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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강보의 논술탐험] (104) 글쓰기의 키워드와 글감 연계 방법

주요 콘셉트 2~3개를 연결해서 구성하라

  • 기사입력 : 2012-10-31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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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생이나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글쓰기 강의를 할 때마다 “글은 마음으로 써야 한다”고 강조하곤 합니다. 하지만 어떤 주제(키워드)를 정해주고 글을 써 보라고 하면 수강생들이 아주 어려워 하는 것 같습니다. 읽는 이가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 논술탐험에서는 칼럼을 쓸 때 키워드 설정과 콘셉트 연결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해 볼까 합니다.

    글짱: 지난 여름 글쓰기 강좌에 참여한 수강생입니다. 예전에 써 놓은 글을 정리하며 칼럼 형식의 글을 쓰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몇 번을 다듬었는데도 마음에 안 들어요. 무엇이 문제일까요?

    글샘: ‘보여주기 위한 글’로 만들려다 보면 억지 글이 되는 경우가 있죠. 아예 눈을 다른 쪽으로 돌려, 요즘 생활이나 생각을 칼럼 형태로 써 보세요. 제가 강의장에서 ‘신문에 투고형 글을 쓴다는 기분으로 써 보라’고 얘기한 적이 있을 겁니다. 글감(소재)에 따라 원고지 5장 (1000자) 또는 10장(2000자) 분량으로 쓰는 연습을 하라고 했죠.

    글짱: 네. 기억나요. 일본 베스트셀러 작가의 ‘원고지 10장을 쓰는 힘’을 예로 들었죠. “무엇을 쓸 것인지 키워드를 설정하고, 키워드를 기초로 3개의 주요 콘셉트, 즉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을 정리하라. 그런 다음에 그 3개의 콘셉트를 연결해서 글을 구성하라”고 했잖아요.

    글샘: 맞아요. ‘일치’를 중시하는 글쓰기의 기본이라고 했죠. 제가 대학생들에게 ‘배려’라는 주제(키워드)를 주고, 1000자 내외로 칼럼을 쓰라는 과제를 낸 적이 있어요. 책을 보거나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없게 하고 강의실 안에서 직접 글을 써야 하는 조건이 있었죠. 그때 대학생들이 가장 힘들어한 게 무엇이었을까요?

    글짱: 아마 글을 쓸 소재를 떠올리는 게 가장 어려웠지 않았을까요?

    글샘: 그래요. 의외로 소재를 못 찾아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았어요. 글감으로 다룬 소재도 자리 양보, 이웃돕기, 비흡연자 배려, 휴대폰 예절 등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게 대부분이었고요. 동아리 활동 중 겪은 배려 사례를 끄집어낸 게 그나마 독특하다고 할 정도였거든요. 요즘 대학생들이 취업 준비 때문에 다양한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글감 찾기가 어려웠나 봐요. 신문 읽기나 독서를 소홀히 하는 것도 그 원인이기도 하고요.

    글짱: 만약 지금 글샘이 ‘배려’를 주제로 칼럼을 쓴다고 하면 어떤 소재를 활용할 건지 궁금한데요?

    글샘: 살아가며 접한 사례도 좋은 글감이 될 겁니다. 지난주 한 고등학교 창원동문회 월례회에서 그날 낸 회비로 모교 장학기금을 마련하는 행사를 했어요. 그런데 회비 모금에 앞서 갑자기 회장단에서 동문 3명을 공로상 대상자로 선정해 시상금을 5만 원씩 전달했답니다. 그 자리에 회비 3만 원도 부담되는 동문이 2명 있음을 알고는, 미리 시상금을 준 뒤 당당하게 회비를 낼 수 있게 한 것 같다네요. 물론 그런 의도가 드러나지 않도록 회비에 부담을 안 갖는 동문 1명을 나머지 수상자로 끼워넣은 것이고요. 당사자들은 동문들의 박수 속에 상을 받음으로써 기분이 좋았을 테고 회비 부담도 덜게 됐을 겁니다. 그날 참석한 동문들에게도 회장단의 마음이 전해졌는지 예상 목표의 2배가 넘는 기금이 모였답니다. 이 얘기를 듣고는 ‘배려’라는 단어가 떠오르더군요. 이런 얘깃거리를 글감으로 해서 칼럼을 쓰면 독자들에게 공감 가는 글이 되지 않을까요. 글의 제목은 ‘어느 동문회의 아름다운 배려’라고 하면 되겠죠.

    글짱: 정말 그런 것 같군요. 그러면 이 글감과 관련 있는 또 다른 콘텐츠로는 어떤 걸 가져올 거예요?

    글샘: 이때 연계 콘텐츠가 필요하죠. 오늘날 동문회의 풍속도를 거론할 수 있겠죠. 예전에 비해 젊은 동문들의 참여가 줄었다는 점이 시대 변화라 할 수 있어요. 또 40~60대 동문들이 대부분인 데다 조기 퇴직 등으로 직업이 없는 이들도 점차 늘었어요. ‘국적은 바꿀 수 있어도 학적은 바꿀 수 없다’는 말이 있지만, 요즘엔 ‘학적은 바꿀 수 없지만 동문회 참석은 부담스럽다’는 분위기인 것 같아요. 그런 내용과 함께 동문 모임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마음 편히 참석할 수 있도록, 앞에서 소개한 것과 같은 ‘아름다운 배려’가 다른 동문회에도 확산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칼럼에 담을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쓴다면 ‘콘텐츠를 연결해서 말하고 싶은 것을 정리하라’는 취지에 걸맞은 글이 될 수 있겠죠.

    글짱: 제 주변에 일어나는 작은 얘깃거리도 그런 식으로 칼럼의 글감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면 신문기사나 책에서 읽은 내용을 소재로 칼럼을 쓰는 방법은 어떤 게 있나요?

    글샘: 지난 19일자 경남신문 ‘가고파’에 실린 ‘모지스 할머니’라는 칼럼을 읽어봤나요? ‘3개의 주요 콘셉트로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을 정리하라’는 취지에 맞춰 쓴 글이랍니다. 미국 국민화가로 불리는 모지스(1860~1961)의 노익장과 국내 98세 할아버지가 국내 최고령 운전면허 취득 기록을 세웠다는 기사를 ‘집념과 끈기’라는 주제(키워드)의 콘셉트로 활용했더군요. 마무리 대목에서는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말을 인용해 “앞으로 20년 후 당신은 저지른 일보다는 저지르지 않은 일에 대해 더 후회할 것이다. 지금 당장 안전한 항구에서 밧줄을 풀고 항해를 떠나 탐험하고, 꿈꾸며, 발견하라”고 메시지를 주며 끝냈답니다. 종이신문에 게재된 기사를 읽지 못했다면 인터넷 경남신문 (www.knnews.co.kr)을 검색해서 2~3개의 콘셉트를 어떻게 연결했는지 살펴보면 도움이 될 겁니다. ‘가고파’ 칼럼의 다른 글도 이러한 형식으로 쓴 게 많으니 찾아서 비교해 보길 바랍니다. 오늘 논술탐험은 여기서 마칠게요.

    편집부장 s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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