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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공약은 몰라도 되나/이상권기자

  • 기사입력 : 2012-12-11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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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각각 10일과 9일, 18대 대선 공약집을 냈다. 역대 가장 늦은 대선 공약자료집 발표다.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11월 13일, 민주당 노무현 민주당 후보는 11월 18일에 각각 공약집을 냈다. 2007년 대선 때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12월 3일,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12월 1일과 7일 두 차례에 걸쳐 공약을 발표했다.

    박 후보와 문 후보는 입버릇처럼 “정책 대결을 펼치겠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공약집을 투표 9~10일 전에 낸 것은 정책 선거의 실종을 자인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공약을 제대로 공개하지도 않은 후보들이 무슨 정책 대결을 펴겠다는 것인지 앞뒤가 맞지 않다. 그동안 간간이 ‘찔끔발표’는 있었지만 제대로 비교하기는 쉽지 않다.

    박 후보 측은 경제 민주화와 교육 분야 등 정책을 수정하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문 후보 측은 사퇴한 안철수·심상정 후보의 공약을 반영하느라 발표가 늦어졌다고 설명하지만 설득력은 떨어진다. ‘일찍 공약집을 내면 상대 후보에게 공격의 빌미만 제공할 뿐 유리할 게 없다’는 정치적 해석이 더 현실적인 변명으로 들린다.

    박 후보 캠프가 이날 내놓은 공약은 총 20대 분야 201개(지역공약 제외)에 달한다. 공약실현을 위한 비용으로 131조 원을 추산하면서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은 공약발표 다음날인 11일 밝힌다. 앞서 문 후보는 5년간 192조 원이 투입되는 119개의 공약을 발표했다. 방대한 이들 공약은 언론을 통해 일부 공개되지만 시·공간의 제약으로 구체적인 내용 확인에는 한계가 있다.

    치열한 정책검증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이번 대선은 과거 어느 선거보다 많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말로는 정책선거를 내세우면서도 국정 철학과 정책의 큰 그림이 담긴 공약집을 선거 목전에 내는 것은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들 중 누군가가 차기 대통령이 유력하다는 사실이다.

    이상권기자(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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