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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강보의 논술탐험] (101) ‘오심’은 실수일까, 편파 판정일까?

‘런던올림픽’보며 생각 나누기

  • 기사입력 : 2012-08-01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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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에서 ‘멈춘 1초’ 오심으로 패한 뒤 흐느껴 울고 있는 신아람./뉴시스/


    런던올림픽이 열기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고3 수험생들까지 스마트폰으로 경기 결과를 검색하거나 TV 앞에 앉는 바람에 부모님들이 걱정한다죠. 이런 시기에 논술에 관한 글을 신문에 실으면 누가 읽어볼지 고민이 앞서네요. 그래서 오늘 논술탐험은 런던올림픽 얘기로 생각 나누기를 할까 합니다. 이런 게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맞춤형 공부가 아닐는지요.

    글샘: 심판의 황당한 판정 때문에 런던올림픽이 ‘오심 올림픽’으로 낙인찍히는 것 같아. 수영 박태환과 유도 조준호에 이어, 펜싱 여자 에페에서 신아람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지. 어제 경남신문 1면에 ‘신아람의 눈물’이라는 제목으로 크게 실렸어. 신아람은 준결승전에서 1초만 버티면 이기는 상황이었지. 그런데 두 번이나 공방을 했는데도 심판은 1초가 흘러가지 않았다고 판정한 거야. 결국 세 번째 공격을 막지 못해 지고 만 거야. 세상에 그렇게 긴 1초가 어디 있겠니?

    글짱: 지구촌 스포츠 대축제라는 올림픽에서 이런 일이 생겨 열 많이 받았어요. 심판들이 무슨 마음을 먹고 그런 판정을 내리는지 모르겠어요. 박태환 선수는 재심이 받아들여져 은메달을 따긴 했지만, 결승 경기에 영향을 준 건 사실이잖아요. 조준호 선수도 패자전을 거쳐 금보다 값진 동메달을 따냈고요. 하지만 신아람은 ‘멈춘 1초’ 때문에 메달도 못 따고 4년의 땀방울이 ‘통곡의 눈물’로 바뀌어 너무 안타까웠어요. 올림픽에서 심판의 자질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오심이 나온다는 건 정말 문제예요.

    글샘: 오심은 대부분 심판의 실수에서 비롯되지. 하지만 ‘승부 조작’이나 ‘편파 판정’ 같은 오심을 한 심판들에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차원의 제명 조치 등 강력한 징계가 있어야 할 거야. 아마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나온 판정 파문을 글감으로 한 칼럼이 각 신문에 잇따를 것 같아.

    글짱: 우리나라도 제가 태어나기 전인 1988년에 서울올림픽을 개최했잖아요. 그때도 편파 판정 파문이 있었나요?

    글샘: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승부 조작이라고 할 만한 ‘대단한 오심’이 나왔지. 복싱 결승전에서 우리나라 선수가 확연하게 진 경기였는데도 심판이 이겼다고 판정해 금메달을 땄어. 그때 세계인들이 우리나라 욕을 무지 많이 했을 거야. 우리 국민들마저 그 금메달에 환호하지 않았으니까.

    글짱: 이번에 조준호와 맞붙은 일본의 에비누마도 마찬가지 같아요. 4강에 진출하고도 기뻐하지 않던데요. 어떻게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겠어요. 4강전에선 한판패를 당했잖아요.

    글샘: 그래서인지 그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투혼을 발휘하더구나. 그러니까 선수나 나라를 욕하지 말고, 어이없는 판정을 내린 심판들을 비난해야겠지.

    글짱: 유도 그 체급에서 일본 에비누마를 꺾은 선수의 국적이 ‘조지아’라고 나와서 생소했어요. 검색해 보니 예전에 ‘그루지야’로 불린 나라던데요.

    글샘: 중계방송을 보면서 모두 궁금했던 모양이더구나.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조지아’가 올랐으니까. 조지아(Georgia)는 ‘그루지야’의 영어식 표기야. 소비에트연방(소련)의 일부였을 땐 나라이름을 러시아어로 표기해 ‘그루지야’라고 했는데, 독립 이후 2008년에 러시아와 외교관계를 단절하며 세계에 ‘조지아’라고 불러달라고 요청했어. 우리나라는 2010년 7월에 ‘조지아’로 한글 표기를 변경한다는 내용의 글이 국립국어원 자료에 있어. 외교통상부 홈페이지에서 검색하면 그루지야는 없고 ‘조지아’만 나온단다. 이처럼 경기를 보며 세계사 공부를 할 수 있는 것도 올림픽의 또 다른 재미야.

    글짱: 아 참, 조지아의 그 유도 선수는 어떻게 됐나요? 금메달을 땄죠?

    글샘: 그래. 이름이 ‘라샤 샤브다투어시빌리’라는 그 선수는 조지아에 대회 첫 금메달을 안기며 영웅이 됐지. 그 선수도 16강전에서 애매한 판정의 희생양이 될 뻔했는데, 연장전에서 힘과 기술을 앞세워 화끈한 한판승으로 이기며 논란을 잠재워 버리더구나.

    글짱: 그런데 글샘은 어떻게 우리나라 선수도 아닌 그를 잘 기억하고 있어요?

    글샘: 다른 나라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서 내가 배울 점이 뭐가 있는지도 생각하기 때문이지. 궁금한 점이 있으면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보면서 말이야. 특히 선수들이 인간 승리 드라마 같은 경기를 펼치면 기억에 더욱 오래 남아 있지. 아, 그러고 보니 조준호의 투혼에 대한 부분도 얘기해야 될 것 같네. 일본 선수와 8강전에서 팔꿈치 인대를 다쳤는데, 관절부위를 테이프로 동여맨 채 패자부활전에 나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동메달을 따냈다고 하더구나.

    글짱: 그래요.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배울 점이 많아요. 올림픽 국가대표가 되기까지 흘린 땀을 생각하면서, 우리 선수들이 조금 부진하더라도 힘찬 박수를 보내야겠어요.

    글샘: 그나저나 방학이지만 보충수업하러 학교에도 가야 할 텐데, 밤샘 시청은 자제하고 적당히 즐기는 올림픽으로 건강한 여름을 보내거라. 오늘도 대한민국 파이팅!

    편집부장 s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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