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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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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을 가다] 톡톡 튀는 맛집 (3) 진짜순대(창원시 의창구 중동)

부드러운 막창에 꽉 찬 속의 담백함 '진짜 순대맛'
맞아, 진짜 순대맛이야!

  • 기사입력 : 2012-08-23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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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돼지내장과 대창, 소창에 김을 만 순대, 소창, 토시살 등 다양한 순대가 쟁반에 가지런히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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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인의 백암순대, 천안의 병천순대, 경북의 칠곡순대 등 전국적으로 유명한 순대는 대부분 시장을 중심으로 발달했습니다. 순대는 유명 장터나 동서남북을 잇는 교통의 중심지에서 손쉽게 사먹을 수 있는 주전부리나 술안주로, 친서민적 음식으로 사랑을 받아왔는데요. 이러한 길거리 음식의 대명사인 순대를 방 안으로 끌어들여 든든한 건강식으로 탈바꿈시킨 식당이 있어 찾아가 보았습니다.

    ▲ 세 자매가 뭉치다

    창원시 의창구 중동에 자리한 ‘진짜순대’는 지난 2010년 봄에 개업해 알음알음으로 찾아오는 손님들 덕에 입소문이 났습니다. 사장인 김희순 씨, 언니인 김철희 씨, 동생 김말희 씨 세 자매가 함께 가게 일을 해나가고 있는데요. 특히 김희순 사장의 제부 이경석 씨는 진해에서 20여 년 동안 횟집을 경영했고, 언니 김철희 씨는 마산 창동에서 10여 년 동안 일식집을 경영한 경력이 있어 김 사장이 가게를 차리겠다고 선언했을 때 선뜻 힘을 보태주었습니다. 평범한 주부였던 김 씨가 한식자격증을 따고 새로운 일을 찾아나설 무렵, 김 씨의 마음이 쏠렸던 음식은 순대였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이 근방에서 이름난 순대는 창녕군 도천면에 성업 중인 도천 순대. 김희순 씨 자매와 제부 이 씨는 도천 순대를 만든 주방장을 수소문해 찾아가 숨겨진 맛의 비법을 전수받았습니다. 그곳에서 그들이 깨달은 사실은 좋은 재료와 정성, 고유의 손맛을 가미해야만 맛깔스러운 음식이 탄생한다는, 간단하지만 실천키는 쉽지 않은 진리였습니다.

    ▲ 깐깐하게 고르고 만든다

    ‘진짜순대’가 진짜일 수밖에 없는 첫 번째 이유는 가게에서 직접 순대를 만든다는 데 있습니다. 실제로 식당 1층 아래 반지하에는 순대를 만드는 작업 설비가 되어 있었는데요. 이틀에 한 번씩 손수 순대를 만들어 급랭시키는 작업을 합니다. 속에 들어가는 재료만 해도 무려 25가지. 채소가 15가지, 곡식이 4가지에 두부와 당면을 버무려 떡국가래 뽑듯이 뽑아내는 작업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이곳에서 행해집니다. 워낙에 좋은 재료만 고집하고 깔끔하게 하다 보니 식재료를 공급하는 상인들이나 업체 사이에서도 진짜순대집은 까다롭기로 유명합니다. 마늘 한 톨, 고추 하나라도 마음에 차지 않으면 퇴짜를 맞히는 깐깐함 때문인데요. 이를 아는 주변 아파트의 주부들은 막창을 걷어내고 속을 긁어 이유식처럼 묽게 만들어 아기에게 먹일 정도입니다. 그런 정결함은 순대의 요체인 돼지고기 막창에서 진가를 발휘합니다. 막창을 씻어내는 제작 과정상의 불결함 때문에 한때 순대를 기피하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었는데요. 진짜순대에서는 작업실에 정수기를 설치해 350마력의 수력으로 막창 안과 밖을 깨끗이 씻어 냅니다.

    ▲ 모듬순대 그리고 전골

    진짜순대의 단골들은 모듬순대를 먼저 시켜먹고 전골로 마무리하는 코스를 제일로 칩니다. 넓은 쟁반에 가지런히 내어진 모듬 순대에는 돼지내장과 대창, 소창에 김을 만 순대, 소창, 토시살 등 다양한 순대와 돼지고기가 선을 보입니다. 먹는 이들마다 부드러운 막창의 느낌과 꽉 찬 속의 담백함에 혀를 내두르기 일쑨데요. 구운 소금과 고추씨를 섞어 만들었다고 하는 모듬 순대를 찍어 먹는 소금도 범상치가 않습니다. 모듬 순대로 입맛을 돋우었다면 본격적인 영양식은 순대 전골입니다. 송이버섯, 부추, 깻잎, 들깨, 방아가 어우러진 재료에 순대가 동동 떠 있는 모습만으로도 군침이 돕니다. 우동이나 라면 사리, 감자 수제비를 함께 넣어 먹거나, 걸쭉하게 남은 국물에 밥을 볶아 먹어도 좋습니다. 전골 육수의 깊은 맛은 다시마, 대파, 무 등 8가지 재료의 절묘한 배합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전골 국물이 넉넉해 시원하고, 오돌토돌한 들깨가 씹히는 질감도 색다른 묘미를 선사합니다. 전골을 잘 먹지 못하는 어린이들에게는 곰국을 제공하는 배려도 잊지 않습니다. 밑반찬으로 나온 가지전, 겉절이, 비트를 넣은 물김치, 양파 장아찌도 정갈합니다. 요즘 같은 여름철에는 별미로 물회와 회덮밥도 특미로 선을 보입니다. 아울러 얼마 전에는 한우 찜갈비를 시범적으로 내놓았다 반응이 좋아 가을부터는 고정 메뉴로 내놓을 예정입니다.

    ▲ 음식 맛은 말할 것도 없고

    요즘 같은 복잡한 시대의 맛집은 맛만 좋다고 만사 오케이는 아닙니다. 식당에 딸린 주차시설이나 인테리어 등 제반시설의 질도 무시할 수 없는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진짜순대는 1, 2층 합쳐 330여㎡의 넓은 객실에 단체는 따로 방을 예약받을 정도로 공간적 여유로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음식을 담아내는 그릇도 김희순 사장이 직접 도예가를 찾아가 제작을 의뢰했을 정도로 애정을 쏟았습니다. 플라스틱이나 스테인리스스틸 그릇이 식당 측에서는 편하기는 하지만 고객의 몸에는 전혀 좋지 않다는 것을 오래전부터 알았기 때문입니다. 전골을 내오는 큼지막하고 편편한 냄비도 두꺼운 무쇠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무쇠솥은 1시간 동안 들기름을 발라 달구는 공정을 거듭해서 관리되며 세제를 쓰지 않고 물에 불려서 나무주걱으로 긁어내는 청결 관리도 필요합니다. 990여㎡의 넓은 주차 시설도 가족 단위나 연인, 직장인들이 찾기 쉽도록 하는 이점입니다. 모든 메뉴 포장도 가능합니다.

    ▲맛집정보
    창원시 의창구 중동 2블록 11로트, 순대전골 1인당 9000원, 물회 1만1000원, 모듬순대 大 1만8000원·小 1만3000원, ☏ 253-9939.

    글= 김유경 기자·사진= 성민건 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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