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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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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중소기업 사장들의 진퇴양난- 김찬모((주)부경 대표이사)

  • 기사입력 : 2012-12-31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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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진년 한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금년도 다사다난한 한 해였지만 국내 톱뉴스는 단연 대통령선거이고 박근혜 당선인에 얽힌 수많은 후담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 기분도 잠시, 중소기업계가 직면한 현실로 돌아오면 여러 가지 걱정이 ‘진퇴양난’이란 사자성어를 연상케 합니다.

    중소기업의 중요성은 인체의 실핏줄과 같은 것이란 걸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그런데 정부의 각 지원 기관들의 지원방침과 물심양면 도움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은 죽을 지경이라고 비명을 지르고 있으며, 약간의 경기침체에도 큰 타격을 받습니다.

    R&D투자로 스스로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지만 그 위치까지 가기도 힘들 뿐더러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부품을 수주해 임가공하는 단순제조업이다 보니 특별한 기업의 경쟁력이라기보다는 소위 인건비 따먹기란 용어가 일상화되어 있는 현실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자동차 부품, 공작기계 부품 등 많은 여러 형태의 부품은 수십 년간 대기업에서 개발하고 양산하다가 차츰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중소기업으로 이전하는데, 이런 부품을 중소기업에서 무슨 재간으로 더 좋고 빠르게 생산해 이윤을 창출하겠습니까?

    대부분 인건비에서 절감하지 않으면 답이 없는 경영을 하고 있고, 조금 더 향상된 중소기업은 그나마 단순공정을 개선하여 조금 더 나은 경영을 하고 있으며, 그보다 한 층 위에는 중소기업 기술 개발과제 등을 활용해 자동화 장비나 부분 자동화를 하고 있는 수준입니다. 따라서 영세 중소기업이 기술개발 과제를 통과하고 사후관리까지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중소기업의 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환경은 열악하기 짝이 없으며 고용 안정이 될 턱이 없습니다. 또한 노동 강도는 세고, 복지 수준은 낮고, 일감 자체도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반면 대기업 및 중견기업은 높은 인건비 부담 때문에 고용창출을 꺼리는 현상이 발생하며, 실제 수출이나 내수시장에서 대기업이 100% 제조해 판매한다면 무조건 적자 경영일 것입니다. 이런 원리에서 중소기업에 임가공 형식으로 외주를 주고 매년 또 일정 퍼센트의 원가 절감을 요구하는 실정입니다.

    그러잖아도 중소기업의 임금이 대기업 임금의 50% 미만이며, 중소기업의 근로자는 쥐꼬리 같은 월급을 일 년에 얼마라도 올려 줄 것을 요구하고 중소기업에서 사용하는 공구 등 부자재, 전기 가스 수도요금 등은 매년 인상되는 추세에서 그야말로 중소기업 경영자는 앞으로 가지도 물러서지도 못하는 형국입니다.

    우리 회사는 여러 해 전부터 모기업의 지원을 받아 주변보다는 환경이 좋은 편이고 일감도 확보돼 있어 다행인데 최근 특성화고등학교 활성화 정책과 선취업 후진학이란 명목 아래 금년에 20여 명의 특성화고 재학생과 한국폴리텍대학생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습과 조업을 지도하면서 또 다른 걱정거리가 중소기업 경영자들을 힘들게 합니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박봉에 실망하는 그들은 선취업 후진학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으며, 취업을 하면 진학에 가점을 줘서 쉽게 야간 대학의 문을 열고 대학을 가는 줄 알고 있으며 병역 혜택까지 누리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 모습이 또 진퇴양난입니다.

    직능을 개발해 산업과 경제와 일손에도 도움이 되고 고용창출에 도움 돼라고 만든 제도가 세부적 후속대책이 부족한 것 같으며 정녕 그들을 잡아줄 해법은 없습니까? 또한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와 안정된 직장에서 굳이 대학을 진학하지 않아도 안정적 사회생활과 미래의 꿈을 키울 수 있는 정책을 기대하고 싶습니다. 중소기업 사장들의 진퇴양난에 대한 해결책은 강한 자가 약자에게, 가진 자가 못가진 자에게 베풀어 줄 수 있는 순리의 뜻에 따라 동반성장이란 명제에 이 모든 것을 기대해 보며 중소기업 모든 사장님들의 건투를 기원합니다.

    김찬모((주)부경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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