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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스타일’ 이전에 무슨 일이 있었나- 정기홍(논설위원)

재기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그를 다시 일으킨 건 ‘꿈 향한 도전’

  • 기사입력 : 2012-10-05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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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수 싸이(35)가 세계를 중독시키고 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이번 주에 미국 빌보트 차트 2주 연속 2위에 올랐다.

    이에 앞서 뮤직비디오 공개 76일 만인 지난달 28일 마침내 유튜브 조회수 3억 건을 달성하며 최단기간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유튜브 역사상 최초로 10억 건 도달이란 신화 창조도 가능하다. 또 아이튠즈 1위에도 이미 올라 세계 3대 음악차트를 모두 휩쓴 셈이다.

    특히 세계 최고 권위의 음악차트인 빌보드 차트는 세계 대중음악의 흐름을 알려주는 이정표로, 40위 안에만 들어도 세계적인 히트곡으로 평가받는다.

    세상 사람들은 “억세게 재수 좋은 놈이다”고 말하고, 싸이 스스로도 “정말 큰 행운이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흔히 하는 얘기지만 그 재수와 행운도 준비된 사람에게 주어지는 게 아닌가.

    싸이(본명 박재상)는 서울의 부유한 집안에서 성장했다. 공부와는 거리가 멀고 줄곧 천덕꾸러기였던 그는 반도체 회사 대표이자 모범납세자 상을 수차례 받은 반듯한 아버지의 기대에 늘 못 미쳐 힘들었고, 열등감에 사로잡혔었다고 10대 시절을 회고했다. 그는 “아버지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미국 유학을 결심했다”고 털어놓았다. 아버지의 뜻대로 보스턴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다 아버지 몰래 버클리 음대로 편입했다. 이 사실을 들킨 싸이는 학비 송금이 중단되자 생계 유지를 위해 한인업소를 대상으로 불법CD를 만들어 판매해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다. CD 판매는 갈수록 시들해졌다.

    싸이는 20대 초반 깊은 고민에 빠졌다.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나”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과연 무엇일까”. 수개월 동안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고 한다. “랩은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 그리고 몸이 유연해 춤도 잘 출 수 있다. 남을 기쁘게 하는 재주도 있다. 그래, 내가 가야 할 길이다.” 그는 결심했다. 가수가 되기로. 자신의 노래를 인터넷에 띄웠고, 싸이의 목소리를 접한 한국의 한 기획사에서 그를 초청했다. 훤칠한 키에 근육질의 조각남으로 상상하고 공항으로 마중 나간 기획사 직원은 싸이의 외모를 보자마자 실망했고, 기획사 사장도 “이건 아닌데”라며 공공연하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싸이는 귀국 첫날부터 굴욕을 당했지만 가수가 되기 위해 속으론 울고, 겉으론 웃으며 좌절할 뻔한 모든 험난한 일들을 감당해 나갔다. 그리고 자신의 개성을 최대한 발휘하며 인기가수의 반열에 올랐으나 대마초를 피워 구속됐다.

    이뿐만 아니다. 석방 후에는 군 복무를 두 번이나 하는 고초를 겪었다. 2005년 입소 후 공익근무 기간 중 콘서트를 한 사실이 드러나 겨우 60일 된 쌍둥이 딸과 산모를 눈앞에 두고 2007년 12월 중순 논산훈련소에서 훈련받은 후 이번에는 공익근무가 아닌 군 복무를 해야 했다. 그때가 그의 나이 서른이었다. 그는 갓 태어난 두 딸과 아내 때문에, 그리고 서른 나이에 군 복무를 한다는 현실 앞에서 무척이나 고통스러웠다. 입대를 며칠 앞둔 싸이는 공익근무를 생각했다. 1977년 12월 31일생인 싸이는 ‘보름만 지나면 만 30세가 된다. 병역법에 따라 만 30세부터는 공익근무를 한다. 적당한 폭력사건을 저질러 시간을 끌자’는 아이디어를 내 아내에게 물어봤다. 싸이의 아내는 “싸이인데 후지다. 싸이라면 가야지.” 싸이는 아내의 그때 그 말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 복무 기간 중에는 사병으로서 받기 힘든 국방부장관 표창과 육군참모총장 표창을 수상했다. 파란만장한 20대와 30대 초반을 보냈다.

    그는 10여 년 동안 가수로서 재기가 거의 불가능한 일들을 많이 겪었다. 하지만 그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세계를 향해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시대를 열어 나가고 있다.

    정기홍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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