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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으로] 김해 화포천습지생태공원 곽승국 관장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들려면 자연으로 나가게 해야 합니다”

  • 기사입력 : 2012-10-16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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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승국 김해 화포천습지생태공원 관장이 생태학습관 전망대에서 활짝 웃고 있다.
    곽승국 관장이 화포천 생태관찰로를 둘러보고 있다.



    안정적인 길을 마다하고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찾아 열정을 불태우며 성공을 키워가는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자연과 사람들’ 대표이자 지난 9월 개장한 김해 화포천습지생태공원 곽승국(40) 관장이다.


    ◆행복을 키우는 자연체험과 생태교육= “우리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들려면 지금부터라도 자연으로 나가게 해야 합니다.”

    곽 관장은 매년 자연체험을 하다 보면 흙바닥에 앉지 못하는 아이들을 자주 보는데 이런 아이들은 신경질적이고 잘 웃지 않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웃지 않는 것은 행복하지 못하다는 증거. 하지만 한두 번 자연을 체험하다 보면 마음을 열고 자연에 흠뻑 빠진다. 웃으며, 함께하며, 따스해하며, 이제 무엇이 행복인지 알아간다. 그리고 자연과 하나가 되어 자연을 사랑하게 된다는 것.

    곽 관장은 자연체험에 대한 수많은 긍정적인 효과들이 학자들에 의해 입증되었지만 가장 큰 효과는 아이가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생태교육은 자연과 사람이 소통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라고 말한다. 온몸으로 자연의 기운을 느끼는 아이들, 그리고 그 속에서 웃음 짓는 아이들. 바로 행복하기 위한 길을 알려주는 교육이다.



    ◆유학 준비하다 생태관광·체험에 빠져= “어린 시절 내 고향 남해는 바다와 하천, 산이 어우러진 곳이었습니다. 방학만 되면 내려가서 보냈던 그곳의 자연이 나를 자연으로 이끌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곽 관장의 어릴 때 꿈은 과학자였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 과학반, 고등학교 때 생물반, 대학교는 생물학과, 대학원에서는 생태학을 전공했다. 대학원을 마치고 한국해양연구원에 입사했지만 더 많은 열정으로 유학을 준비하던 중 독일의 숲유치원, 국립공원의 생태 관광과 체험 등의 자료들을 접하게 됐고 주변의 지인들에게 소개하며 자연과 환경 관련 일을 시작하게 됐다.

    안정적인 길을 마다하고 이 일을 선택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말렸다. 다들 얼마 가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생태와 자연은 과거에도 그랬지만 아직도 인기 없는 분야이다. 지금도 많은 생물학과가 없어지고 대학원도 생태학 부문이 급속히 축소되고 있다. 아마도 힘들고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자연과 환경을 위한 사업체인 ‘자연과 사람들’이 탄생하고 벌써 12년이 지났다. 자신의 불투명한 앞날을 알면서도 같은 뜻을 가지고 함께해 준 동료들과 제대로 된 월급을 받아보지 못하면서 지금도 고생하고 있는 아내의 내조 덕분에 가능했다.



    ◆선배·친구들과 ‘자연과 사람들’ 창립= 곽 관장이 대표로 있는 ‘자연과 사람들’은 2000년 8월 만들어졌다. 유학 준비 중인 곽 관장과 동물분류학 박사를 마무리하던 선배, POSCO의 환경연구소에서 일하던 선배, 식물생리학을 연구했던 친구, 곤충을 좋아했던 후배 등은 창녕의 우포늪으로 향했다. 자연과 환경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던 중 현실을 바라보면서 그 속에서 자신들이 할 일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마음이 모여졌다.

    현재는 생태교육사업부 환경용역사업부 생태콘텐츠사업부의 3개 사업부서에 9명의 직원과 2003년도부터 양성한 40여 명의 자연생태지도사가 함께하고 있다.

    연간회원이 1500명에 달하며 매월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올해 8월부터는 김해시에서 건립한 화포천습지생태공원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1권 이상의 책을 제작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2권의 책을 출판했으며 대표적인 책은 ‘자연이 말을 걸어요(랜덤하우스)’로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 문화관광부 우수추천도서로 선정됐고 제1회 교보문고 어린이책 수상 등을 했다.



    ◆화포천습지 생태공원 조성 앞장= 화포천습지생태공원 건립에는 5년의 시간이 걸렸다. 람사르총회가 준비되고 습지의 가치가 알려질 즈음 화포천습지생태공원 구상이 시작됐다.

    곽 관장이 처음 찾은 1997년 화포천습지는 쓰레기장에 폐수가 흐르던 곳이었다. 곽 관장을 비롯한 환경전문가들과 김해시의 노력으로 화포천습지에 생태공원이 조성됐고 자연을 느끼고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가까운 거리에 자연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입니까? 화포천습지생태공원은 체험 위주의 생태공원으로 연중 내내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해 자연생태지도사들과 함께 자연의 세계를 느끼고 체험하며 배울 수 있는 곳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좋아하는 일, 열정 쏟을 수 있는 일해야= 곽 관장은 새로운 일을 좋아한다. 그래서 과학자를 꿈꿨고 다큐멘터리 제작가도 꿈꿨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꿈꿨다. 그리고 지금 그 모든 꿈들이 자신의 일이 되고 있다. 지금도 자연생태체험학교의 반을 맡아 직접 아이들과 자연으로 나가 함께 뒹굴고 있고, 사진으로 동영상으로 글로 책으로 자연을 담아가고 있으며 많은 전문가들과 자연에 대해 연구도 하고 또한 그것을 대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그는 자연을 좋아했기에 열정을 가질 수 있었고 그 열정으로 인해 지금의 ‘자연과 사람들’과 자신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자연이 힘이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자연을 느끼게 하는 곽 관장이 있어 아이들의 미래가 더욱 밝아 보인다.


    ☞ 곽승국 관장은= 남해군 서면 서상리에서 나서 전포초, 항도중, 부산동고, 인제대를 졸업하고 부산대에서 박사수료(학위 실험중)했다. 수학교육을 전공했으나 2003년부터 자연생태지도사로 활동하는 아내 신은숙 씨와, 분산과 화포천습지를 자신들의 놀이터인 양 생각하며 신나게 노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로 생각하는 자연생태과학자가 꿈인 아들 민준, 딸 민진과 김해시 삼계동에서 살고 있다. 대학 때 서예 동아리 활동을 했고 사진 수업을 1년간 받아 지금까지 취미활동을 하고 있다. ‘자연이 말을 걸어요’(2009년), ‘더워지는 지구’(2008년) 등 여러 권의 책을 냈으며 다수의 논문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글 = 김진호 기자 kimjh@knnews.co.kr

    사진 = 성민건 기자 mkseon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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