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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장묘문화의 형태

  • 기사입력 : 2012-11-30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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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매장을 해야 할 상황이면 쌍분(雙墳)을 해야 할지, 합장(合葬)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이 상당히 있을 듯하다. 만일 부모님 중에 한 분이나 두 분 모두 합장을 하기 싫어한다면 후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풍수에서 혈(穴)자리는 태조산·중조산·소조산·주산을 거친 용맥(龍脈)이 마지막으로 도착하는 곳, 즉 종착지(終着地)를 말한다.

    용맥(龍脈)은 넓고 펑퍼짐한 형상이면 기운이 흩어지기 때문에 게으른 용으로 판단한다. 마치 사람이 밥을 많이 먹어 살이 피둥피둥 쪄있는 상태로 만사가 귀찮아서 팔·다리를 뻗고 누워있는 것과 같은 의미다. 반면 생기(生氣)를 간직한 용은 좌우요동과 상하기복을 하면서 건강함을 과시하는데 그 폭이 넓지 않고 당판(堂板·무덤을 포함한 주변장소)과 어울리는 날렵한 몸매를 가지게 된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데 앞에서 언급한 쌍분(‘쌍봉’이라고도 함)과 합장의 답을 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쌍분은 비록 좋은 자리라고 해도 주산으로부터 내려온 용맥이 자칫하면 양쪽 봉분 사이를 지나쳐서 생기를 품은 묏자리가 될 수가 없다. 따라서 필자는 매장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면 반드시 합장을 권하는 바이다.

    요사이는 조상의 묘를 파서(破墓) 화장(火葬)한 후 산이나 강에 흩뿌리는 경우도 종종 있으며, 더 나아가 자식에게 짐이 되기 싫어서 자신도 화장해 아무 데나 뿌려 달라고 유언하는 이도 있다. 참으로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극단적 방법을 택해야 하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현실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독일의 경우 수목장(樹木葬)을 거쳐서 이제는 화단장(花壇葬)의 장례문화가 보편적으로 형성돼 있다. 우리도 현실적으로 까다로운 조건을 갖춰야만 가능한 수목장보다, 적은 면적으로 분골(粉骨)을 묻은 곳에 돌아가신 이들을 뵈러 마치 소풍 가듯이 도시락을 준비해 다녀오는 것도, 친환경적이며 매우 좋은 장법이라고 본다. 화단장은 수목장과는 달리 적은 면적으로도 얼마든지 묘역을 조성할 수 있어서 비용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장점도 있다.

    한국의 장묘문화 중에서 필자가 가장 꺼리는 것은 화장한 분골을 항아리에 담아 공원묘원의 실내에 안치하는 것인데, 이러한 분골은 색도 거무스름할 뿐만 아니라 외형상 보기에도 썩 좋지 않다. 산 자의 편리함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죽은 자의 분골 또한 하루속히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인구 13억이 넘는 중국은 마오쩌둥이 1956년 화장을 법으로 정하고 매장을 금하는 ‘장묘문화혁명’을 했지만 오늘날 매장문화가 서서히 확산되면서 중국 대도시의 묘지 값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에 와 있다. 오죽하면 묘지에 빗대어 나온 유행어로 ‘무누(墓奴·묘지의 노예)’라는 말을 쓰겠는가. 베이징 근교의 묏자리 값이 평균 ㎡당 6만 위안(1080만 원가량)이며, 창춘 주룽 위안 공원묘지에서는 1.3㎡짜리 묏자리 최고 가격이 30만 위안(5400만 원가량)이라고 한다.

    베트남의 장례문화는 우리의 전통 방식과 흡사한 점이 많다.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사망한 경우엔 시신을 집으로 들이지 않고 장례식장에서 처리하는데, 이 또한 우리와 비슷하다. 베트남은 매장을 선호하는 편이며 묘지 위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우리의 풍수를 보는 것 같다. 대만은 호화 분묘를 쓰려는 경향이 많고 화장보다는 매장을 선호한다. 대만 정부가 화장을 적극 독려하지만 아직도 전국 평균 화장률이 50%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일본은 사망하면 대부분 절에 가서 장례를 치르는데, 화장 문화가 보편화되어 있다. 미국은 시신을 방부처리해 조문객에게 보여준다. 기독교의 영향을 받아 매장을 주로 하는데 전원이나 잔디형 묘지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화산풍수·수맥연구원 055-297-3882)

    주재민(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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