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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성군 세종대왕

  • 기사입력 : 2012-09-21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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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조 제3대 임금인 태종은 원경왕후(元敬王后)인 민씨와의 사이에 양녕·효령·충녕·성녕의 네 아들을 두었는데, 막내아들 성녕대군은 어려서 세상을 떠났다. 왕위는 응당 양녕대군의 차지였으나 양녕은 왕위에는 뜻이 없고 시서와 풍류만을 즐겼다. 그러자 태종은 학문을 좋아하는 셋째아들 충녕대군에게 왕위를 물려주었다.

    이분이 조선개국이래 가장 큰 업적을 남긴 세종대왕이다. 세종대왕보다 두 살이나 많았던 소헌왕후는 8대군 2공주를 낳고 세종 28년 52세의 나이로 승하했는데, 세종은 왕비의 능을 헌릉(獻陵·서울시 서초구 내곡동 대모산 아래에 있는 부왕인 태종의 능) 서쪽 언덕에 자리 잡고, 자신의 수릉(壽陵·임금이 늦기 전에 미리 준비해 두는 무덤)으로 삼았다. 신하들이 헌릉 곁은 풍수적으로 흉하다고 반대를 했으나, 부모 곁에 영면하려는 세종의 주장이 워낙 완강하여, 할 수 없이 하나의 봉분 속에 부부를 합장하되, 석실은 둘로 나누어 조성하는 합장릉의 형식인 동분이실(同墳異室)로 했다.

    세종대왕은 54세에 승하하기까지 소헌왕후 사이에 8남2녀를 두었다. 첫째가 문종이요 둘째가 수양대군(세조)이다. 이어 세종은 신빈 김씨 사이에 6남, 혜빈 양씨와는 3남, 숙원 이씨와는 1녀, 상침 송씨와는 1녀, 그리고 마지막 궁인 강씨와의 사이에 1남을 두어, 모두 22명의 아들과 딸을 두었다.

    낮에는 정사(政事)에 힘써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고 밤에는 방사(房事)에 힘써 자손을 번성시켰으니 누가 세종을 성군(聖君)이라 하지 않을 것인가?

    1450년 세종이 승하해 영릉에 안치된 후부터 조선 왕실에는 크고 작은 변고가 연속해서 일어났다. 세종을 이어 용상에 오른 문종은 재위 2년 만에 종기로 승하하고, 단종은 재위 3년 후에 사약을 받아 죽고, 세조는 재위 13년 만에 지병으로 죽고, 예종은 재위 1년 만에 승하했으니 19년 동안 무려 4명의 임금이 바뀌었다. 마침내 1468년 예종은 상지관인 안효례에게 (구)영릉의 터가 흉하니 능을 옮길 만한 천릉(遷陵) 장소를 물색토록 해 (구)영릉을 오늘날 여주에 천장하게 되었다. 대명당인 여주에 천릉을 한 후, 조선의 국운이 100년을 더했다고 해 이를 두고 영릉가백년(英陵加百年) 이라 했다. 왕릉의 경우 외관을 석물로 치장한다. 왕릉은 왕권을 상징하므로 권위를 나타내기 위한 방법이었다.

    석물로 외관을 치장할 때, 명심해야 하는 것은 외부의 눈 또는 빗물 등이 광중(壙中·시체가 놓이는 무덤의 구덩이 부분)에 스며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육중한 돌이 내려앉으면서 외부의 물이 광중으로 흘러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왕릉은 첫째, 둘레석의 원을 크게 두른다. 둘째, 돌의 기단부를 설치해 하중을 분산시킨다. 셋째, 광중 전체에 강회를 사용해 지반을 견고하게 만든다.

    현대의 석물설치 방식은 2~3년만 지나도 금이 가고 허물어지는 것에 반해 왕릉은 500년이 지나도 그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정성과 기술이 다르기 때문이다. 70년대에 둘레석과 석관이 유행하다가 후손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하여 대부분 사라졌는데, 석물 설치는 장사주관업체가 단지 돈을 벌기 위한 끼워 팔기 식의 장사에 불과할 뿐이다. 석물설치는 묘지조성에 비용이 많이 추가되고 무덤 안으로 물이 스며들 수 있으며, 산이 자연스럽게 원상복구되지못하게 한다. 또한 놀랍게도 공원묘원의 경우 광중의 깊이를 60㎝정도만 파고 흙을 덮어버리는데, 십중팔구 내부로 물이 스며들어가게 되어 있다. 광중의 깊이는 최소 1m 이상 파야만 한다. 이래도 호화찬란한 석물로 치장하고 무덤 안에는 물이 스며드는지도 모른 채, 할 도리를 다했노라고 큰소리를 칠 것인가!

    주재민(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수맥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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