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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고 싶다] 통영 연대도

자연 그대로 자연 즐기고, 자연 살리는 방법 배우고
쉬엄쉬엄 지겟길 걷고
동글동글 몽돌밭 걸으며

  • 기사입력 : 2012-11-15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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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영시 산양읍 연대도의 에코아일랜드체험센터. 자전거를 타고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연대도 마을 전경.
    뒷산에서 내려다본 마을.
    작은 몽돌해변에서 바라본 주변 풍광.
    마을 보호수.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섬, 통영시 산양읍 연대도는 통영항에서 직선거리로 11㎞ 거리다.

    연대도에는 사적 제335호인 신석기시대의 조개무덤(패총)이 5888㎡에 펼쳐져 있다. 지난 1987년 태풍 ‘셀마’의 영향으로 유적의 일부가 유실됐지만 덧무늬토기와 인골 등 매장유구가 13기 발견돼 석기시대의 장법(葬法)과 묘제(墓制) 연구에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

    지금은 탄소 제로 섬을 꿈꾸면서 지구온난화에 따른 탄소 저감, 석유화석 연료 사용 안 하기, 생태관광섬으로 가꾸고 있다.

    올해는 문화관광체육부의 공간문화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관광공사가 추천하는 곳으로, 전국 각지의 지방자치단체들과 기업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줄을 이어 찾는 곳이다.

    봄에는 33층이나 되는 다랭이꽃밭에서 꽃양귀비, 톱풀, 수레국화, 벌노랑이, 감국, 구절초, 백일홍, 야생과꽃, 등심붓꽃, 노랑꽃창포, 분꽃, 벌개미취가 꽃을 피우고, 여름에는 에코아일랜드 체험센터(캠프장)가 운영된다.

    봄, 여름과 달리 연대도의 가을 정취는 어떠할까 싶어 찾아 나섰다.

    통영시내에서 산양일주도로를 거쳐 통영수산과학관과 ES리조트가 자리한 달아마을 선착장에 내렸다. 달아마을 선착장에서 ‘섬나들이호’가 하루 4번 연대도에 사람과 차량을 실어나른다. 요금은 섬마을 주민보다 2300원이 많은 4000원이다. 왕복으로는 8000원인 셈이다.

    송도와 저도를 거쳐 바다 가운데로 나오면 척포와 달아마을 사이 산 위의 ES리조트의 하얀 집들이 스위스나 이탈리아의 휴양도시 같은 이국적인 맛을 연출한다.

    15분쯤 걸려 만지도에 도착하니 인근에 위치한 연대도가 보인다. 밋밋한 봉우리를 가진 다른 섬들과는 달리 연대도 마을 뒷산은 뼈대 있는 선비 같은 기풍을 보이고, 산의 높이도 다른 섬들보다 높다. 연대도에는 48가구 82명의 주민이 주로 어업과 농업에 종사한다. 민들레차 등 자연식품을 생산해 주민 소득에 기여하는 ‘할매공방’도 운영한다.

    연대도는 방파제가 인상적이다. 마을 규모에 비해 길이도 길고 넓이도 넓다. 마을 입구에는 하수처리장이 자리 잡고 있다.

    해안선을 따라 걸으면 마을 보호수가 똬리를 튼 모양으로 연대마을 표지석을 감싸안고 있어 운치 있다. 비지터센터로 명명된 마을회관과 황토찜질방의 경로당, 에코체험센터는 석유화석 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자연에너지로 냉난방이 되게 했다. 이는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된 에코아일랜드 조성사업의 결과물이다.

    마을 안길, 예쁜 몽돌로 쌓아 올린 돌담길을 따라 걸으면 주민들의 문패가 다른 곳과는 사뭇 다르다. ‘김씨 할매집’이라는 문패에는 ‘등넘이라 부르는 몽돌밭 가는 길, 육지의 자식집에 자주 다니시고 놀망 쉬멍 사십니다’라고 적혀 있다.

    마을 곳곳에 부착된 최진태 시인의 시 ‘연대도’도 지나가는 객을 붙잡는다.

    ‘영혼의 맑은 소리 해조음 가득하고/ 외적의 침입 알려 봉화를 올리던 섬/ 그 기상 산자락에서 산죽으로 피어났네/(중략).’

    마을 뒤편에는 태양광발전소가 있다. 하루에 50㎾를 생산해 마을주민들이 사용한다. 태양광발전소에서 내려다본 마을과 바다 전경이 바다에서 본 전경보다 더 정겹다. 세월의 풍파에 고초를 겪은 아름드리 소나무를 뒤편으로, 길섶에 산죽이 곱게 자란 마을 주민의 빨간 지붕집이 무척이나 고즈넉하다. 뒤편의 몽돌해변에서 볼락 몇 마리쯤 잡아 모닥불에 구워 먹으면서 한 달포쯤 살고 싶은 집이다. 집주인이 없어 인사도 못하고 다음에 방 빌려달라 말도 못하고 돌아섰다.

    연대도에는 몽돌해수욕장이 두 개나 있다. 한 곳은 길이가 100m 남짓이며 가을하늘에 맑은 청정해수가 어우러진 한 폭의 수채화 같은 곳으로, 몽돌이 파도를 타고 자연스레 형성됐다. 맨발로 걸으면 심장을 마사지하는 효과가 있단다. 또 다른 몽돌밭은 아주 작지만 양옆으로 수문장같이 선 바위 절경이 일품이다. 바람을 양쪽에서 막아줘 아늑하고 연인이나 가족들의 놀이터로 안성맞춤이다.

    연대도의 당산나무와 연대지겟길은 꼭 둘러봐야 할 명소다. 연대도 봉수대로 가는 길에 수령이 오래된 물푸레나무가 해묵은 돌담을 안고 있다. 콩짜개덩굴이 무성한, 아무도 손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바나리’ 장소로 고상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태양광발전소에서 섬의 5부 능선을 따라 도는 2.2㎞의 산책로는 옛어른들이 지게를 지고 나무를 하러 다니던 길이라 해서 ‘지겟길’로 불린다. 길가에 산죽이 많고 섬 특유의 나무와 숲을 감상할 수 있으며 인근의 부지도와 오곡도가 건너다 보인다.

    지겟길의 마지막 코스에는 폐교된 조양초등학교를 새롭게 변모시킨 에코아일랜드체험센터가 있다. 에코아일랜드체험센터는 1박2일 코스로 운영한다. 어린이와 어른이 동시에 참여 가능하고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해서 즐길 수 있다.

    체험센터에서 생태교육과 환경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시소나 자전거를 타면서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생산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체험센터에서 마을로 돌아오는 길은 바다 위에 데크를 설치해 만든 길이다. 올 들어 유난히 많았던 태풍 영향으로 데크 바닥이 떨어져 나간 곳도 있지만 오히려 그 곳을 통해 맑은 바닷물이 바위와 부딪쳐 내는 화음과 물보라를 볼 수 있고, 고운 몽돌을 감상할 수 있다. 멀리서 섬나들이호가 ‘뿌’ 하며 왔다는 신호를 울리는 가운데 길 옆의 산죽과 풀, 나무들이 잘 가라고 배웅하는 것 같다.

    글·사진= 신정철 기자 sinjch@knnews.co.kr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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