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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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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석물은 흉물이다

  • 기사입력 : 2012-11-16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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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혹 양택(陽宅·산 사람이 거주하는 공간)인 집, 점포상가·사무실 등이 흉해서 가능한 한 빨리 이사 가라고 조언을 하는 경우가 있다. 양택풍수는 그곳에 거주하거나 생활하는 사람에게 해(害)를 주거나 그 사람으로 인해 해를 당하게 되므로 생활하는 공간을 바꾸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직접적인 해를 주는 건물에서 벗어나야만 문제가 해결됨에도 같은 장소에서 생활하거나 거주하면서 좋지 않은 일이 계속적으로 생긴다고 하소연을 하는 경우를 필자는 종종 보게 된다.

    실제 지구상의 모든 흉사는 수많은 종류의 유해파장 때문에 생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무엇보다도 비보풍수(裨補風水·나쁜 기운을 좋은 기운으로 바뀌게 함)를 중요시 여긴다. 만약 남편의 사업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아내가 무당을 찾아갔는데 ‘굿’을 해야 부도를 면할 수 있다는 말을 했다고 하자. 그러면 아내의 입장에서는 혹여 회사가 망하게 된다면 평생 후회와 죄책감을 느낄 것 같아 수백만 원을 들여 ‘굿’을 했을 때, 다행히 회사가 기사회생하면 아내는 ‘굿’을 한 덕분이라고 생각하겠지만 회사가 망해서 알거지가 됐다면 무당은 되레 아내의 정성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할 것이다. 이럴 경우 아내의 입장에서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러나 어찌 ‘굿’만 그러하다고 하겠는가. 풍수도 외형에 속아서는 안 된다.

    현상에 속아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풍수지리는 자연과학연구의 산물이지 허무맹랑한 것을 믿고 따르자는 학문이 결코 아니다. 최근에 여러 대학에서 풍수지리학의 자연과학적인 부분을 통계를 활용한 분석과 연구를 하고 있으며 이 분야의 석사와 박사도 많이 배출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 풍수지리는 막연하게 신비스러움만을 간직한 채 관념적으로 흘러가면 절대 안 된다. 풍수지리는 자연과학을 근간으로 일반인들에게 이해와 믿음을 줄 수 있는 학문으로서의 자리매김을 하도록 해야 한다. 필자는 음택(陰宅·죽은 사람이 거주하는 곳)을 감결(勘決)할 때마다 눈에 보이는 형식이나 현상보다는 본질을 우선적으로 본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뜻한다.

    석물(石物·무덤 주변에 설치한 돌)의 그럴듯한 배치나 웅장한 모습의 나성(羅城·무덤 뒤의 흙 둔덕)을 조성하고 그 주변을 잔디로 멋있게 단장하는 것이 결코 본질이 될 수는 없다. 석물은 땅을 몸살이 나도록 하며 좋은 자리를 흉지로 만든다. 만일 석물을 설치할 경우 봉분이 광중(壙中·시체가 놓이는 무덤의 구덩이 부분)에 비해 엄청나게 커야만 물이 광중에 스며들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석물은 없는 것이 가장 좋다. 일반적으로 혈처가 되려면 주산·좌청룡·우백호·안산·조산 등이 모두 제대로 갖추어져 있는 것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러나 청룡과 백호 중에 하나만 있더라도 반드시 흉하다고 할 수 없으며, 응집된 혈처가 장풍이 잘 되고 주변에 흉한 것이 없다면 설혹 청룡·백호가 없어도 무방하다. 유용무호역위길 유호무용미시흉, 지요외산연접응 분명유혈복상풍(有龍無虎亦爲吉 有虎無龍未是凶, 只要外山連接應 分明有穴福常豊·청룡만 있고 백호는 없어도 역시 길함이요 백호만 있고 청룡은 없어도 흉함이 아니니, 단지 바깥 산이 연이어서 응해주면 분명 혈이 있음이요 복이 항상 풍부하리라.)

    명당을 찾아 매장함으로써 복을 구하려는 어리석은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무해지지, 즉 해도 없고 덕도 없는 땅이면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과 실패가 좌우되므로 이러한 곳이 바로 명당이다. 필자가 최근 모처에서 오랜만에 무해지지를 봤다. 그 땅의 주인에게 “대한민국에 명당은 없습니다. 만일 명당을 구하고자 하면 사기꾼만 득실거릴 것입니다. 득도 없고 해도 없는 땅이 명당입니다”라고 한 말이 새삼스레 떠오른다.

    (화산풍수·수맥연구원 055-297-3882)

    주재민(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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