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21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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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고 싶다] 마산 현동 바람재

황홀해, 바람도 쉬어 넘지요
해발 350m 나지막한 고개지만
이름처럼 바닷바람 끊임없이 맴돌아

  • 기사입력 : 2012-12-13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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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재에 올라 바라본 풍경. 마산만과 마창대교가 내려다보인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현동 바람재.






    우리나라는 70%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어디를 가든 아름다운 산들이 있다.

    지리산이나 설악산처럼 명산도 있지만 등산복을 갖추지 않더라도 편하게 뒷동산을 가듯 갈 수 있는 동네 명산(?)들도 많다.

    마산 현동에 있는 바람재도 그런 곳이다. 창원지역에서도 알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소박한 곳이다.

    산림청에서 선정한 ‘아름다운 임도 100선’에 뽑혀 있지만 아는 사람은 드물다.

    불과 350m의 나지막한 산이지만 바람재라는 아름다운 이름처럼 이곳에는 늘 바람이 그치지 않는다. 마산만의 바닷바람은 고개를 타고 내서 골짜기로 가기 위해 끊임없이 바람재를 맴돈다.

    최근에는 임도가 나면서 길을 따라 봄에는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고, 가을이면 울긋불긋 단풍잎으로 도배해 숲길을 트레킹하는 사람들과 산악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활공장도 있어 때를 잘 맞추면 패러글라이딩하는 장면도 볼 수 있다.

    바람재로 가는 길은 여러 갈래다. 내서읍에서 출발하면 감천 계곡을 지나 감천초등학교가 나온다. 여기서부터 도보로 20여 분, 차량으로 5분가량 옛 만날재고개를 넘던 산길을 가다 보면 새 도로가 뚫린 쌀재고개가 나온다. 이때부터 산길 처음부터 끝까지 1㎞가량 35도 각도의 급경사로 이어져 일반인들도 서너 번은 쉬어야 하는 곳에 바람재란 이정표가 나온다. 바람재 입구에는 10여 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도 마련돼 있다.

    경남대 밤머리재에서 출발하면 만날재를 지나 3.5㎞가량을 따라오면 역시 내서에서 오는 길과 연결돼 있다. 차량으로도 접근할 수 있다.

    마산 중리역에서 출발하는 등산객들은 시루봉을 지나 무학산 정상까지 오른 뒤 진동 방면으로 40여 분을 하산하다 보면 널찍한 평지에 아름다운 정자가 있는 곳이 있다. 바람재다.

    거꾸로 내서 삼계에서 출발해 안계봉과 상투봉, 광려산, 대산을 거쳐 569봉을 지나는 6시간짜리 코스를 지나면 바람재가 나온다.

    이곳은 창원시내에서도 멀지 않아 김밥을 싸서 서너 살짜리 꼬맹이까지 데리고 나온 가족 나들이객들도 제법 있다.

    쌀재고개 위 바람재 주차장에서 출발하면 대형 차 한 대는 거뜬히 통과할 만한 평지에 자갈이 깔린 임도가 나온다.

    예전 도로가 포장되기 전 신작로에 먼지를 내며 버스가 다니던 풍경이 연상된다. 다른 점이 있다면 붕붕거리던 버스나 먼지 대신 숲 속에서 나는 새소리와 유유히 떠다니는 구름, 길 따라 열린 푸른 하늘이 입산객들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바람재까지는 20여 분. 숲길에 가려 잠잠하던 바람의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하면 바람재에 다다랐음을 알게 된다.

    바람재의 압권은 멀리 거제 바다까지 내려다보이는 풍광이다. 최근 지은 정자나 관망데크에 올라서면 마산만이 손에 잡힐 듯 내려다보인다. 덤으로 시원한 바닷바람이 가슴을 뻥 뚫어준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가까이는 마창대교가, 멀리는 거제 바다가 그림처럼 다가온다.

    바람재는 산악자전거 마니아들에게는 이름난 곳이다. 적당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고 자갈길이 있어 산악자전거를 타기에 안성맞춤이다. 이곳에서는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쉼 없이 페달을 밟고 지나는 자전거 마니아들을 볼 수 있다.

    바람재까지 가볍게 바람 쐬러 가는 것만 해도 만족하지만 땀이라도 낼 요량이면 임도를 따라 광려계곡까지 7.5㎞ 구간을 트레킹해도 산뜻하다.

    바람재에서 감천 신감마을까지는 걸어서 한 시간 거리다. 중간중간 쉴 수 있게 의자도 마련돼 있다. 광려산을 친구 삼아 걷다 보면 길목마다 계곡이 있어 적당한 곳에 잠시 쉬어가면 신선이 따로 없다.

    바람재는 도심에서 멀지도 높지도 않아 1월 1일 해맞이 장소로도 사랑을 받고 있다. 굳이 무학산까지 오르지 않더라도 멀리 바다가 내려다보이고 해를 볼 수 있는 장소로 이만한 곳이 드물기 때문이다.

    주변에는 고려 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모녀간의 애틋한 상봉 전설이 있는 만날재가 있고, 무학산이 있다. 가깝게는 어시장과 진동마을 바닷가가 있어 가볍게 등산을 마치고 싱싱한 회를 먹어도 된다. 광려계곡을 따라 백숙을 파는 식당도 여러 군데다. 등산 후 중리에서 만든 막걸리를 한잔 걸치는 것도 기분 풀이에 좋다.

    어디론지 가고 싶다면 바람이 불어오는 곳, 바람재로 가보자.

    글= 이현근 기자·사진= 성민건 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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