하게 싸서 떠난다고 했다. 캠핑 장비를 구입한 방법도 알뜰했다. 가능한 한 집에서 사용하던 거 쓰고, 조금 값나가는 건 중고를 샀다. 대표적인 게 10만 원짜리 아이스박스. 1번 사용한 건데 옥션에서 3만 원에 샀다. 이들은 필요한 게 생기면 옥션 중고장터에서 주로 구입했다.

    “남들 눈치 보면 아무것도 못 삽니다. 등산복도 좋은 건 100만 원짜리도 있는데, 캠핑장비는 더합니다. 그렇지만 처음에는 옆 사람들하고 비교가 되어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건 잠시입니다.”

    김씨는 “눈높이를 낮춰 시작하고, 찾아보면 저렴하고 좋은 거 많습니다. 사설 캠핑장 가면 비용도 최소 하루 3~4만 원에다 요새는 1억 원 가까이 하는 캐러반도 많이 볼 수 있고 장비도 엄청납니다”고 말했다.

    유씨는 “애들은 무지 좋아한다. 먹이고 뒤치다꺼리하는 건 힘들지만 2박3일 나와서 고생해도 재미있다. 아파트와는 다르게 애들이 아무리 구르고 뛰고 놀아도 뭐라는 사람 없다”고 말했다.

    이날 취재진이 찾은 고성 당항포 오토캠핑장은 깨끗하고, 근처에 아이들이 놀 만한 곳이 많다.

    또 샤워장 화장실 식수대 등 부대시설이 잘 되어 있다. 고성군은 2012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를 개최한 뒤 엑스포 주행사장인 당항포 관광지를 단장해 7월 6일 다시 문을 열었다. 여름휴가철을 맞아 기존 엑스포 주차장을 오토캠핑장으로 전환했다.

    경남에는 어떤 캠핑장이 있고, 사용료는 어떻게 될까. 우선 국립 자연휴양림과 각 지자체에서 조성한 오토캠핑장은 가격이 저렴하다. 또 캠핑장 규모가 크고 숲이 무성하다. 주로 계곡을 끼고 있어 물놀이도 즐길 수 있어 가장 추천할 만하다.

    국립지리산자연휴양림, 국립남해편백자연휴양림이 대표적이며, 입장료는 1000원, 데크 하루 사용료는 4000~6000원으로 사설 오토캠프장의 4분의 1에서 5분의 1 수준이다. 각 지자체가 조성한 오토캠핑장도 시설이 깨끗하고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가격은 1만 원에서 3만 원 사이로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그래도 사설에 비해 싼 편이다.

    고성 당항포 오토캠핑장(200면), 의령 벽계야영장(90면), 밀양 표충사 야영장(텐트 50동 정도 칠 수 있음), 지리산 내원야영장(50면), 경상남도 금원산 자연휴양림(90면), 하동 평사리공원 캠핑장(텐트 300개 정도 칠 수 있음)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지리산 계곡과 덕천강과 섬진강을 따라 야영을 할 수 있다.


    <함안 낙동강 오토캠핑 축제>

    오는 8월 10일부터 12일까지 시원한 낙동강변에서 열리는 ‘함안 낙동강 오토캠핑 축제’는 어떤 캠프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경남신문·전국팜스테이협의회 주최, 경남팜스테이협의회 주관, 부산지방국토관리청·K-Water 경남지역본부·함안군 후원으로 열리는 이번 오토캠핑축제에는 퓨전 콘서트, 가족 명랑 운동회, 가족 장기자랑, 가족 걷기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돼 있다.

    10일에는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색소폰 연주자로 출연해 인기를 모았던 신유식씨가 초청돼 소프라노 색소폰 연주를 하며, 통기타 연주자 감화식씨가 통기타 연주를 선보인다.

    11일에는 가족 명랑 운동회가 열리는데, 가장 먼저 텐트를 완성하는 팀이 승리하는 가족 대항 게임인 ‘캠핑 러브하우스’, 아이가 던진 물풍선을 1분 내 터뜨리지 않고 많이 받는 게임인 ‘더위를 날려라’, 얼음 위에서 오래 견디는 게임인 ‘한여름의 남극’, 함안수박 빨리 먹기 게임인 ‘수박 하모니카 구성’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또 이날 한 가족이 모두 무대에 올라와 노래 및 율동 경연을 펼치는 ‘가족 장기자랑’이 열리며, 소프라노 색소폰 공연도 펼쳐진다.

    마지막 날인 12일에는 가족 걷기대회가 열린다. 부대행사로는 지역특산물을 구경하고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농촌 체험마을 부스, 오토캠핑 관련 업체의 박람회, 농축산물 직거래 장터 등이 준비돼 있다.

    오토캠핑장은 함안군 칠서면 강나루 수변공원이며, 캠핑장 안에는 주차장 샤워실 개수대 화장실 등 기본 편의시설과 농구장 축구장 족구장 인라인스케이트장 야구장 수변무대 등 시설이 있다.

    행사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8월 3일까지 ‘함안 낙동강 오토캠핑 축제’ 홈페이지(www.autocampingfestival.co.kr/www.acfestival.co.kr)에서 신청하면 된다.

    대상은 전국의 오토캠핑 가족 선착순 300팀이며, 참가비는 팀당 4만5000원(환경분담금, 보험료 포함)이다.

    문의는 ‘함안 낙동강 오토캠핑 축제’ 사무국 055-532-8150, 010-3292-6150, 경남신문 사업국 055-210-6106~7.


    글= 이상규 기자 sklee@knnews.co.kr

    사진= 김승권 기자 s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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