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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을 가다] 내고장 특산물 (7) 진주 대평딸기

느껴지나요 한겨울 딸기의 봄맛
시설하우스 딸기 10월 말~이듬해 5월 출하 … 대평면 18농가 108㏊ 재배

  • 기사입력 : 2012-12-27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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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 대평면에서 고설재배를 하고 있는 윤형기 친환경 황금영농조합법인 대표가 수확을 앞둔 딸기를 살펴보고 있다.
    진주 대평딸기.





    딸기는 맛과 향이 좋고 비타민과 무기영양이 풍부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과일이다. 외관이 아름답고 향기가 뛰어나며 적당한 산미와 감미가 조화돼 있어 사람의 입맛을 상쾌하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

    한겨울에 웬 딸기 얘기냐며 핀잔을 주는 이도 있을지 모르지만 대형마트나 과일상점에 가보면 어렵지 않게 시설하우스 딸기를 찾아볼 수 있다.

    노지 딸기는 5~6월에 나오지만 시설하우스 딸기는 10월 말부터 이듬해 5월까지 출하된다.

    한겨울에 출하되기 때문에 500g 1팩의 소비자 가격이 1만 원 안팎으로 서민들이 사먹기엔 부담스러운 과일이다.

    귀하신 몸인 겨울 딸기를 맛보기 위해 진양호 순환도로인 진양호반 벚꽃 100리길을 따라 대평딸기특화단지를 찾았다. 대평 들녘에는 딸기를 재배하는 수십 동의 비닐하우스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진주시가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대평면 대평리 일원 108㏊에 372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완공한 대평딸기특화단지에서는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딸기가 출하되고 있다.

    진양호 주변의 맑은 물과 거름성분이 많은 퇴적토, 일조량이 많은 천혜의 자연조건과 농업인의 우수한 기술력으로 최고의 명품딸기를 생산해 전국의 소비자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단지 내에는 농·배수로시설을 비롯해 폐비닐 집하장, 공동선별장 등 기반시설과 노동력 절감·친환경 재배를 위한 하우스 내 고설재배 시설, 벤치육묘시설 등 각종 현대시설이 갖춰져 있다.

    특히 이 단지에서는 고설재배(하이베드)라는 선진농법이 일반화돼 있다.

    고설재배는 높이 1m가량에 틀(베드)을 설치해 재배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토경재배 방식은 농업인이 장시간 쪼그리고 앉아 작업을 하기 때문에 각종 농부증이 발생하고 딸기재배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탄저병과 연작 장애 발생이 많았다.

    반면 고설재배는 허리를 편 채로 작업할 수 있어 작업능률을 높이면서 토양 전염성 병을 예방하고 수량이 증대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따라서 고령화가 심각한 농촌에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생력화 재배기술이다. 하지만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 선뜻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딸기 고설재배를 하고 있는 친환경 황금영농조합법인 윤형기(43) 대표를 만났다. 법인에는 친환경 딸기를 재배하는 18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회원 대부분이 도시에서 살다 귀농한 40대다. 윤 대표 역시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2006년 1월 1일 귀농했다. 귀농 당시엔 조경사업을 했지만 수익 창출이 안돼 그만두고 딸기, 토마토, 무, 배추, 고구마, 대파 농사를 짓고 있다. 딸기는 2008년 토경재배를 하다가 이듬해부터 고설재배를 시작했다.

    무농약 인증을 받은 윤 대표의 딸기는 연간 15t가량 생산되고 있으며, 유기농 농산물을 판매하는 초록마을에 50%, 나머지는 대형마트 등에 납품되고 있다.

    윤 대표의 단동(1동) 하우스로 들어가보니 2단 하이베드가 6개 라인으로 줄지어 있다. 한 라인에 베드가 2개 설치돼 있는 형태다.

    한 라인에 베드가 위 아래로 2개 있으니 수확량이 1단보다 2배 많다. 1단의 높이는 80~90㎝이고 2단의 높이는 1m10㎝다.

    위쪽 베드의 딸기는 햇빛을 많이 받아 빨리 익어 출하가 빠르고, 아래쪽 베드의 딸기는 일조량이 적은 탓에 천천히 익지만 크고 야물어 품질이 좋다.

    2단 베드시설은 아직 농가에 보급이 안돼 전국 각지에서 벤치마킹을 하러 온단다.

    베드엔 딸기 잎이 무성하고 아래로 빨간 딸기와 아직 익지 않은 녹색 딸기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밖은 영하의 기온이지만 하우스 안은 봄날씨처럼 따뜻하다. 하우스의 피복용 비닐 1겹과 2겹 사이에 야간에 지하수(13~18℃ 정도)를 뿌려 자연열 보온을 하고 있다니 신기했다.

    또 하나 이색적인 풍경은 여기저기 분주하게 날아다니는 꿀벌들이다. 인공수분을 하지 않고 딸기꽃의 꿀을 채취하는 꿀벌들을 이용해 수정을 하고 있단다.

    황금영농조합법인 회원들이 생산하는 딸기 품종은 설향이다. 설향은 국내에서 육성한 품종으로 상큼한 향이 강하다. 향이 좋을 뿐더러 조직감이 단단하고 알이 굵다. 품종의 이름을 풀이하면 ‘눈의 향’인데, 입안에서 느껴지는 향은 풋풋한 봄의 향이다. ‘눈 속에서 맛보는 봄의 향’이라고 해석해도 될 듯하다.

    먼지가 날리지 않는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되고 농약을 뿌리지 않은 친환경이라 씻지 않고 먹어도 된다.

    딸기 하나를 따 입에 넣고 씹으니 이른 봄 물기 머금은 풋풋한 식물의 향이 물씬 올라온다. 신선하고 상큼한 맛이다. 당도도 높아 꿀처럼 달다.

    한겨울에 신선한 봄을 맛본 것 같다. 몇 알을 먹으니 텁텁했던 입안이 상쾌해지면서 기분까지 좋아졌다.
     
    글= 양영석 기자 yys@knnews.co.kr

    사진= 김승권 기자 skkim@knnews.co.kr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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